당내 경선 과반 이상 압승으로 최종 후보
청량리·제기동 일대 스카이라인 바꾸겠다
봉제산업 개선, ‘플랫폼’시스템 구축할 것
실버·청년 연결, 노·장·청 협업시스템 구축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현직 단체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선거구가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역(구청장)’ 없이 선거를 치르는 서울 지역 구청은 모두 10여 곳에 이른다.

‘절대강자’가 사라진 이들 지역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지역 정객(政客)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무주공산으로 바뀐 지역에서 새로운 구정(區政)을 펼치겠다고 나선 후보는 누가 있고,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는지 격전지를 돌아봤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연임은 최대 세 번(12년)까지 가능하다. 지방자치법 제95조(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지방자치단체장 임기는 4년으로 하며, 단체장의 계속 재임(在任)은 3기에 한한다’고 돼 있다.

3선 연임제한 지역인 동대문구청장 선거는 ‘행정관 대 행정관’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모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동대문 역시 한강 이북 지역 특성인 진보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이문동 지역 재개발로 인한 대량의 이주민 발생으로 이곳 또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이달 초 거대 양당은 치열한 경선과정을 통해 각각 최동민(더불어민주당)·이필형(국민의힘) 후보를 최종 주자로 선발했다. 두 후보 모두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라는 공통이력이 눈에 띄긴 하지만, 세부 경력 등을 살펴보면 분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노무현 정부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이필형(62)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압승을 거두며 여섯 명의 경쟁자를 따돌렸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에서 조직통합위원장을 맡았었고, 인수위가 출범되면서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경선 압승, 본선 경쟁력 염두에 둔 것이라 생각해

특별한 연고도 없는 동대문에서 ‘경선 과반 이상 압승’이라는 성적을 거둔 비결에 대해 이 후보는 “당원들이 본선 경쟁력을 비중 있게 본 거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역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민 여론이 상당했다”며 “이필형을 필승카드로 생각해 최종 후보로 선택해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식 출마 선언 후 두 달 동안 이 후보는 명함 4만장을 주민들과 일일이 접촉하며 건넸다고 한다. 지역민들의 민원을 직접 듣기 위해 ‘길거리 버스킹’에 주력했다는 그는 청량리와 제기동 일대 재개발 민원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이 지역의 스카이라인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경선 압승’으로 최종 후보가 됐다.

“여론조사 때 당원과 주민 모두 같이 했는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민심이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지역에서 구의원 한 번 해본 적 없는 ‘용병’이 과반 이상으로 압승한 결과를 보면서 주민 열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생각했다. 특히, 현 구청장 임기 동안 ‘명과 암’이 선명해 일종의 ‘안티’ 세력이 형성됐는데 이 세력이 강력하게 지지해주셨다. 출마 선언 후 두 달 동안 동대문 지역을 전 방위로 다니며 주민들에게 4만장의 명함을 일일이 건넸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길거리 버스킹’도 하게 됐는데, 쏟아지는 질문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걸 통해 지역 현안이나 과제를 아주 상세하게 알게 됐다. 이런 노력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왜 ‘내가’ 구청장이 돼야하나.

“‘정치란 뭔가’에 대해 고민해 봤는데, 결론은 ‘주민 삶을 바꾸는 것’이란 생각에 도달했다. 그럼 ‘어떻게 바꿀 것이냐’라고 생각해보니, 실질적 행정력을 구사할 수 있는 구청장 역할이면 지역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방선거에 나서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공직생활 28년과 중앙당 활동 7년 등을 통해 중앙정치와 지방정치, 세종시 건설 과정 등을 전부 들여다볼 위치에서 일해 봤다. 정치활동을 주로 한 사람과 행정이나 정책을 해본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확인한다면, 유권자들의 선택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 본다.”

-현 3선 연임 구청장의 구정을 평가한다면.

“유 구청장이 복지 분야나 문화 쪽 행정은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전반적으로 지역이 산뜻하다는 느낌은 안 든다. 다른 지역에 비해 쾌적함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종로에서 동대문으로 넘어 왔을 때, 또 강남에서 넘어 왔을 때 느껴지는 답답함이 아직 더 발전을 위한 도전이 필요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건설이 필요한 부분도 전혀 무관심한 것 같고. 구민회관도 지금 흉물처럼 방치돼 있고..”

-지역의 당면 현안은 어떤 게 있고, 해결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당장의 당면 현안이면서 대표 공약이기도 한데, 청량리와 제기동 일대 주변 재개발 문제다. 출마 결심 전에 동대문 지역을 다섯 번 돌아봤는데, 소위 ‘먹고살만한 자원’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 상점들을 전부 방문하는 과정에서 봉제분야 종사자들을 접하게 됐는데, 동대문구 세수의 30%가 여기서 나온다. 그런데, 봉제 산업 환경이 상당히 열악하다. 그래서 환경개선과 더불어 이 분야를 고급화하고 브랜드화해서 패션봉제 플랫폼을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봉제 선진화를 통해 종사자들이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또 다른 공약은.

“예전 동대문운동장이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바뀌면서 관내에 축구장 등의 체육시설이 없어졌는데, 이런 걸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많았다. 사실 이런 문제는 부지 확보도 필요하고 다양하고 복잡한 현안이라 좀 더 큰 지혜가 필요한데, 중장기적 과제로 설정해 구민 자존심을 세워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먹거리 형성 차원에서 흥인문, 약령시, 전통시장 등을 연결하는 ‘관광벨트화’ 정책으로 다양한 지역 자원을 개발하고 젊은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는 광장도 만들어 외국인도 즐겨 찾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실버세대와 청년들을 연결하는 노·장·청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는 ‘시니어플랫폼’ 사업도 구상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창업 클러스터도 구축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권이 교체됐고, 서울시도 오세훈 시장 재당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동대문구정을 민주당이 계속 맡는다면, 당장 당정협의가 안 된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역 현황 파악을 위해 서울시에 동대문 관련 자료를 요청했었는데, 구에서 협조를 안 해준다고 그러더라. 아마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 동대문이 발전하려면 중앙정부와 서울시, 기초자치단체가 원팀으로 가야 한다. 힘 있는 구청장을 선택해주시길 바란다. 그래야 동대문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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