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최연소 구청장’ 나올지에 관심 집중
“30대 젊은 감각으로 강서 혁신 이끌겠다”
구립 산후조리원·장난감도서관 건립 계획
경선 반발에 탈당, 무소속 출마 판세 촉각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현직 단체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선거구가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역(구청장)’ 없이 선거를 치르는 서울 지역 구청은 모두 10여 곳에 이른다.

‘절대강자’가 사라진 이들 지역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지역 정객(政客)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무주공산으로 바뀐 지역에서 새로운 구정(區政)을 펼치겠다고 나선 후보는 누가 있고,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는지 격전지를 돌아봤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연임은 최대 세 번(12년)까지 가능하다. 지방자치법 제95조(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지방자치단체장 임기는 4년으로 하며, 단체장의 계속 재임(在任)은 3기에 한한다’고 돼 있다.

연임제한 지역에 묶인 서울지역 8개 구의 현역 구청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들이다.

당시 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직전(2006년) 선거에서 서울 25개 구 전체를 싹쓸이 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4년 만에 21곳을 내주며 참패했다.

◆경선 반발 단식농성 했던 국민의힘 김진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현재 강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세 명이다. 서울시 최초의 ‘청년 구청장’을 꿈꾸는 김승현(35)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재인 정권 때리기’에 앞장섰던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46)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진선(60) 후보 등이다.

무소속 김진선 후보는 원래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위해 지역을 누볐지만, 당에서 단수공천설이 제기되자 경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폈던 사람이다. 김 후보는 김태우 전 감찰반원이 국민의힘 최종후보로 결정되자 이에 반발,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가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진보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면, 김승현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김진선 후보는 김태우 후보 측이 단일화를 제안해올 경우,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승현 후보는 만 서른다섯의 ‘청년’이지만, 국회의원 보좌관과 서울시 정무보좌관 등을 역임하며 10년 간 입법정책과 국정 경험을 두루 섭렵한 ‘베테랑급’ 정치인이다. 김 후보가 제시하는 강서비전은 뭘까. 서울시 최초의 ‘최연소’ 구청장을 꿈꾸는 그를 만났다.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강서 구청장 선거 출마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강서구에서 초중고를 나왔으며 25년째 이곳에 살고 있는 ‘강서의 아들’입니다. 부모님도 살고 계시고요. 10년 동안 국회의원 보좌, 서울시 정무보좌,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내며 강서구 현안을 챙겨볼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 정무보좌는 정책 조율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고, 청와대 행정관 경험은 거시적 안목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국회에서의 업무는 지역은 물론, 입법 전반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과정이었고요. 제 경험을 강서구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출마하게 됐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네요.

“지금은 기민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가진 사람이 시대적 변화를 주도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익히고 체득해온 경험을 통해 강서 발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강서구를 전국 최고 자치구로 만들 것입니다.”

-말씀처럼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인데, 주민들은 어떻게 보시던가요.

“출마 결심을 하고 지역에서 처음 주민 분들을 찾아뵀는데, ‘낯설다’는 분도 있었고 인사를 외면하는 분도 계셨어요. ‘젊은 애가 뭘 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 레이저 눈빛도 볼 수 있었고요. 하하. 그런데, 지금은 안아주시는 어르신들도 많고, 웃어주시기도 하고, 멀리서 손인사도 건네주시고 그럽니다. 제가 붙임성이 좋거든요. 어르신들 보면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손을 덥석 잡으면 아들처럼 좋아하세요. 저 같은 젊은 분들은 ‘신선하다’면서 파이팅도 외쳐주시고요. 그럴 땐 정말 뭉클하기도 합니다. 하하하.”

-왜, ‘내가’ 구청장이 돼야하나요.

“구청장은 행정과 정치를 모두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정(區政) 살림을 챙기는 차원에선 행정을 알아야 하지만, 지역 현안을 풀기 위한 서울시나 중앙부처 등과의 협력관계를 생각하면 정치가로서의 면모도 필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요하는 자리는 다양한 경험은 물론, 정무감각이 절대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입니다. 정무 업무는 소통이 핵심인데, 제가 서울시에서 이런 활동을 주 업무로 했거든요. 부처 간 협상과 조정을 통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을 한 거죠. 패기와 추진력을 갖춘 제가 구청장이 되면, 강서는 혁신될 것입니다.”

-정권도 바뀌었고, 서울시장도 여당후보가 되면 협조가 잘 될까요.

“지역민이 열망하는 현안을 정파가 다르다고 무조건 외면하면 거센 저항에 부딪힐 텐데, 어떤 시장이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겠습니까. 저는 어느 당 후보가 시장이 되더라도 문제없을 거라 자신합니다. 오히려, 같은 당이라고 주민 의사에 반하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그게 더 역효과를 부를 거라 생각해요. 특히 지역 살림 예산은 대부분 국회에서 이뤄지는데, 지금 국회 다수당은 더불어민주당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중앙정부나 서울시가 상식적인 구정업무를 방해하거나 지역민원을 비토 놓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구청장 의지에 따라선 더 좋은 결과도 만들 수 있다고 보고요.”

-3연임 한 노현송 구청장의 ‘구정’을 평가한다면요.

“노 구청장님 임기 동안 강서구는 ‘상전벽해’를 이뤘습니다. 특히, 마곡신도시 건설에 많은 공을 들였죠.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자 사업을 확정한 ‘(경기도 부천-서울 홍대 간)서부광역철도’ 사업까지 정말 많은 일을 하셨어요. 다만, 행정업무가 마곡지구에 집중되다보니 인근 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됐어요. 이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 물론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겠지만, 어쨌건 불균형 발전 현상이 나타났죠. 이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차기 구정의 핵심 어젠다도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봐요.”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강서구 당면 현안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마곡지구 집중 개발로 인근 지역이 소외되면서 강서지역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됐는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균형발전이 필요한데, 재개발·재건축도 소외되는 곳 없이 필요지역을 우선 추진해야 합니다. 또 마곡지구 위주의 주민 편의시설이나 문화·복지·공원 등 생활 SOC도 편차를 줄여야 하고요. 화곡동 일부 지역은 소방차 진입조차 안 되는 곳도 적지 않은데, 이런 건 주민 안전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세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고민들을 복합적으로 구상해야 제대로 된 도시계획을 짤 수 있어요.”

-강서구도 재개발·재건축 문제가 많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 관련 민원이 많은 것도 있는데, 주민들을 만나보니까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 ‘구청과의 소통이 너무 힘들고 벽이 높다’는 호소를 많이 하더라고요. 주민들 입장에선 다급한데, 행정기관과 얘기하면 답답하기만 하다는 거죠. 그래서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정비사업지원센터’를 별도로 설치할 생각입니다. 현재의 구청 정비팀을 센터로 승격시켜서 센터장이 주민들과 관련 민원을 언제든 상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행정적 책임을 다하면서 민간 전문가도 영입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죠.”

-‘차별화’ 할 수 있는 공약이 있다면요.

“강서구에 신혼세대가 많이 사는데, 미래세대를 위한 보육 투자 확대차원에서 구립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산후조리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잖아요. 이 부담을 공공이 좀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이가 성장하면 유모차나 장난감 같은 육아용품이 필요한데, 이걸 대여해 쓸 수 있는 ‘장난감도서관’도 운영할 생각입니다. 영·유아기 아이들은 성장속도가 엄청 빨라서 용품을 구입해도 불과 몇 개월밖에 못 쓰거든요. 가격도 비싸고. 유모차는 몇 백만 원짜리도 있다고 하잖아요. 이런 걸 대여해 사용하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공약은 뭐가 있나요.

“강서구는 극장이나 공연장, 박물관, 전시관과 같은 문화시설이 사실상 전무합니다. 타 지역 대비 10%도 안 되는데, 서울에서 거의 꼴찌 수준입니다. 공공 체육시설도 마찬가지고요. 공공 복합 문화 공간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내발산동에 설립 예정인 서울시립도서관 분관도 현재 멈춰 있는데, 이것도 계속 추진해야 합니다. 또 서울시가 방화동 일대 나대지에 설립하기로 한 ‘꽃피는 시민청’ 거점 시설도 2020년에 계획해 연구용역까지 들어갔는데, 지금 중단돼 있습니다. 이 또한 계속 진행시켜야 합니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승현을 믿고 강서구를 맡겨주시면, ‘구청장 잘 뽑았다’는 말씀 들을 수 있도록 할 자신이 있습니다. ‘젊은 구청장 뽑아놨더니, 강서가 이렇게도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습니다. 청년 구청장의 패기와 추진력으로 강서를 전국 최고의 자치구로 만들겠습니다. 많은 지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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