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연대 “죽음의 사슬 끝내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대통령 실 앞 집중 투쟁…오는 7월 10일까지 지속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49재 기간 집중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49재 기간 집중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장애인 부모들이 최근 장애인 가족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극단적 선택을 추모하고 ‘24시간 지원체계’를 촉구하는 집중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는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과 그 가족도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49재가 열리는 7월 10일까지 집중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 23일 서울 성동구에 사는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60대 어머니가 30대 중증장애가 있는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런 죽음의 사슬을 끝내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죽음 앞에서 발달장애 부모들은 제대로 슬퍼하지도 못하고 ‘차라리 잘 됐다’ 등 해선 안 되는 말로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며 “차라리 잘 된 죽음이라는 게 무엇인가. 이는 사회와 국가가 방치해 발생한 엄연한 사회적 타살이다. 이 나라의 돌봄 사각지대가 불러온 타살이다”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이러한 비극을 끝내기 위해 우리 장애인 부모들은 직접 싸우며 발달장애인 지원에 필요한 정책과 서비스를 하나씩 만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도 장애인 부모 등 556명이 삭발하고 15일간의 단식하는 등 우리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치열하게 투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5월 3일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발달장애 영역은 전임 정부에서 진행했던 정책들의 재탕에 불과했으며,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실질적이고 제도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한편 지난 4월 19일 부모연대는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550명 규모의 집단 삭발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지난 27일 발달장애인 가정의 극단 선택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자 다시 삭발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투쟁 기간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제2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수립 △현실에 맞춘 관련 법령 개정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가족을 추모하는 분향소도 함께 운영한다. 지난 26일 부모연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함께 서울 4·6호선 삼각지역에 발달장애인 가족을 추모하는 간이 분향소를 설치했다. 해당 분향소는 다음 달 2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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