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n년차 비엘러들이 들려주는 BL 스토리

취미생활 하듯이 BL 콘텐츠 소비
일반 소설 읽는 것과 다르지 않아
뻔한 결말 아닌 자유로운 설정 매력
철저히 관찰자 시점으로 작품 즐겨
BL은 판타지, 퀴어는 현실…장르 달라
성장통 겪는 중…양지화엔 신중해야

은밀한 취향으로 치부 받던 BL(Boy's Love) 장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아이돌이 BL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BL 콘텐츠가 OTT채널 1위를 차지하는 등 BL 현상은 날로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써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던 비엘러(BL 소비층)들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됐다. 하지만 남성을 성적대상화하고, 여성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데 불과하며 반페미니즘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과연 BL이 대중문화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수면 위로 떠오른 BL 문화를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향유하고 받아들어야 할까. <투데이신문>은 [BL이 어때서]를 통해 1편에서는 BL이 갖는 문화적 가치와 함의를 살펴보고, 2편에서는 비엘러 3명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BL에 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비엘러들이 각자의 소비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투데이신문
비엘러들이 각자의 소비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주영 기자】 최근 OTT(Over The Top) 플랫폼과 웹소설 플랫폼에서는 ‘BL’이라는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BL은 보이즈 러브(Boy's Love)의 약어로 남성끼리의 사랑을 다룬 여성향 장르이며 주로 음지에서 소비됐다.

그러나 현재 플랫폼의 발달로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웹소설과 웹툰이 인기를 끌게 됐고, 그중 BL 장르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충성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에는 BL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까지 등장하면서 BL은 점점 그 영역을 넓혀나가며 대중화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왜 남성끼리의 사랑 이야기를 여성들이 좋아하는지 혹은 소비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투데이신문>은 그 누구보다 BL에 진심인 1n년 차 비엘러(BL소비자) 세 명을 만나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BL 문화에 대한 생각과 소비하는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김민주(가명, 이하 김)29살이며 김민주이다. BL을 소비한지 16년 정도 됐다.”

이지현(가명, 이하 이) “32살 이지현이다. BL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17년차다.”

박소현(가명, 이하 박) “31살인 박소현이다. BL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해 벌써 17년차다.”

Q. BL을 접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접했다. 그때 당시 아이돌을 좋아했었는데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 보다 이성팬픽(아이돌 멤버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란 걸 알게 됐다. 그게 꽤나 재밌어서 여러 개 찾아보다 제목이 특이한 글을 발견해 읽게 됐는데 BL(남성 간 동성애 장르)이었다. 2화까지 읽었는데 여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걸 보고 BL인 걸 알아차렸다. 처음엔 놀라서 화면을 껐는데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읽었더니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중학교 때 로맨스 소설과 인터넷 소설이 엄청 유행했다. 이러한 소설을 찾아보다 우연히 BL소설을 읽게 됐다. 로맨스 소설인 줄 알고 읽었는데 남녀가 아니고 남남으로 이어지더라. 처음엔 생소했는데 스토리가 정말 재밌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BL을 읽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쯤 인터넷 소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 인터넷 소설이 카페에 올라오기도 했지만 많은 양의 파일을 모아 블로그에 올려서 텍스트 파일로 공유하는 방식이 많았다. 그때 인기 인터넷 소설을 일괄 다운로드했는데 그 안에 BL소설이 껴있었다. 처음 읽었을 땐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처음 접해보는 소재에 흥미가 생겼고 글이 정말 재밌었다. 그때는 BL이라는 명칭도 아니었고 야오이(일본어로 남성 동성 연애물이라는 뜻으로 이를 창작하고 즐기는 문화를 통칭)라 불렀다. 처음에는 분명 BL소설만 읽고 있었는데 점점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면서 모든 장르를 보게 됐다.”

Q. 가장 많이 소비하는 BL 콘텐츠 혹은 플랫폼은.

포스타입(창작자를 위한 콘텐츠 오픈 마켓 플랫폼)을 많이 이용한다. 한 5년 전만 해도 닷홈이나 티스토리 같은 홈페이지에 각각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포스타입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가입 후 포인트 를 충전해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든 구매해서 읽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을 대상으로 하는 RPS(Real Person Slash로 아이돌, 연예인을 다룬 팬 픽션) 경우 그림이나 글 등 거의 모든 2차 창작 콘텐츠가 포스타입에 올라온다. 하트 수나 인기순을 통해 인기 있는 작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포스타입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BL로 파생되는 콘텐츠를 거의 다 소비한다. 일단 리디(웹툰, 웹 소설, 도서를 담은 콘텐츠 플랫폼)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데 리디에서는 주로 소설을 많이 읽는다. 리디에서 소설이 좀 잘 되면 웹툰화가 된다. 그게 레진코믹스이나 봄툰 등의 웹툰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면 찾아 읽는다. 웹툰에서 더 잘 되면 드씨가 나온다. 드씨는 드라마 씨디의 준말로 성우들이 원작인 소설 콘텐츠를 연기하는 건데 그 판이 생각보다 크고 인기가 많다.”

“BL도 보고 팬픽(Fan fiction의 준말로, 특정 작품의 팬이 만든 2차 창작물)도 본다. 보통 팬픽 같은 개인 창작물을 볼 땐 포스타입을 주로 이용한다. 보통 제일 처음 시작하는 게 소설이고 이게 인기가 많아지면 웹툰이 나오고 그다음 영상화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리디 같은 플랫폼에서 소설을 많이 읽고 그 다음에 웹툰을 읽는 편이다. 아직 영상화된 작품까지는 잘 보지 않는다.”

Q. BL 소재 중 선호하는 것은.

 “빠른 전개를 좋아해서 오메가버스(Omegaverse, 동인 세계관 설정 중 하나로, 남녀 상관없이 임신할 수 있는 세계관) 소재를 좋아한다. 일반적인 소재의 경우 사랑에 빠지고 감정선까지 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오메가버스는 개연성이 조금 떨어져도 글을 읽는데 문제가 없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계속 찾는 것 같다.”

 “나는 완전 반대다. 개연성이 없는 글은 잘 읽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엔 사건물을 많이 읽는다. 어떤 서사를 쌓거나 벌어지는 일 안에서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재밌다.”

“섹피물을 좋아한다. 섹피물은 일본 만화 ‘섹스 피스톨즈’에서 파생된 반류 세계관으로 소재가 굉장히 흥미롭다. 또한, 선협물(동양형 판타지인 무협소설을 기반으로 하며 주인공이 신선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재)도 좋아한다. 빠른 전개인 섹피물과 달리 글의 서사를 쌓을 수 있다. 선협물의 세상에서는 수명이 기본적으로 천년이다.”

Q. BL을 소비하는 이유는.

“그냥 취미생활하듯이 본다. 그리고 로맨스 소설을 보면 딱 사랑 얘기로 끝난다. 어떤 상황으로 가던 사랑의 결말로 이어지는데 BL만이 가진 뻔하지 않은 주변 설정이나 스토리가 정말 재밌다.”

“BL은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 없을 법한 일들이나 설정을 가진 판타지 세계라 생각하고, 그런 점이 재밌어서 본다. 현실과 연관시켜 보지 않아서 재밌는 것 같다. 또한, 남녀 이야기의 경우 정해진 이미지가 있고 그걸 생각하면서 보게 되는데 BL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리면서 볼 수 있다.”

“나도 취미생활하듯이 BL을 본다. 팬픽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대상으로 소비해서 재밌고, BL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우리가 웹툰을 볼 때 무협물을 보는 사람, 일상물 혹은 개그물 보는 사람 등이 있듯이 다양한 소재 중 BL소재의 소설을 읽는 것뿐이다. 헤테로(이성애자) 소설을 볼 때 왜 보냐는 질문을 던지지 않듯 BL도 로맨스 장르의 소설을 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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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드라마 <보이프렌즈> ⓒ투데이신문

Q.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도 있는데 왜 남남의 사랑이야기인지.

“나는 RPS을 주로 소비한다.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거기서 파생된 문화를 소비하는 거라 남남일 수 밖에 없다. 또한 헤테로 소설의 경우 이미 기성문화다. 드라마나 영화에 잘 표현돼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헤테로의 사랑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클리셰적인 결말이 그려진다. BL은 남남이라는 설정 자체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가 아니다 보니 보는 것 같다.”

“헤테로 소설의 경우 이미 결말이 어떻게 될지 뻔하다. 어릴 때 인터넷 소설을 통해 많이 봐서 이제는 새로운 걸 찾게 된 것 같다. 또한, 성별의 제약이 없어 설정 등이 헤테로 소설보다는 자유롭고 성별차 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좋다. 만약 똑같이 손을 휘어잡는 장면이 나왔을 때 남녀 관계에서는 여자는 뿌리칠 수 없고, 남자는 폭력인 모습으로 그려 불편할 수 있는데 남남이면 이러한 불편함이 같은 상황이라도 확실히 덜하다.”

“로맨스 소설도 본다. 하지만 일상을 그린 평범한 소재보다는 판타지 성향이 강한 작품을 주로 본다. 판타지적인 걸 채우려고 소설을 읽는 거라 현실적인 현대물은 손이 잘 안 간다. 또한, BL은 내가 확실한 제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 헤테로 소설의 경우 아무리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봐도 무의식중에 여주인공에게 몰입하거나 혹은 비교를 하게 된다. 그런데 BL을 볼 때는 그런 잡생각을 하지 않고 철저하게 관찰자 시점으로 볼 수 있다.”

Q. GL(Girl's Love)도 보는가.

“나는 GL(여성 간 동성애 장르)을 읽지 않는다. BL의 경우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해도 내가 직접 겪어 본 세상이 아니라 몰입해서 읽게 되는데 GL은 같은 성별이라서 그런지 BL보다는 판타지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나의 성향과 달라서 몰입이 안 된다.”

“나도 GL은 보지 않는다. 유사 감정이입이 싫어서 헤테로물을 보지 않듯이 GL도 비슷한 경우인 것 같다. 같은 성별이다 보니 동일시되거나 감정이입되는 느낌이 들 것이고 그러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으니까 찾아보지는 않는다. 또 여성의 비중이 많은 BL작가들과 달리 GL은 여성 작가가 많이 없다. 그래서인지 여자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쓴 글도 많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보통 GL의 타깃층도 남성이 아닌 여성이기 때문에 BL 읽는 사람들 중에 GL까지 소비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BL웹툰을 볼 때 GL 서브커플이 등장하기도 한다. GL을 메인으로 하는 작품들이 아직 덜 알려졌을 뿐 유명작품들도 많다.”

Q. 어린 시절 BL을 숨어서 봤는가. 숨어봤다면 그 이유는.

“지금이야 브로맨스라고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언급되지만 예전에는 교실에서 남자 둘이 붙어 있으면 “징그럽다”, “사귀냐” 이런 소리를 들었다. 남녀가 붙어 있으면 선남선녀라고 하지만 남자 둘이 붙어 있으면 좋지 못한 소리가 먼저 나왔던 시절이었다.”

“맞다. 내가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아도 주변에서는 이상하다 말하니까 본능적으로 말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BL만 숨어서 본 게 아니다. 그때 당시에는 인터넷 소설, 만화책 등도 보면 큰일 나는 거여서 친구들끼리나 돌려봤지 다 숨어서 봤다. 소재로 인해 부끄러워서 숨었다기보다는 그때는 다른 것들도 숨어서 봤기에 BL 역시 숨어서 봤다고 생각한다.”

Q. BL 작품 중에는 수위가 센 작품들도 많아 음란물이라는 선입견도 있다.

과거에 비해 BL의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는데, BL을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자극적인 부분만 노출되고, 거기에 멈춰있기 때문에 선입견이 가지는 것 같다. 또한,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의 형태가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인식도 하나의 이유일 것 같다.

“어쨌든 BL은 음지에서 보던 글이다. 예전에는 BL뿐만 아니라 인터넷 소설, 로맨스 소설도 스토리보다는 수위 위주인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BL은 드라마화도 되고, 음란물적인 수위나 성적 묘사가 주가 되기보다는 전체적인 내용 안에서 둘의 관계성을 다룬 이야기가 많아졌다. 인터넷 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처럼 BL도 계속 변화해 왔는데 단지 남남이라는 이유로 음란물이라는 인식하는 것 같다. 막상 접해보면 작품성 좋은 글이 더 많다.”

“예전에는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다 보니 방문자 수를 올리기 위해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소재나 제목으로 글을 많이 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하트스토퍼>를 보고 있는 모습. ⓒ투데이신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하트스토퍼>를 보고 있는 모습. ⓒ투데이신문

Q. BL을 넘어 퀴어 콘텐츠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소비는 하지 않지만 이런 장르가 계속 나오는 게 문제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체인지 데이즈’나 ‘환승 연애’ 같은 이성커플 프로그램도 있는데 동성애 커플 콘텐츠가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 하지만 우려가 되는 것은 아직 동성애에 대한 시위를 할 만큼 반대하는 사람도 많고 사회가 바라보는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런 부분이 하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캐롤’이나 ‘은희에게’, ‘마인’ 등 흥미로운 콘텐츠가 나오면 소비하는 편이다. BL은 판타지고 퀴어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퀴어 콘텐츠가 많이 나와야 사람들이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바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도 퀴어 콘텐츠가 나오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까 질문에도 있었듯이 BL도 숨어서 보는 장르였는데 이제는 드라마화도 되고 지금 이렇게 BL 주제로 인터뷰도 하고 있다. 자극적이게 풀어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자연스럽게 조금씩 계속해서 미디어에 노출되면 인식도 점차 나아질 것 같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BL 양지화에 대한 생각은.

“헤테로의 경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비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뤄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나의 경험을 통해 “저런 게 어디 있어”라는 변별력이 있다. 하지만 게이는 내가 경험해 볼 수 없고 주변에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글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본 것대로 생각해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BL의 양지화 보다는 인식 개선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BL이 대중화되거나 양지로 올라오는 것에 대해 사실 반대한다. BL을 좋아하긴 하지만 퀴어와는 엄연히 다른 장르다. BL은 판타지나 로맨스 소설 장르 중에 하나다. 잘못 알려지면 동성 커플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게 돼 편견을 가질 수도 있고, 동성 커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오히려 퀴어 장르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걸 건너뛰고 판타지로만 생각해서 상상 속에서 쓴 동성 커플물이 양지화되면 문제가 될 것 같다.”

Q. 앞으로 BL 장르가 어떻게 소비됐으면 하는가.

 “나는 BL이 좀 더 대중적으로 변했으면 했는데 오늘 인터뷰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시맨틱 에러’의 성공으로 여러 BL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조금 이른 것 같다. 아직 사람들의 인식이 퀴어와 BL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현재 장르가 커지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라든지 퀴어와 BL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BL과 퀴어는 완전히 다른 장르라고 생각한다. 둘의 시작점이 다르다. 퀴어는 동성애 커플에서 시작한 것이고, BL은 판타지로 점차 변해가고 있는 단계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퀴어도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이런 편견과 선입견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BL은 양지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BL이 음지에서 소비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보다 훨씬 개방적인 서양권도 아직까지 BL이 메인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BL이 과거에 비해 양지로 많이 올라왔지만 아직도 여러 편견들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콘텐츠를 쏟아내기 보다는 서서히 스며들 듯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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