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서울 마포구 망원 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외국인 참가자가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뉴시스]&nbsp;<br>
지난 2017년 서울 마포구 망원 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외국인 참가자가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한강 잔디밭에 앉아 멍하니 강물을 바라보는 ‘멍때리기 대회’가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2일 ‘2022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다음 달 4일 오후 3시 한강 잠수교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시는 대회 창시자인 아티스트 ’웁쓰양‘과 협업해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5회째다.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됐다. 멍때리기 대회는 멍때리기를 가장 잘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현대 미술작품(퍼포먼스 아트)이다.

대회는 아티스트 웁쓰양이 진행하는 개회 퍼포먼스 이후 기체조로 간단하게 몸을 풀고 난 뒤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대회 참가 방법이다.

참가자들은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말을 할 수 없기에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드는 △빨간카드(졸릴 때 마사지 서비스) △파랑카드 (목마를 때 물 서비스) △노랑카드 (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 △검정카드(기타 불편사항) 등 4종류로 구성돼 있다. 참여자들이 각 카드로 의사를 표현 할 시 진행요원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멍 때리기에 실패할 경우 ‘퇴장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퇴출된다.

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 통해 선정되는데, 주최 측이 15분마다 참가자의 심박 그래프를 측정해 점수를 부여하고 현장에서 대회를 관람한 시민들의 투표 점수를 추합해 최종 1~3등을 가린다.

우수한 점수를 받기 위해선 심박 그래프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하향 곡선을 나타내야 한다. 해당 대회의 1등에게는 트로피와 상장, 2~3등에게는 상장이 수여된다. 참가선수 전원에게는 참가 인증서가 주어진다.

대회 종료 이후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인도 악기 시타르와 함께하는 ‘요가클래스’가 열린다. 오후 7~8시에는 ‘멍상음악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자 모집은 오는 22일 오전 9시부터 28일 자정까지 멍때리기 대회 홈페이지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이뤄지며 총 50팀을 모집한다. 1팀당 최대 3명이 함께 참가할 수 있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 잠수교에서 생각을 비우며 잠시나마 코로나19 등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떨쳐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강공원을 다양한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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