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탐탐 놓치지 않고 팩트체크 탐하겠다”라는 의미를 담아 ‘호시팩탐’이라는 코너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이른바 허위 사실, 가짜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에 오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진실이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투데이신문>은 팩트체크를 거쳐 판별해낸 결과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슈의 사실 확인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제보 바랍니다. 발에 땀이 나도록 직접 뛰어 ‘팩트’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전유정 기자】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이 잇따르면서 전기차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폐차 제외)는 29만4000여 대를 넘어서고 있지만 내연기관차(일반차)와 배터리가 다른 탓에 아직까지 소방당국이 효과적인 화재진압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전기차의 화재 진압이나 여러 가지 정확한 실험과 사례가 존재하지 않아 안전면에서 더욱 우려가 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불이 아닌 물과 만났을 때 전기차는 어떨까요.

전기로 움직이는 차량이다보니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침수 피해나 감전의 우려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으며, 특히 여름 장마철이 되면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곤 합니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에 ‘장마철 전기차’라는 키워드만 검색해 봐도 전기차가 장마철에 위험하지는 않은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20년 8월 전국적으로 침수, 산사태 등의 수해가 발생하며 도로교통공단은 장마철 전기차의 안전에 대한 게시물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은 해당 게시물을 통해 ‘전기 자동차는 물에 잠기더라도 감전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배터리에 이상이 생겨 내부에 물기가 유입되더라도 각종 동력 부품들이 서로 상호 연계해 작동하고 있어 배터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안전장치가 작동해 자동차의 고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를 듣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에 문의해보니, 해당 게시물은 각종 뉴스를 보고 작성한 글일 뿐이었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각종 뉴스를 보고 작성한 글이었으나 확인해 보니 전기차가 마냥 안전한 것만은 아니라는 이슈들도 존재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했다”며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기에 팩탐은 전기차의 배터리, 감전 위험성 등 종합적인 부분을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정말 안전한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배터리 방수 기능 등 출고 전 충분한 시험으로 안전”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구동 에너지를 얻는 가솔린, 디젤, LPG 등의 내연기관차, 대용량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로 모터를 움직이는 전기차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제조 시 방수 설계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약 50cm 정도 깊이의 물에는 시동이 꺼지지 않고 통과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주요 전원부를 방수처리하고 고성능 차단기를 탑재해 감전 위험을 줄이도록 했습니다. 또한 배터리는 방수 기능으로 밀폐돼있어 자동차 침수 시 배터리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죠.

관련업계 관계자들도 이러한 장치 덕분에 ‘침수’나 ‘감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안전장치도 따로 있고, 안전성 테스트 진행 후 출시하기 때문에 안전 수칙만 지킨다면 리스크가 있다고 할만한 부분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배터리는 충격을 견뎌내는 충돌시험, 불에 타지 않는 연소시험, 수분을 차단하는 수밀 시험 등을 거쳐 침수로 인한 감전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안전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는 2중, 3중의 방수처리 및 밀폐구조로 돼있어 집중호우와 폭우 등에 문제를 일으킬 확률은 낮다”라며 “많은 우려가 있는 감전 면에서도 만일 배터리에 수분이 들어갈 경우 수분 감지 센서가 작동해 전류를 차단하는 안전설계 등이 적용돼있어 감전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한다”라고 말했습니다.

TS한국안전교통공단 관계자도 “전기차 배터리는 고전압이기 때문에 감전된다면 바로 사망사고로 이어지는데 현재까지 그런 사고는 발생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양의 물에 침수됐을 시 전기차량이 내연기관차량보다 더 쉽게 고장 나는 것은 아닐까요?

TS한국안전교통공단 관계자는 “전기차는 출시 전 배터리 침수 시험을 하지만 내연기관차는 관련 시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 불가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기차 침수와 관련해 진행된 실험이나 연구는 없지만 전기차라고 해서 특별히 방수에 문제가 있다거나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내연기관차보다 안전성 떨어지는 것은 맞아”

감전 등의 안전 사고 확률이 없는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는 모든 장치가 전기에너지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전기 장치와 물은 상극”이라며 “내연기관차는 바퀴의 3분의 2까지 물에 잠겨도 괜찮지만 전기차는 배터리가 바닥에 있기 때문에 반만 잠겨도 배터리가 젖기 시작한다. 방수처리가 잘 돼있다고 하더라도 물을 멀리해야 한다. 전원이 나가면 뒷문이 아예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감전 사고가 발생해 사람이 쓰러져있을 경우 사고 때문에 쓰러진 것인지 감전 때문에 쓰러진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덧붙여 “배터리가 바닥에 있고 물에 있기 때문에 침수 시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더 타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실험도, 확인도 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들이 있고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김 교수는 현재 실외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들 중 지붕이 없는 곳이 많다며 “절대 젖은 손으로 충전을 하면 안 되고 최대한 실내에 있는 충전소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듯, 전기차 배터리로 직간접적인 사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감전 사고의 우려, 사고 시 전원이 나가 갇히게 되는 등의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전기차 침수와 관련돼 안전사고가 발생하진 않았고 충분히 안전하게 설계 및 각종 실험을 거쳐 출고되고 있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아예 없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게다가 제조사 이외의 기관에서 진행한 침수 시 전기차의 타격에 대한 실험이나 연구결과가 부족해 판단을 유보합니다.

전기차나 내연기관차 모두 마냥 안전하거나 마냥 위험하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는 것이니 꼭 유의해 본인의 안전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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