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윤리위·법원 가처분 심리 예고돼
법원 가처분 인용 시 정진석 비대위는
윤리위 추가 징계,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이준석, 결국 국민의힘과 결별할 것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이번 주는 그야말로 운명의 한 주이다. 윤리위원회의 판단과 법원의 가처분 신청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두 사안 모두 오는 28일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해당 날짜를 빅이벤트 데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이 전 대표에게 28일은 엄청난 변곡점이 되는 날짜이기 때문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이미 친윤계와 이 전 대표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서 이제 결별만이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한 주가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심리 기일이 28일이다. 아울러 윤리위원회에서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를 개시했고, 이날 관련 회의를 열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주에 이 전 대표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우선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을 자신 있어 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경찰이 성상납 의혹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는데 공소시효가 지나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만 무고와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윤리위원회의 6개월 당원권 정지 결정이 정당성을 잃어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진석 비대위의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도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국민의힘의 법원 대응 전략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가처분 사건 담당 재판부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는데 기각됐다. 문제는 요청 사유가 궁색하다는 것이다. 사유가 가처분 신청 대상자가 전주혜 비상대책위원인데 제51민사부 재판장(황정수 판사)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기동창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를 뒤에서 돕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고 비꼬았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쓸데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 비대위원과 판사가 대학동창이라면 오히려 국민의힘에 유리한 재판인데 재판부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이는 해당 판사가 재판을 하게 되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의힘이 하면서 재판부 변경을 요청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 변경 요청 사유가 자신에게 유리하니 변경해달라는 어처구니없는 요청을 한 것이기 때문에 기각이 된 것이다. 즉, 헛발질을 제대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이 재판을 두고 전략 미스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번 인용 재판에서 이 전 대표는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고, 반면 국민의힘은 더욱 불리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런 이유로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정진석 비대위를 출범시켰는데 ‘소급 적용’을 했다는 점에서 법률적 논란도 있다. 소급적용을 하기 위해서는 법률에서도 특별법을 만들 정도로 소급적용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적용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런 특수 조항을 만들어 놓지 않고 당헌 개정만으로 소급적용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서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법원의 재판을 놓고 전략적 부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전략적 부재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 윤리위의 추가 징계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른바 ‘양두구육 발언’에 대한 추가 징계이다. 주호영 비대위에 대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자 정진석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의원총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의결했고, 윤리위는 추가 징계 개시를 했다. 추가 징계 개시를 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만 해도 당원권 6개월 정지보다 더 높은 징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탈당 권고 혹은 징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문제는 경찰이 성상납 의혹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의 정당성이 깨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양두구육의 발언에 대한 징계만 해야 한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을 양두구육으로 비유했다고 해서 ‘탈당권유’ 혹은 ‘제명’ 징계를 내린다면 징계가 과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 전 대표 측은 양두구육은 표현의 자유이고,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된 자유라는 점을 들어 만약 징계를 한다면 민주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에 윤리위는 입장문을 내고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는 데 있어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 역시 일반적인 사회적·정치적 통념”이라면서 추가 징계를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윤리위는 확고하다. 다만 탈당 권고나 제명과 같은 중징계를 내렸을 경우 그에 따른 당내 반발을 어떤 식으로 봉합할 것인 지이다.

그렇다고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리는 것 역시 친윤계로서는 용납을 할 수 없는 징계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도 징계를 내린다고 해도 후폭풍이 상당히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징계를 받을 정도의 사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 대표에게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국민의힘은 어떤 식으로든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윤계는 경찰이 불송치가 됐다고 해서 면죄부가 되는 것 아니라면서 불송치는 말 그래도 의심은 가지만 증거가 없기 때문에 기소를 안 하는 것 뿐이라면서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품위 등을 지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에 따른 징계를 내린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윤리위의 징계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윤리위를 공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윤리위와 이 전 대표 간의 갈등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중립적인 인사들도 설왕설래다. 이 전 대표 측이나 친윤계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 전 대표가 그동안 계속해서 해당행위를 했다면서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저버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추가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이 윤리위의 추가 징계 이후에 어떤 식으로 양상이 변화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nbsp;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한 지붕 두 가족

핵심은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이 한 이불을 덮고 잘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제는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전 대표가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탈당에 대한 여론은 점차 무르익어가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 전 대표의 부정적 여론이 높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71명을 설문한 뒤 16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분이 어떤 방향으로 수습돼야 하는가”를 물은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중 61.1%가 ‘이준석과 결별’을 선택했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13~15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에서도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5%의 비호감도를 기록했다. 반면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의 문자 대화에서 이 전 대표를 ‘내부 총질하는 당 대표’라고 칭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보수 텃밭인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상승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만 18세 이상 2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대구·경북에서 전주 조사 대비 6.2%포인트 상승한 49.6%를 기록했다. 해당 여론조사들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반면 신당 창당에 대한 열풍은 뜨겁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일~19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00명에게 ‘이준석 대표가 재징계를 받아 출당해 신당을 창당하면 지지하겠느냐’고 묻자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35.9%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률은 56.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11.6%, 무선 ARS 88.4%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내부 사정은

이처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지만 일반 국민들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한다면 그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는 여론이 뜨겁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당장 신당 창당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즉, 국민의힘 내부에서 여전히 부정적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탈당을 해서 신당 창당을 한다면 국민의힘 지지층과는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이미 바른정당을 창당한 경험이 있는 이 전 대표로서는 신당 창당을 섣불리 할 수 없다. 이번에 신당 창당을 한다면 국민의힘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바른미래당 정당을 창당했을 때에도 탄핵의 강을 건넜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친이-친박의 갈등은 상당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 갈등은 이번 갈등에 비하면 양상이 다르다. 당시는 계파의 갈등이지만 이번 갈등은 세대의 갈등이면서 젠더의 갈등이고, 지역의 갈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갈라서게 되면 다시 합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 전 대표도 그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갈라서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표로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박해를 받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전세계 종교 지도자들도 박해를 통해 성장을 한 것처럼 자신도 국민의힘에게 박해를 받는 것으로 정치적 자산을 쌓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치적 성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과도한 비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비판은 정도를 벗어난 비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흡사 자신을 축출시켜달라고 요구하는 듯한 모습이다. 즉, 자신은 국민의힘에 끝까지 남아 있으려고 했지만 친윤계가 자신을 쫓아냈다는 뉘앙스를 확실하게 풍겨서 정치적 재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만약 국민의힘에 쫓겨난다면 당분간 정치적 낭인 생활을 하다보면 언젠가 국민의힘이 분열되고, 그 분열된 신당에서 자신을 영입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굳이 자신의 손으로 신당을 창당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초반이기 때문에 원심력이 작동하지 않는데 2024년 총선이 다가오면 올수록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이 전 대표의 몸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즉,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서로 영입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굳이 나서서 신당 창당할 이유가 없다.

만약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그것이 고착화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2024년 총선을 걱정하게 되면서 그에 따라 윤석열 거리두기를 할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국민의힘 분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기반이 확고하게 다지고 난 후에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거리두기를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아울러 그때쯤 되면 후계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그에 따라 국민의힘은 구권력보다 신권력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윤 대통령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가 이런 국민의힘 미래를 본다면 굳이 자신이 신당 창당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누군가 신당 창당을 해주기를 바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문제는 여론이다. 과연 이 전 대표에 대한 동정 여론이 뜨거워질지 아니면 부정 여론이 우세할 것인지 여부다. 이미 앞서 언급한대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신당 돌풍을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결국 누가 어떤 식으로 여론전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움직임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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