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전미영·최지혜·이수진·권정윤·이준영·이향은·한다혜·이혜원·추예린 지음│424쪽│152*225mm│미래의창│ 1만9000원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2009년 발간을 시작으로 꾸준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의 14번째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출간됐다. 

이번 신작 <트렌드 코리아 2023>의 키워드는 2023년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토끼의 해를 맞아 ‘RABBIT JUMP’로 정해졌다. 불황이 심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내년을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해로 삼자는 취지가 담겼다.

우리의 삶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거리두기 해제로 한산했던 거리가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의 풍경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외 9명의 저자는 2023년의 소비 트렌드로 ‘평균 실종’과 ‘오피스 빅뱅’을 지목한다. 또 부정적 전망이 압도하는 2023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소비 트렌드 전망에서 무엇이 반복되고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를 구별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평균이 사라진 시대, 보통 사람들의 평균적인 사고, 대다수 소비자들이 찾는 무난한 상품으로는 이제 어디에도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현대판 보릿고개를 넘는 사람들은 점점 지갑을 여는 데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시장은 양극화, N극화, 파편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이 꼽은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키워드로는 ▲평균 실종 ▲오피스 빅뱅 ▲체리슈머 ▲인덱스 관계 ▲뉴디맨드 전략 ▲디깅모멘텀 ▲알파세대가 온다 ▲선제적 대응기술 ▲공간력 ▲네버랜드 신드롬 등이 있다.

첫 번째 키워드인 ‘평균 실종(Redistribution of the Average)’을 통해서는 평균, 기준,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득과 소비의 양극화로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에서 평균을 뛰어넘는 대체 불가한 전략이 있는지에 대해 반문한다.

‘오피스 빅뱅(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에서는 최소한의 일만 하는 ‘조용한 사직’ 현상 등을 지목하며 과거의 직장문화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송두리째 달라지는 일터에서, 조직과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다.

‘체리슈머 (Born Picky, Cherry-sumers)’에서는 구매는 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챙겨가는 소비자를 칭하던 ‘체리피커’ 대신 ‘체리슈머’, 즉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자 개념을 제시한다. 무지출과 조각, 반반, 공동구매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을 진일보한 합리적 소비자들로 정의한다.

‘인덱스 관계 (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에서는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SNS를 통한 목적지향적 만남이 대세가 됐다는 점을 말한다. 소통 스펙트럼이 넓어지며 관계는 여러 인덱스(색인)로 분류되고 정리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친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뉴디맨드 전략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에서는 소비자가 아예 생각지도 못한 제품의 성공 전략에 대해 논한다.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 지금껏 써 왔지만 더 새롭고 매력적인 상품, 결제 방식이 유연한 상품 등 다채로운 뉴디맨드 전략을 소개한다.

‘디깅모멘텀 (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에서는 한 분야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 행복한 ‘과몰입’을 즐기는 사람들, 즉 디깅러의 세상이 오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열정과 돈,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은 과거 오타쿠와 달리 현실도피적이지 않으며 덕후와 팬슈머보다 더 진일보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알파세대가 온다 (Jumbly Alpha Generation)’에서는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진짜 신세대, 즉 알파세대 트렌드에 대해 논한다. 100퍼센트 디지털 원주민인 이들은 단순히 Z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선제적 대응기술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순간에, 요구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배려해주는 기술, 이른바 선제적 대응기술에 대해 말한다. 이른바 ‘선제적 대응기술’이다. 이는 삶의 각종 편의를 넘어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술로 여겨진다는 설명이다.

‘공간력 (Magic of Real Spaces)’에서는 소매의 종말이 언급되는 시기라 할 지라도 매력적인 컨셉과 테마를 갖추고 ‘비일상성’을 제공하는 공간력은 리테일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공간은 온라인의 상대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적인 토대이자 터전이니만큼,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이라도 실제를 이길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네버랜드 신드롬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에서는 어린아이로 영원히 살고 싶어하며 어른 되기를 한껏 늦추는 트렌드에 대해 말한다. 이른바 ‘네버랜드’의 피터팬으로서 젊음을 미화하고 우상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청춘의 열정과 어른의 지혜를 조화롭게 갖출지에 대해 반문한다.  

저자인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연구자이자 컨설턴트, 작가 및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으로서 <트렌드 코리아>시리즈를 2009년부터, 그 영문판인 <Consumer Trend Insights> 시리즈를 2020년부터 매년 출간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마켓컬리 인사이트’, ‘김난도의 트렌드 로드: 뉴욕 임파서블’, ‘트렌드 차이나’, ‘럭셔리 코리아’, ‘디자인의 시대’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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