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운영 방점, ‘화곡도 마곡 된다’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 TF팀 설치
당선 직후 주민대표들과 지속 논의
'특별승진제' 간부급까지 확대 예정

김태우 강서구청장. [사진제공=강서구청]
김태우 강서구청장. [사진제공=강서구청]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2.61%(6713표)차 신승.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다. 지난 1일 취임과 함께 민선8기 강서구정을 이끌고 있는 김태우(46) 구청장은 ‘험지’로 분류되는 이곳에서 민주당 아성을 12년 만에 무너뜨렸다.

2020년 총선 이후 두 번째 도전 끝에 선출직에 오른 김 구청장은 ‘화곡도 마곡 된다’는 슬로건(공약) 이행을 위해 취임하자마자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 TF팀을 꾸리며 본격적인 구정 운영에 돌입했다.

당선 직후부터 재개발재건축 대표 등을 만나왔다는 김 구청장은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전반적인 공약 실천 구상을 공유해왔다”며 “주민·공무원·전문가가 참여하는 삼각 편대(TF팀)를 견인해 공약을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구청장’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열정과 추진력을 앞세우며 강서 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김 구청장은 이번 선거 승리 요인을 “공약 이행에 대한 믿음과 진정성을 유권자에게 호소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개발재건축이란 표현은 식상하고 상투적이며 진정성도 없어 보여 지역 특성을 감안한 ‘화곡도 마곡 된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는데, 이게 유권자들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표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는 걸 불식시키기 위해 화곡동 골목골목을 전방위로 훑으며 왜 이런 공약을 준비하게 됐는지 진정성 있게 설명 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호응했다”고 자평했다.

재개발재건축(화곡도 마곡 된다)에 구정 운영 방점을 찍으며 첫 TF 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김 구청장을 ‘무주공산 격전지 인터뷰’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김태우 강서구청장. [사진제공=강서구청]
김태우 강서구청장. [사진제공=강서구청]

◆비행금지 고도제한 안 풀고 개발해도 화곡동 인구 급증할 것

‘새 주인’을 맞은 구청장실 앞은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할 정도로 분주했다. ‘노란 점퍼(공무원들이 재난 때 입는 옷)’ 복장의 김 구청장 얼굴엔 여유가 넘쳤다. 악수를 위해 내민 손에선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당선 기쁨도 크지만, 책임감도 무겁다. 반드시 공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당선 축하 인사에 대한 답이었다. 그러면서 “저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행복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TF팀 구성을 마무리 짓기 위해 첫 회의 소집을 내렸다는 그는 “목적지를 향해 말 위에 올라타야 하는데, 이제 막 말(TF팀)을 준비했다”면서 “공약 이행을 위해 주민과 공무원, 전문가 등으로 삼각편대를 꾸릴 것”이라고 했다.

김 구청장은 강서구 대부분 지역에 적용되고 있는 비행금지 고도제한 문제를 풀기 위한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와의 협의 문제도 TF팀 운영을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위원회 운영 당시부터 동별 관련 주민 대표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많은 논의를 해왔다는 김 구청장은 “늦은 밤까지 머리를 맞대면서 해결방안을 위한 구상을 주민 대표들과 모두 공유해왔다”고 전했다.

공약 이행 진행 상황을 주민들이 체감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지에 대해 그는 “가장 빨리 진행되는 곳부터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화곡동은 지역이 넓고 인구도 20만이나 돼 지역 전체를 동시다발로 (개발) 하는 건 무리가 있기 때문에 주민 동의가 빨리 진행되는 곳부터 추진할 것”이라며 “어디가 먼저 시작될지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도중 그는 구청장실에 비치된 대형 보드판 앞으로 걸어가 마커펜을 집어 들고 ‘재산세 계산식’을 써내려가는 열정을 보이며 화곡동의 미래비전을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고도제한 관계없이 15층까지만 올라가도 현재보다 몇 배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화곡동 인구 또한 서너 배는 증가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재산세 등의 추가 세수가 수천억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렇게 확보된 세수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에 투입하면 구민 다수가 행복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서 재개발재건축이 주거환경 개선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젊은 초선 구청장’의 넘치는 자신감이 강서구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태우 강서구청장. [사진제공=강서구청]
김태우 강서구청장. [사진제공=강서구청]

◆특별승진 인사제도 도입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 문화’ 만들 계획

김 구청장은 공무원 인사와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비품 구입 사례를 들며 공무원들의 ‘관행적 업무 인식’을 지적했다. “500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도 기존 관행대로 1000원 주고 사는 경우가 있다”고 밝힌 그는 “조금만 고민하면 쓸데없는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는 사안인데, 이런 인식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며 ‘혁신 인사’에 대한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김 구청장은 “이건 정말 중요한데, 비용을 아끼든 일처리를 효율적으로 하든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며 “그래서 공무원들이 창의적,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특별승진 인사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 문화’를 만들고자 도입한 특별승진 인사제도는 주민 편의와 지방 행정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대상으로 하반기부터 적용, 진행될 계획이다.

특별승진제는 지방공무원법과 강서구 지방공무원 인사규칙에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건 개청 이래 처음이다. 대상은 규제 개혁과 고질적 민원업무·창의적 업무 개선 및 예산 절감 등 지방행정 발전에 공헌한 직원이다.

다음 달 인사에서 이 제도를 통해 두 명의 8급 이하 행정직군 공무원을 시범 선발하겠다는 김 구청장은 “해당 직급에서 꾸준히 성과를 달성한 직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향후 간부 승진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동인을 제공해 공직 사회가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경쟁력을 불어넣고자 특별승진 인센티브를 도입했다”며 “땀 흘린 만큼 대가를 받는 인사시스템을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취임 후 직원들과의 상견례를 통해 두 가지 인사원칙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가정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을 가진 공무원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인사 기준의 핵심은 공직에 임하는 가치관을 어떻게 가져가느냐 하는 문제”라며 “‘워라밸’을 중시하는 공무원들을 존중하는 만큼 업무 시간만은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무 결과에 대한 성취감이나 승진 등에 대한 가치관 비중이 큰 공무원들은 적극 지원해 성과를 낸 만큼 비례 보상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그 보상은 성과급일 수도 있고 승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빌라촌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시내 한 빌라촌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재개발재건축 등 공약 이행 초점 맞춘 구정 운영 방향 설정

공약 이행에 초점을 맞춰 구정을 이끌겠다는 김 구청장은 구정 운영 방향을 세 가지로 압축, 설정해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화곡도 마곡 된다’는 대표 공약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예술을 활성화시켜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한편, 관내 취약계층을 위해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김 구청장은 핵심 구정 운영 방향 모두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는 한 가지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하며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주거환경이 쾌적해야하기 때문에 화곡동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개발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그는 타 자치구보다 취약계층 분포가 높은 특수성을 감안해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비중 있게 펼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의 안심소득을 응용해 취약계층이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유명 유튜버이기도 한 김 구청장은 뉴미디어 센터를 설치해 직접 경험한 노하우와 100만 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셀럽 유튜버’들을 초청, 취약계층에 촬영기법 등의 기술적 지원과 수익 창출 방법 등을 전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약한 ‘뉴미디어 센터’를 통해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면 수익도 창출되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 내 문화예술 융성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자신의 공약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강서구 세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 복지 예산도 늘어 ‘약자’인 취약계층을 ‘강자’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나 (지방)정부의 존재 이유를 ‘약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 구청장은 “강자에겐 자유를 주면 되지만, 약자는 정부가 돕지 않으면 살 길이 없다”며 “약자를 보듬는 동행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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