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방 돌면서 당원 가입 독려 나서
현 당 대표임에도 차기 당권 지지율 1위
윤핵관은 앞으로 더욱 위축될 수도 있어
40대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나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제공=뉴시스]<b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당 대표 지위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재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 대표 1위를 했다는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차기 당권이 이 대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권 초기이란 점을 감안하면 당권은 당연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러하지 못하다. 당연히 국민의힘의 실소유주는 ‘이준석 대표’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권주자 1위, 그 의미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1일 발표한 국민의힘 당권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가 지지율 25.2%를 얻어 당권주자 중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8.3%, 나경원 전 의원 9.2%, 김기현 의원 4.9%, 장제원 의원 4.4%,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3.1%, 권영세 통일부 장관 2.4% 순이다.

성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는 남성에게 31.7%, 안 의원은 18.5%를 기록했다. 이 대표 지지 취약 기반인 여성층에선 18.9%를 나타내며, 18.2%를 기록한 안 의원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는 18~29세에서 33.1%의 지지를 받아 18.6% 지지를 확보한 안 의원을 14.5% 포인트로 앞섰고, 60세 이상에서도 이 대표(26%)가 안 의원(17.7%)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는 대구·경북(TK)과 호남에서 오차범위 밖 선두를 기록했고, TK에서 이 대표는 29.1% 지지율을 확보하며, 15.0%를 얻은 안 의원과 14.1%포인트 차이를 냈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16~18일 이틀 동안 전국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방법은 무선 RDD를 이용한 자동응답 방식(ARS)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고,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현재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 대표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윤핵관들에게 국민의힘에서 손을 떼라는 민심의 경고로 읽혀진다. 윤핵관들은 당연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권을 자신들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민심은 윤핵관이 아닌 이 대표를 원하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 속에서 윤핵관이 당권을 쥐게 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대표가 현재 당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윤핵관은 당을 장악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윤핵관이 당을 장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차기 당 대표로 이 대표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6개월이 지난 내년 1월 당에 이 대표가 복귀를 한다면 빠르게 당을 장악해서 윤핵관을 청산해달라는 민심의 신호로 읽히게 된다.

이 대표 역시 전국 투어를 하면서 당원 모집을 독려하고 있다. 이는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지만 만약 이 대표가 무사히 내년 1월 당 대표로 복귀를 하게 된다면 빠르게 당을 접수하고, 혁신위원회를 띄워서 공천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윤핵관에게는 나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가 돌아오기 전까지 당을 접수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윤핵관의 분화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은 편이다. 윤핵관 중 한 사람인 안철수 의원은 권성동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는 권 대행이 내년 1월까지 당 직무대행을 하다가 내년 1월 이 대표가 돌아오면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조직을 아직까지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 속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안 의원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이런 이유로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권 대행이 계속해서 직무대행을 유지하는 것이 안 의원에게는 유리하다.

이는 권 대행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차기 당권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지만 만약 조기 전대를 한다면 권 대행은 당 대표를 도전할 수 없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내년 1월까지 직무대행을 무사히 마치고 이 대표가 복귀를 한다면 그 이후 원내대표 자리에 물러난 후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쥐어지게 된다. 권 대행 입장에서는 차기 당 대표를 노려야 정치적으로 한 단계 상승하기 때문에 당 대표를 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자면 조기 전대가 아닌 차기 전대로 가야 한다. 이런 이유로 직무대행을 내년 1월까지 무사히 마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다른 윤핵관들의 생각은 다르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대표가 차기 당 대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내년 1월 당 대표로 돌아온다면 정치적 파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 대표가 만든 혁신위를 다시 띄울 것이다. 그리고 공천 혁신을 통해 사실상 윤핵관 학살을 단행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조기 전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게다가 원성동 원톱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9급 공무원’ 발언이다. 9급 공무원 발언으로 인해 ‘조롱’을 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윤핵관으로서는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이에 직무대행 6개월은 너무 길다면서 직무대행 체제가 아니라 다른 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 직무대행은 임시직책이기 때문에 그 기간이 길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원내대표가 당 대표 역할까지를 6개월 동안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이유로 윤핵관들은 계속해서 권 대행 체제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권 대행은 요지부동이고, 게다가 안 의원도 권 대행 체제에 대해 지지를 보내면서 윤핵관의 입김이 상당히 좁아진 모습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윤핵관의 입김은 거의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면 윤핵관들의 주장이 먹혀들어가겠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윤핵관들의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제공=뉴시스]<b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제공=뉴시스]

외곽에서 지지층 결집

여기에 이 대표가 계속해서 외곽에서 버텨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윤핵관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만약 조기 전대를 치렀는데 이 대표 성상납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 등이 무혐의로 나온다면 상황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이 대표 지지층으로부터 윤핵관들은 사실상 가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윤핵관이 완전히 무너지는 동시에 윤 대통령의 입지도 많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섣불리 조기 전대 카드를 꺼내들 수도 없다. 더욱이 만약 조기 전대를 결정했는데 이 대표의 수사가 무혐의로 결론이 나오게 된다면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가 가능하다. 즉, 차기 당권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지지율 1위라는 여론조사가 있고, 당원들도 계속해서 가입을 하고 있다. 사실상 당권을 이 대표에게 모조리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핵관으로서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거꾸로 이 대표가 혐의가 있어서 기소를 당한다면 그 역시 국민의힘은 내부 분열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일단 이 대표를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은 국민의힘을 떠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윤핵관들의 분화가 일어날 것이다. 저마다 “내가 진윤이다”고 나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진윤 논란은 국민의힘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고, 국민의힘은 노령화가 될 것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에서 답보 상태가 이어진다면 2024년 총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도로 ‘자유한국당’이 되는 것이다. 즉, 윤 대통령에 대한 강성 지지층만 국민의힘에 남아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가 현재 외곽에서 전국투어를 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윤핵관들에게는 고민 덩어리다. 왜냐하면 언론의 초점이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내부에 있어야 하는데 자꾸 이 대표의 행보를 조명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차기 당권 주자를 넘어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여론조사 문항이 ‘당 대표’였기 때문인데 이것을 만약 ‘대권주자’로 바꾼다고 해도 이 대표가 1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사실상 이 대표가 당권은 물론 대권까지 거머쥐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는 윤핵관들에게는 최악의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직 정권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거론되기 시작한다면 국민의힘의 내부 관심은 온통 이 대표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윤핵관들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을 말한다.

운신의 폭 넓어진 李

이 대표로서는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물론 사법리스크는 존재한다. 아직 성상납 의혹을 명확하게 벗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를 받아봐야 하지만 설사 혐의 있음으로 기소를 당한다고 해도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최소 몇 년 동안은 계속 박해를 받은 것처럼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표는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자 전국 투어에 나섰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사실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지지층을 갖고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심지어 신당 창당도 할 수 있다.

이 대표의 가장 최적의 시나리오는 6개월 후에 당 대표로 다시 복귀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혁신위를 재가동 시켜서 공천 혁신을 이뤄내고, 그 다음 당 대표를 자신이 지목하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어 2024년 총선 승리를 이뤄낸 후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최적의 시나리오이다.

그 시나리오를 전개하기 위해 6개월이라는 시간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이 대표로서는 당 대표로서의 시간인 6개월을 내려놓지만 오히려 정치적 도약을 하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또한 윤핵관들로부터 박해 이미지를 받고 있다는 것은 이 대표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이다. 왜냐하면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다. 부정평가가 높다. 이런 상황이라면 2024년 총선에서 윤핵관들이 대규모 숙청을 당할 수도 있다.

또한 차기 대권에서 윤핵관 출신들은 배제가 될 수도 있다. 이 대표가 대선 기간 동안 보여줬던 윤핵관과의 충돌 그리고 이번 6개월 징계 처분은 오히려 이런 태풍을 비켜가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하다. 즉,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이 대표가 계속해서 당 대표로 있고, 당청관계 등을 이유로 계속 윤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것처럼 비쳐진다면 함께 몰락할 수도 있겠지만 이 대표가 윤핵관들로부터 박해를 받은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이 대표가 정치적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여기에 민심까지 얻게 되면서 이 대표로서는 다음 대통령 선거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40대 젊은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된다면 차기 대선에서 엄청난 태풍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윤핵관들로서는 고민이 많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람들과의 접촉면을 넓혀나가면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확실하게 다져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년 1월 당 대표로 복귀를 한다면 당은 한동안 엄청나게 시끄러울 것으로 예측된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당 대표에 복귀를 한다면 공천 혁신 문제를 두고 당이 시끄러울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그 밑바탕 힘은 당원 가입이 될 것이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이 이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젊은 40대 대선 후보로 전면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젊은 후보라는 것을 강조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정권도 빼앗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의 존재가 그야말로 고민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은 빠르게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8월 전당대회가 중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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