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보다 구청장 더 맞아...2년 만의 재도전
민주당 지지율 높은 화곡동, 가장 낙후 역설
'비행항로 고도제한' 풀어 화곡도 마곡처럼
지역 내에 유튜버 양성 '뉴미디어타운' 건립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현직 단체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선거구가 지방선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역(구청장)’ 없이 선거를 치르는 서울 지역 구청은 모두 10여 곳에 이른다.

‘절대강자’가 사라진 이들 지역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지역 정객(政客)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무주공산으로 바뀐 지역에서 새로운 구정(區政)을 펼치겠다고 나선 후보는 누가 있고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는지, 격전지를 돌아봤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연임은 최대 세 번(12년)까지 가능하다. 지방자치법 제95조(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임기)는, ‘지방자치단체장 임기는 4년으로 하며, 단체장의 계속 재임(在任)은 3기에 한한다’고 돼 있다.

연임제한 지역에 묶인 서울지역 8개 구의 현역 구청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간판으로 당선된 단체장들이다.

당시 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직전(2006년) 선거에서 서울 25개 구 전체를 싹쓸이 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4년 만에 21곳을 내주며 참패했다.

◆무소속 출마 강행했던 당내 경쟁자와 단일화 성사

현재 강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최종 후보는 김승현(35)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재인 정권 때리기’에 앞장섰던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46) 국민의힘 후보다.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던 김진선(60) 전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김태우 후보와 단일화 하면서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가뜩이나 전통적인 진보 우세 지역인데다 당내 경쟁후보마저 무소속으로 출마해 불리한 상황을 맞았었던 김태우 후보는 공식 선거일정 전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지난 총선 당시 강서을 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진성준(55) 현 국회의원이 공천되면서 국민의힘은 같은 청와대 출신이자 ‘공익신고자’였던 김태우 후보를 맞상대로 전략 공천한바 있다. 김 후보는 당시 42.33%를 득표하며 저력을 보였지만, 진 의원(56.15%)과의 격차(13.82%)를 좁히지 못하고 패했다.

검찰수사관이었던 김 후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초기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활동하던 중 비위 의혹이 불거져 검찰에서 해임됐지만, 특감반 비위 40여 건을 폭로하면서 내부고발자가 됐다.

그가 폭로한 비위 논란은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조국 사태, 유재수 감찰 무마,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으로 이어지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구독자 75만 명 이상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이기도 한 김 후보는 지난해 8월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고, 올 3월 강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난 4일 최종 후보로 공천이 확정돼 현재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다.

김 후보를 선거 캠프에서 만났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지난 총선에 출마했었는데 이번엔 구청장 직 도전입니다.

“지난 총선 때 선거 70일 남겨두고 당에서 맞상대 컨셉으로 공천됐는데, 최종 득표율 42.33%를 얻었어요. 패하긴 했지만 엄청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역민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원래 다음 총선을 한 번 더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그동안의 제 경험과 경력이 오히려 구청장직 수행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설명 드리겠지만, 제가 구청장 직을 잘 수행할 준비가 다 돼 있더라고요. 저는 사실 지난 총선 공천 때부터 강서구가 고향이라는 생각으로 뼈를 묻을 각오로 왔었어요.”

-당내 경쟁자였던 분이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았나요.

“엊그제 단일화했습니다. 김진선 후보가 단일화 후 사퇴하고 지금 저와 계속 동행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주 분위기 좋고요. 완전히 전폭적으로 지지운동 같이 다니는 중입니다.”

-노현송 구청장 12년 구정운영은 어떻게 평가하시겠어요.

“노 구청장이 잘한 거도 있고 아닌 부분도 당연히 있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건 잘 한 거 같아요. 그런 건 그대로 이어가고 못한 건 제가 채워가는 식으로 해나갈 예정입니다. 제 생각에 노 구청장 10년은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전이 전혀 없었던 시기였죠. 데이터를 보면 민주당을 가장 많이 지지하는 지역이 화곡동인데요, 역설적으로 여기가 가장 낙후돼 있어요. 지역민이 잘 살게 되면 보수화될 걸 두려워하는 민주당이 일부러 방치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건 문제가 있는 거죠.”

-시급한 당면 현안은 뭐라고 보세요.

“말씀 드린 것처럼 지역에서 화곡동이 제일 열악한데, 제가 준비하고 있는 걸 한 마디로 표현하면 ‘화곡도 마곡 된다’입니다. 상징적 의미로 쓰고 있는 말인데요, 사실 낙후된 지역은 마곡을 제외한 나머지 구도심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마곡을 뺀 나머지를 전부 신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제 핵심 공약입니다. 그래서 '화곡도 마곡 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외치고 있는 거고요. 여기엔 지역적 특색이 맞물려 있어요. 강서지역이 비행항로여서 고도제한 문제가 있는데, 최고 57m 이상 건축이 안 돼요. 13층 정도밖에 못 짓습니다. 25층 정도는 올려야 수익성이 있는데. 강서구가 서울에서 두 번째 큰 자치구잖아요. 이렇게 넓은 면적의 97.3%가 이 제한에 걸려요. 거의 다 해당된다고 봐야죠. 이걸 해결해야 합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br>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투데이신문

-해결이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가능하도록 해야죠. 항로 고도제한은 국제기준이 있어요. 국제기구에서 다루는데, 이게 너무 오래된 현실성 없는 규제입니다. 국토교통부에 항공정책실이라고 있는데, 여기가 주무부서 거든요. 여기와 연합해서 항로지역 고도제한 문제를 풀려고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와 상의중입니다. 이 문제는 화곡동을 가장 잘 알고 있을 노현송 구청장도 12년 동안 못 바꿨어요. 그런데 저는 바꿀 수 있다는 거죠. 아까 지자체장 준비가 돼있다 그랬는데, 제가 검찰수사관을 오래 했잖아요.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고요. 특감반은 정부 17개 부처와 330개 산하 공공기관, 공기업을 감찰하는 곳입니다. 제가 이 기관 장·차관과 3급 이상 실국장들을 감찰했어요.”

-감찰과 항로 고도제한 푸는 게 무슨 관계가 있나요.

“이런 업무를 오래하면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는 거죠. 제가 청와대 간 게 2012년인데, 10년 동안 쌓인 네트워크와 이걸 통해 확보한 업무 노하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앙부처엔 누가 키를 쥐고 있고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의견조율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이런 문제들을 다 꿰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협력을 다 끌어낼 수 있는 겁니다. 보통 지자체장들은 장관실 비서관들한테 선물 들고 가서 ‘을’처럼 도와 달라 그러는데, 저는 그렇게 안 해도 전화 한 통이면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돼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구청장이 더 맞다는 겁니다.”

-항로 고도제한 문제는 강서구 문제만은 아니지 않나요.

“맞습니다. 양천구나 부천, 구로, 성남시까지 쭉 연결된 지역은 전부 해당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전국 관련 지자체장들이 연합해서 기금을 만들어 국토부와 함께 ICAO와 협상을 공동 진행하는 게 필요합니다. 더도 말고 예를 들면 화곡동에 있는 우장산 높이 정도만 맞출 수 있도록 조정 들어가면 이건 충분히 합리적이잖아요. 지역에 가장 높은 산이 있으면 적어도 그 산 높이만큼은 지을 수 있게 해 달라는 겁니다. 설득력 있지 않나요. 이런 식의 근거 있는 내용을 국토부도 알고 있으니 이걸 빨리 진행시키겠다는 겁니다.”

-임기 내에 가능할까요.

“푸는 것까지는 임기 내 자신이 있습니다. 김태우라는 사람은 전 국민이 다 아는데, 어떻게 허위 공약을 하겠습니까. 꺼낸 말, 공약은 반드시 지킬 수밖에 없죠. 감찰업무 자체가 완벽하게 처리해야하는 그런 부분도 있지만, 제가 공익신고 때도 토시 하나 틀리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곤두세웠는데 하물며 수십만 구민을 상대로 거짓 공약을 내겠습니까. 허투루 할 수가 없죠.”

-다른 공약은요.

“제가 76만 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유튜버입니다. 공약 중에 뉴미디어타운 센터 건립 내용이 있는데, 당선되면 대형 유튜버들을 연합해서 교육도 시켜드리고 무상으로 스튜디오도 제공할 생각입니다. 쉽게 말하면 유튜버 사관학교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유튜버 양성기관이죠. 제가 법무사 자격이 있는데, 만에 하나 낙선한다 해도 저는 이 지역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라도 유튜버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입니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강서지역엔 숙원사업이 여럿 있습니다. 고도제한 문제와 함께 열악한 구도심 재개발·재건축이나 혐오시설, 열병합발전소 같은 문제입니다. 공약은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실행시킬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죠. 김태우는 이 공약을 현실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입니다. 실행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습니다. 짧은 기간 와서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주민 여러분들의 숙원사업을 반드시 마무리 짓겠습니다. 많은 지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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