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EMK Musical<br>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EMK Musical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제 그림이 완성된 퍼즐을 본 것 같았어요.” (마타하리 役 배우 옥주현)

뮤지컬 ‘마타하리’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6월 21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마타하리’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일부 장면 시연 및 사진 촬영, 인터뷰 순으로 진행됐으며 옥주현, 솔라, 김성식, 이창섭, 윤소호, 최민철, 김바울 등 주요 출연진과 권은아 연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마타하리’는 앞선 시즌보다 훨씬 깊어진 모습이라 더 흥미롭다. 우선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변화가 생겼다. ‘기억’, ‘선택권’, ‘푸치니를 만난 밤’ 등 초연과 재연에서 들을 수 없었던 넘버들이 더해졌고, 기존 넘버 가운데 편곡을 거친 곡도 있다.

이번 시즌 연출을 맡은 권은아 연출은 달라진 ‘마타하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최우선으로 하고 싶은지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이기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는 말과 함께 “마타하리의 삶을 연구하고 공부하다 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해졌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또 “(마타하리의 인생을 살펴보면) 극보다 훨씬 불편한 이야기가 많았다. 숨길지, 수위 조절을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누구나 살면서 불편한 이야기들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생이 끝나갈 때 어떤 미움이나 후회가 없을 삶을 살자’, ‘자신의 어떤 모습이라도 사랑할 수 있을 때 행복이 찾아온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마타하리’의 모든 시즌 음악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은 곡의 변화와 관련된 질문에 먼저 권은아 연출과의 작업이 매우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강조하며 말문을 열였다. 그는 “여성 연출자로서 여성의 관점으로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권 연출이 이야기를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음악적으로 돕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재정비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를 전하다 보면 인물들의 두려움이나 욕망,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떨 때 행복해하는지를 보여드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권 연출의 리드를 따라 지원을 하려 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마타하리는 극적인 삶을 살다 간 인물이라서 충분히 극적인 작품이 되기 마땅하다 생각했다”라 덧붙였다.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EMK Musical<br>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EMK Musical

작품 초연부터 삼연까지 뮤지컬 ‘마타하리’의 타이틀 롤로 활약한 옥주현은 단연코 삼연이 가장 완벽하다는 말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앞선 프랭크 와일드혼의 답변을 이어 작품에 담긴 음악적 요소와 이번 시즌 마타하리를 연기하면서 느낀 바를 연결해 설명했다. 옥주현은 “음악적 구성은 모든 시즌에서 달라졌었는데 이번이 가장 완벽하다. 새로운 넘버도 사실에 근거해 삽입됐다. 맥락은 모든 시즌이 같았지만, (배우로서) 현실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감정을 이입하고 연기하는 순간을 최고의 순간이라 여기는데 이번 시즌이 단연코 그렇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마타하리’로 뮤지컬 무대에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솔라는 마타하리 역을 맡아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연습하면 할수록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되면서도 설렜다”는 이야기와 함께 기쁜 마음을 내보였다.

이미 가수로서는 베테랑인 실력파 가수 솔라에게도 뮤지컬만큼은 모두 새롭게 다가왔다. 놀랍게도 작품 준비과정에서 노래 때문에 혼이 난 적이 있다던 그는 “태어나서 처음 제대로 된 연기를 하게 되니 부담이 컸다. 그래도 모두 섬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재미있게 준비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으나 정신적으로 많이 배웠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밝혔다.

‘마타하리의 영원한 사랑’ 아르망 역은 일찍이 쿼드러플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작품에는 네 명의 아르망이 선보이는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프레스콜 현장에는 이홍기를 제외한 세 아르망만 참석했다.

각자가 가진 매력을 직접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게 된 아르망 역 배우들은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하나둘씩 꼽았다. 먼저 윤소호는 동갑내기 이창섭에게 생일을 물은 뒤 “‘막내 아르망’이기 때문에 제일 어린 데서 오는 순수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창섭은 아르망 중에서 ‘가장 개구지고 유쾌하다는 점’을 자신의 매력이라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김성식은 “윤소호가 가진 순수함과 이창섭의 유쾌함이 내겐 없어서 많이 배웠다”라면서 “지금은 여기에 밀리지 않는 순수함과 귀여움을 접목해 아르망 역할에 다가가려 한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새로운 배우들이 라두 대령을 연기한다. 라두 대령은 프랑스 정보부 소속 대령으로 아르망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끝내 가질 수 없던 마타하리를 향해 어긋난 사랑을 보내는 역할이다. 삼연에는 최민철과 김바울이 캐스팅돼 묵직한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있다.

최민철은 배역의 관전 포인트로 더 다양해진 감정선을 꼽았다. 그는 “처음 참여하게 되면서 이전 시즌 대본들을 먼저 살펴봤다. 이전에 ‘집착과 배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사랑과 집착, 개인적 욕망과 애국심, 갈등’을 많이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또 “(새롭게 들어온) 팽르베 역이 안타고니스트(antagonist)적인 역할을 해 훨씬 입체적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김바울 역시 작중 인물이 처하게 되는 상황을 반영해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바울은 “단순히 집착과 욕망이란 감정에 치중하기보다 그 안에 분명 사랑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사랑의 표현 방식이 잘못돼서 나쁘게 비치지만,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 연기한다”라며 관객들이 이유를 같이 상상하면서 본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 최윤영 평론가·아나운서·공연 칼럼니스트<br>-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공연을 말하다’<br>-클래식, 콘서트 등 문화예술공연 전문 MC<br>-미디어 트레이닝 및 인터뷰,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전문 강사<br>-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 경인방송 FM 리포터<br>
▲ 최윤영 평론가·아나운서·공연 칼럼니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공연을 말하다’
-클래식, 콘서트 등 문화예술공연 전문 MC
-미디어 트레이닝 및 인터뷰,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전문 강사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 경인방송 FM 리포터

뮤지컬 ‘마타하리’는 희대의 스파이라 불린 실존 인물 마타하리(본명 Margaretha Geertruida Zelle)의 삶을 바탕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이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독일을 오가며 활약했던 매혹적인 무희 마타하리는 이중 첩자로 의심받고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형을 받아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오리지널 제작 뮤지컬로, 지난 5월 28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이번 공연은 오는 8월 15일까지 계속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