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해체하려는 李 vs 비대위 꾸리는 鄭
법원 심문기일 연기…비대위 향후 운명 어떻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비대위를 깨부수려고 하고 있고, 정 위원장은 비대위를 정상 출범시키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격한 언쟁은 수위를 넘고 있다.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두 사람의 격한 언쟁은 법원의 판단이 끝나야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끝나지 않는 언쟁

국민의힘 이 전 대표와 정 비상대책위원장의 격한 언쟁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문장이 명시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동영상 또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이는 정진석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는 소식에 비판을 가한 것이다. 정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자 국민의힘과 정 위원장을 모두 겨냥한 것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에도 충돌을 한 바가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감정적 언쟁은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지난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지금의 자화상을 거울 보고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숨고르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윤핵관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수락산에 올라가서 한번은 당선이 되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는 서울 노원에서 이 전 대표가 당선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 위원장이 “수락산에서 힘드니까 좀 쉬운 팔공산에서 서성인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전 대표가 TK(대구·경북)방문이 잦은 것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최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 시절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은 격한 언쟁을 섞기도 했다.

정 위원장이 이 전 대표를 공격하자 이 전 대표가 다시 맞받아치는 방식으로 두 사람이 언쟁을 벌였다.

이런 이유로 두 사람의 언쟁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언쟁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여론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현재 가처분 신청을 한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피로감이 상당히 쌓여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전 대표로서는 여론의 힘을 등에 업어야 하기 때문에 격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정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당이 하루라도 빨리 안정화돼야 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기 위해서는 피로감을 더욱 증폭시켜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전 대표와 격한 언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전 대표의 발언에서 드러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아마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연기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뭘 생각해도 그 이하”라고 썼다.

법원 판단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재한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직무 집행 정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문 기일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도 13일 국민의힘 요청을 받아들여 정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 기일을 연기했다.

정 위원장 측이 심문기일을 연기해달라고 하는 이유는 우선 비대위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아울러 당내 피로감을 최대한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당내 피로감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하루라도 빨리 당이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이 결국 정진석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처럼 심문 기일을 최대한 늦춰서 비대위를 빨리 출범을 시키고 당내 피로감을 높여서 당의 안정을 위해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여론전

이제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할 것이고, 빠르게 여론을 집중시켜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초조한 쪽은 오히려 이 전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여론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진석 비대위가 정당성이 훼손된 비대위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 대표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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