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전국위서 비대위 체제 전환 의결
친이준석계, 집단소송으로 반발 의사
신당 창당설 솔솔, 현실적으로 어려워
윤 대통령 향한 쓴소리, 반란 의식인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회 전환을 의결했다. 오는 9일 전국위원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이준석 대표의 당 대표 복귀를 원천차단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준석 대표의 당 대표 복귀는 아예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이 대표는 성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 때문에 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내년 1월이 당 대표 복귀 시점이었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겸직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를 하면서 상임전국위는 현재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인식했고, 결국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의결한 것이다.

이 대표로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인지 고민일 수밖에 없다.

특히 연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이 대표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이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 닫힌 이준석

당장 친이준석계는 반발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가만히 있는다고 해도 책임당원들이 주축이 돼서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3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를 개설했다. 당원이나 지지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설 이틀 만에 신청자가 2500명을 돌파했다.

신 전 부대변인은 “당원이 주인임이 마땅한데 현재 정당성이 없는 비대위는 비정상적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개설 취지를 설명했다.

김웅 의원은 “자, 드가자! 출정이다”라고 외쳤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체제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인물이다.

이들은 집단소송을 검토 중에 있다.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당원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9일 전후 소송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집단소송은 최소 500명의 책임당원이 필요한데 이미 2500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초 이 대표가 가처분 금지와 같은 법적 소송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특히 책임당원을 중심으로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분위기라서 굳이 이 대표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게 됐다.

이는 이 대표에게는 또 다른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집단소송을 하게 되면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책임당원의 반발

일단 이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내린 것 자체가 근거가 없고, 비대위 체제 전환이 억지스러운 측면이 강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다만 법원은 정당 활동을 가급적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대표의 신당 창당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인해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차단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활동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기 위해 신당 창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누가’ 국민의힘을 탈당해서 신당으로 갈 것이냐는 것이다.

원내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의원들의 탈당과 신당 창당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이는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반대한 의원이 김웅 의원 한 사람 뿐이라는 사실은 신당 창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남은 카드는 결국 다음 전당대회에 출마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가 내년 1월 이후 전당대회를 치를 것을 계획하느냐가 문제다.

친윤계는 가급적 올해 안에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비대위가 오래 유지되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대위 기간을 가급적 줄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대표의 전대 출마는 쉽지 않다. 결국 이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현재와 같이 잠행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을 향해 계속해서 비판을 쏟아내는 것이다.

신당 창당은

이미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을 보이고 있다. 연일 윤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이 국민의힘 내부에 소속된 정치인들에게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만약 반란이 발생한다면 이 대표와 손을 잡고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다만 아직까지 반란을 일으키기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 대표는 광야에서 혼자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 상황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보다 낮게 나온다면 윤 대통령에 대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 대해 계속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것은 그 반란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재기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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