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에서 열려
‘석탑’을 길라잡이 삼아 무수한 별무리를 헤이며 온전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

송진석, 感應 Ⅱ, 200X200cm, 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2021
송진석, 感應 Ⅱ, 200X200cm, 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2021

【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 탑(塔)을 소재로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민화작가, 송진석 초대전이 오는 10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에서 열린다. <玄, 별 헤는 塔>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송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2019년 첫 개인전 ‘낮은 곳에서 바라보다’, 2021년 ‘리사이클링-I?’, 그리고 올해 2월 ‘달빛로망스’라는 주제로 전시를 이어왔다. 이번 초대개인전은 이전 전시들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송진석 작가의 작품세계와 철학이 응집된 결과물이다.

송진석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며 캔버스를 마주했다. 그리고 오래전 작가의 집단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탑(塔)’에서 물음의 답을 건져 올렸다. 첫 개인전은 낮은 곳에서 관조하듯 자신의 수행과정을 녹여냈고, 두 번째 개인전은 ‘I?’라는 화두를 던지며 재생과 순환이라는 주제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경계의 출발을 알렸다. 세 번째 초대개인전은 자신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방랑자들에게 자신을 찾아가는 ‘문(問)’이 돼 위안 받고 쉼을 얻는 공간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 공간에는 언제나 ‘탑(塔)’이 존재한다.

작품 속 ‘탑’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만든 축조물이라는 개념보다 ‘현세구복’을 바라는 공덕탑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작품 속에 담겨있다. 또한 ‘탑’을 ‘형상 밖의 형상(象外之象)으로 해체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무의식속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송진석, 틈, 72.7X60.6cm, 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2021
송진석, 틈, 72.7X60.6cm, 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2021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바로 ‘색(色)’이다. <玄, 별 헤는 塔>에서 알 수 있듯이 송 작가는 심오한 내면, 무의식 공간을 표현하는 바탕색으로 ‘玄(검을 현)’을 선택했다. ‘玄’은 ‘흑(黑.black)’과는 다르다. Deep Dark로 설명되는 ‘玄’은 모든 색이 섞여서 검어진 색이며, 우주의 진리를 의미한다. 모든 것이 섞여있는 내면의 바탕색 위에 점과 번짐을 혼용한 조형기법으로 ‘탑’을 세웠다. ‘탑’을 둘러싸고 있는 경계가 모호한 번짐은 시공간을 초월해 자아를 찾으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마침내 찾아낸 자아는 무수히 많은 점들로 형상화됐다.

송 작가는 玄과 같은 내면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의 길라잡이가 되는 석탑, 그리고 그 너머의 찬란한 별무리를 헤이며 온전한 ‘나’를 발견하길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한편 송 작가는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정안 신민화新民畵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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