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서 국민의힘 압승, 경기도는 김동연
향후 당 지도부 권력 다툼은 더욱 복잡한 상황
민주당, 이재명 기사회생으로 당권 구도 복잡
존재감 사라진 정의당, 앞으로 운영은 어떻게

침묵하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측(위)과 환호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사진제공=뉴시스]
침묵하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측(위)과 환호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집권 22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의힘이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더해 압승했다. 17개 광역단체장 중에 무려 12개를 석권했다. 당초 9곳 정도를 예상했는데 3곳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그것은 경기도지사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새벽 5시까지만 해도 김은혜 후보가 앞섰지만 5시 30분 김동연 후보가 역전하면서 결국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됐다.

국민의힘 압승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한지 22일 만에 치러진 선거이기 때문에 당연히 안정론 바람이 불 것이고, 그에 따라 국민의힘이 승리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당초 광역단체장 17곳 중 계획은 9곳 정도 승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12개를 차지했다. 전국을 빨갛게 물들인 것이다.

이날 승리는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민심을 확인한 승리이고, 정국 주도권 확보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 뿐만 아니라 향후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60여석이나 되는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국회 내에서 주도권을 쥐기 쉽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지선에서 압승을 하면서 이제 국회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상당한 의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 원구성 협상에서 법사위원장 확보라는 기존 목표를 그대로 고수할 것으로 보이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열릴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입법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전국단위 선거해서 패배해왔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도 승리를 하면서 그동안의 패배감을 완전히 씻어내게 됐다.

다만 당내 권력관계는 다소 복잡해졌다. 지방선거 끝나게 되면 당 윤리위원회에서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징계 절차를 착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철수 의원이 이제 ‘의원’이라는 신분으로 국민의힘에 돌아왔다.

여기에 홍준표 후보가 대구시장에 당선되면서 또 다시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차기 대권 구도 역시 상당히 복잡해졌고, 김은혜 후보 역시 비록 패배를 했지만 김동연 후보를 상대로 아깝게 패배를 했다는 점은 훗날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지사 선거에서 이정현 후보가 18.81%를 기록했다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호남 지역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보인만큼 앞으로 국민의힘이 서진 정책을 더욱 구사해야 하는 이유가 됐다.

이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정체성이나 공약의 성격 등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면 민주당은 초상집 분위기다. 당초 8곳 이상 승리를 예상했었지만 선거 막판이 되면서 5곳 이상으로 축소됐었다. 그러다가 막상 출구조사 뚜껑을 열어보니 4곳 승리로 점쳐졌다. 그리고 2일 새벽까지도 4곳에서 승리한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하지만 2일 새벽 5시 30분 경기도에서 역전 소식이 들리면서 민주당 내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5곳에서 승리하는 기록이 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 여부가 더욱 복잡하게 됐다. 경기도까지 아예 패배를 하게 되면 완패를 인정하면서 비대위원회가 총사퇴를 하겠지만 김동연 후보가 승리를 하면서 과연 지방선거 패배를 누구에게 둘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기사회생

김동연 후보가 패배를 했다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혼자 생환하는 모습이 됐었지만 이재명 의원의 파트너인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그러지 않은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이는 이재명 의원이 앞으로 당권을 쥐게 하는 발판이 됐다.

이재명 의원으로서는 다음 전당대회에 출마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기 때무에 김동연 후보의 경기도지사 석권은 이재명 의원에게는 또 다른 정치적 위기의 타개를 의미한다.

이는 다음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친명과 반명의 계파 갈등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동시에 지선 이후 86용퇴론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86용퇴론이 지선 과정에서 시끄러웠기 때문에 교통정리가 제대로 안됐고, 이것이 지선 패배의 한 원인이 됐기 때문에 지선 이후에도 이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울러 여야 원구성 협상에서도, 향후 국정운영 주도권에서도 민주당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선 패배는 윤석열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라는 민심의 요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정을 끌려다닐 수 없기 때문에 그 수위 조절을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 지선에서 또 다른 고민점은 바로 정의당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는 기준점인 15% 득표에 실패하면서 정의당 존재감이 사라졌다.

제3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이 무엇이냐는 회의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는 선거전략을 제대로 짜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유권자들에게 정의당이 어떤 정당인지에 대한 명확하게 각인을 못 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지방선거 패배로 인해 당 지도부가 총사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과연 다음 당 대표를 누구로 내세울 것인가 여부이다.

정의당은 어디로

정의당 안팎에서는 세대교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심상정·노회찬으로 대변되는 1세대와 이정미로 대변되는 2세대 이후 3세대 정치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현역 의원들은 구설수 논란에 휩싸였을 뿐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다음 정의당 당 대표에 누구를 앉힐 것이냐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노동자·농민으로 대변되는 기성 세력과 페미니즘을 표방한 신세력 간의 갈등 역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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