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김성원이 이어 주호영도 회부?
이날 수많은 논란의 발언 쏟아져 나와
민심 읽지 못하는 여당, 문제점 ‘심각’
김성원, 탈당 권고 처분? 자진 탈당?

지난 12일 수해 현장 발언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2일 수해 현장 발언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수해 복구는 국민의힘에 있어 아니한 만 못한 복구 작업이었다. 여론의 역풍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당시 김성원 의원이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국민적 분노를 자아냈다.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장난기”라는 말을 했다. 이렇듯 복구 작업에 참여했던 많은 정치인들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고, 그것이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안방에 전해졌다.

[사진출처=채널A/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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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국민의힘의 서울 동작구 수해 복구 작업에 대해서 세간의 평가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막말에 막말이 오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단순히 김성원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 영상을 통해 계속 드러났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수재 입은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심지어 사진 찍는 일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내부단속을 했다. 그리고 취재진을 향해서도 “취재진도 주객전도되지 않도록 일하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과열취재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런 호소도 김 의원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날아갔다. 김 의원이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발언을 하면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은 저마다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한방에 날아가게 만든 말”이라고 평가했다. 그 말 한 마디로 그날 열심히 봉사활동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한망에 무너졌다. 국민적 분노는 거세졌으며, 이는 보수언론들도 가세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 됐다.

그런 가운데 주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 의원이 장난기가 좀 있다, 평소에도”라며 “늘 보면 장난기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부적절한 해명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기자들을 향해서 “여러분들은 나오는 게 없을 것 같으냐”는 발언은 기자들을 협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만큼 상황은 심각하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날 또 다른 영상에서는 다른 구설수의 말들이 쏟아지면서 과연 복구활동을 하러 갔는지 막말대회에 참석한 것인지 모를 지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면서 민심은 확연히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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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채널A/뉴시스]

김성원 이외에도

이날 구설수에 오른 발언은 비단 김 의원뿐만 아니었다. 최춘식 의원을 만난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긴 괜찮나”라고 질문하자 최 의원은 “우리는 소양강 댐만 안 넘으면 된다”고 발언했다. 또한 최 의원이 카메라에서 사라졌을 때 누군가 “비가 이쁘게 와서”라고 발언을 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의 “나경원 아니면 바꿀라 그랬다”는 발언과, 국민의힘 한 남성 의원이 “여성 발이 너무 큰 것도 좀 보기가(그렇다)”는 발언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수해 피해를 입은 수재민의 정서의 공감을 이뤄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도 무너진 그런 발언들이 쏟아진 것이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보여줬다.

이런 이유로 윤리위원회는 오는 22일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인데 이때 주 위원장과 최 의원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순히 김 의원의 징계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단지 김 의원의 발언만 나왔다면 김 의원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할텐데 이날 나온 발언들을 보면 국민의힘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심기일전을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국민의힘이 난파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nbsp;&nbsp;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사진제공=뉴시스]

말로만 위기의식

국민의힘은 ‘위기’라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지만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실제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은 위기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개개인별로 위기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오차범위 안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당 지도부는 위기일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은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가 위기일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은 위기가 아니라고 착각할 수밖에 없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선에서 승리를 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하면서 승리의 마약에 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고 해도 2024년 총선에서 승리를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대감이 오히려 국민의힘 의원 개개인이 자각을 하지 못하게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것이 지난 11일 수해 복구 작업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으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당 대표의 구도로 재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 후보에 대해 비호감도가 상당히 높다. 이대로 가면 이 후보가 5년 후 집권을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가져오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국민의힘이 가지면서 위기의식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보수층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뿐이지 국민의힘 지지를 아예 포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힘 개개인별로는 ‘위기’라고 판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점이다. 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내걸고 있지만 개인별로는 위기상황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서서히 말라죽어가는 개구리와 같은 신세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개개인별로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지도부가 아무리 ‘위기’라고 외쳐도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위험은 결국 지난 11일 발언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동안 카메라가 정제된 장소에서 정제된 말만 담았다면 이날 카메라는 국회의원들의 민낯을 그대로 전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비대위가 언론을 다루는 것이 아직 서투른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때문?

이처럼 총체적으로 위기인 셈인데 국민의힘은 그 위기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그에 따른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리위는 아직까지 주 위원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22일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 위원장의 발언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은 당 안팎에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주 위원장은 김 의원을 두둔한 발언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장난기’ 발언은 김 의원을 두둔한 발언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징계 논의에 착수한다고 이날 결론이 난다면 현역 당 대표에 이어 현역 비대위원장도 그 책임을 묻게 되면서 사상초유의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국민적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위기가 발생했다면서 이것이 진짜 위기라고 진단했다.

윤리위 회의 전후로 초미의 관심은 과연 김 의원이 국민의힘을 자진탈당하느냐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탈당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의원직 사퇴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적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윤리위에 만약 회부가 된다면 탈당 권고 처분이 가장 유력하다. 만약 김 의원이 국민의힘에 돌아올 의향이 있으면 탈당 권고를 받아야 하지만 돌아올 의향이 없다면 자진탈당을 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자진탈당을 한 의원들을 받아주는데 엄격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탈당권고를 받은 사람의 경우 복당이 쉬웠지만 자진탈당은 복당이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김 의원이 탈당 권고 처분을 받을 때까지 버틸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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