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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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카카오 노조가 사모펀드로의 경영권 매각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2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로 매각을 철회하고 플랫폼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노조가 이 같은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이달 중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지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7.5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밖에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이 24%, 미국계 PEF 칼라일이 6.2%를 갖고 있는 구조다.  

카카오는 매각설이 불거지자 15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가 지난 17일 진행한 직원 간담회에서 실제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설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이 잇달아 카카오지회에 가입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카카오지회는 카카오 계열사에 소속된 모든 노동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카오지회에 따르면 매각설이 불거진 뒤 2~3일 만에 카카오모빌리티 직원 50% 이상이 노조에 가입하면서 계열사 최초의 과반노조가 탄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 및 조합원들은 경영진의 소통방식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확한 매각 이유는 물론, 매각 추진 의사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로만 해명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형식적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지회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플랫폼 이용자·노동자·직원들과 연대해 매각 반대 행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노조 서승욱 지회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들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카카오 공동체 소속 구성원들은 “모빌리티의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하고 독립적 법인으로 만들고 기업 공개를 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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