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크라이나 후원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 공동대표를 만나다

지난 9월 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후원 팝업스토어
굿즈 판매 통한 수익금 ‘대한적십자사’ 전액 기부 실시
러‧우 전쟁 장기화…비극의 일상화 지속 문제의식 발화
컴포트타올 “평화를 바라는 마음…행동으로 이어지길”

컴포트타올 ⓒ 투데이신문
컴포트타올 ⓒ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현정 기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지난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거세게 몰아치던 반전여론도 한 풀 꺾여갔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깊이 아로새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금부터 3월 중순까지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겨울이 시작된다. 이해득실이 없는 관계란 존재하지 않는 게 요즘 세태라지만  공습에 대한 공포와 다가올 겨울을 걱정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간절한 마음으로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컴포트타올’이다.

대학생 3명이 모여 만든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은 제작 굿즈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고 있다. 굿즈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하늘색으로 구성된 수건과 기부 인증 카드로 구성돼 있다. 구매자들은 “작은 기부지만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간간히 전쟁뉴스를 듣기만 했었는데 수건을 구입하는 것만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네요”라며 이들의 시도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점은 기록적인 기부 행렬이 이어졌던 지난 3월과 달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비극이 점차 ‘일상’이 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사업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전쟁이 지속되는 한 관심 역시 지속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철학이자 목표다.

지난 9월 2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컴포트타올’은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유통중이다. <투데이신문>은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의 창업 멤버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대학교 오지영(24)· 이재용(23) 학생을 만나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는 마음을 용기있는 행동으로 바꾼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컴포트타올 제품사진 ⓒ투데이신문
컴포트타올 제품사진 ⓒ투데이신문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오지영(이하 오):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지영입니다. 국민대학교 유라시아과 4학년 재학 중에 있습니다.

이재용(이하 이):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용입니다. 국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에 있습니다.

-굿즈 소개 부탁 드립니다.

 굿즈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하늘색으로 구성된 수건과 기부 인증 카드로 구성돼 있습니다. 기부 인증 카드의 경우 기부를 해주시는 분의 성함과 기부 넘버를 적어서 드리고 있어요.

-굿즈를 통해 마음을 전달한다는 게 매우 신선한 시도인거 같습니다.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하게 됐나요.

 사업 전반적인 시스템은 청년창업과 관련한 김성일 교수님 수업을 듣다가 구상하게 됐습니다. 일반 판매를 통해 수익이 나오면 기부를 할까 했는데 굿즈를 제작한 후 판매수익 그대로 기부하는 쪽으로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그때부터 구체화가 됐습니다. 그 이후로 저희가 유엔 난민기구나 적십자사나 많은 단체에 물어본 결과, 물품 지원보다는 현금 지원이 낫겠다는 판단에 굿즈를 팔고 수익금 기부로 하자라는 의견을 모은거죠.

-많은 상품 중에 타올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최종적으로 수건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 사안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는데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매일 일상용품을 쓰면서 이 사안에 대해 자주 떠올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정했습니다.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 공동대표 오지영씨&nbsp;ⓒ투데이신문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 공동대표 오지영씨 ⓒ투데이신문

-대한적십자사와 협약을 맺으셨는데요.

 저희가 여러 구호 단체들이랑 컨택을 진행했고 또 그 중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공기관이라고 여겨지는 우크라이나 대사관에도 연락을 드려봤어요. 저희가 후원 굿즈를 판매하는 사업체로서 공식 기부 협약이 맺어져 있고 소비자들한테 이 점을 알려드려야 신뢰를 갖고 구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기부 협약을 사업체랑 단독으로 맺기는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구호 단체 중에서 기부 활동 쪽으로 또, 우크라이나에 집중적인 사업을 하는 구호 단체가 대한적십자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담당자와 연결돼 기부 협약을 공식적으로 맺게 됐습니다. 

-현재 성북구에서 주관하고 지원하는 ‘청년 창업 실험 공간’ 공업사에서 팝업스토어가 진행 중인데요.  그 곳에는 어떻게 입점하게 됐는지요.

 성북구청에서 청년창업자들이 개발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서 지원하게 됐고 9월부터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컴포트타올은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는가요.

 온라인에서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단독으로 판매를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공업사를 통해 구매 가능합니다.

-기억에 남는 구매자는 누구인가요.

 한 군인 분의 후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같은 군인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공감이 많이 된 것 같았어요.

-타올은 현재 몇 개나 판매됐나요.

 180개 정도 판매됐고 총 600세트 제작했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저희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지인들 위주로 판매가 많이 됐고 시간이 지나서야 검색어 유입 등을 통해 판매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컴포트타올 패키지와 굿즈 사진&nbsp;ⓒ투데이신문
컴포트타올 패키지와 굿즈 사진 ⓒ투데이신문

-컴포트타올을 디자인할 때 영감을 받았던 대상이 있는지요.

 가장 영감을 받은 대상은 우크라이나 국기입니다. 나머지 패키징이나 쇼핑백 같은 경우에는 친환경 패키징에 중점을 두고 재생 종이로 제작했습니다.

아무리 후원 굿즈라 할지라도 디자인 쪽으로 눈길을 끌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건에 국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종이 상자나 플라스틱 백 말고도 좀 다양한 패키징을 참고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요.

그리고 저희가 택배 포장할 때 친환경 크래프트지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고 완충재도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다른 업체들이 하는 친환경적인 배송과정을 많이 차용해 왔던 것 같아요.

-컴포트타올 제작 후에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회의적인 시선은 당연히 있었죠.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은 왜 저렇게 사업까지 하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진심어린 응원도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걱정들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났잖아요.

당시처럼 기부 행렬이 뜨거웠을 때도 아니고 관심에서 멀어진 시점에 후원 굿즈 사업을 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지 않겠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사람들의 인식을 다시 돌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거든요. 오히려 그런 반응들을 자극제 삼아서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창업 철학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테마 자체는 후원 사업이지만 해당 굿즈를 제작하면서 가장 염두에 뒀던 점은 다른 굿즈와의 차별화였어요. 다른 후원 굿즈들을 사업 시작 전에 리서치 했는데 그 종류가 액세서리류로 한정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액세서리류는 실용성도 떨어지고 일반적인 액세사리류와 후원 굿즈를 동일선상에 놓고 봤을 때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후원 굿즈가 실용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많았습니다.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 공동대표 이재용씨&nbsp;ⓒ투데이신문
사회적기업 컴포트타올 공동대표 이재용씨 ⓒ투데이신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관심도 최근에는 줄어든 것 같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사전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를 조사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생각보다 관심도가 높아서 의외였습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수그러든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두 분의 이러한 활동이 어떠한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의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사업을 시점으로 조금 더 우리나라 국민들이 끝까지 이 사태에 관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쟁이 지속되는 한 관심도 지속돼야 한다는 게 저희의 사명과도 같기 때문에 후원 사업체가 오히려 좀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말고도 또 관심있는 사회 문제가 있는지요.

 산사태나 폭우 등의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지원과 이후를 대비한 구체적인 대응 마련책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요즘 지속가능한 소비가 트렌드로 많이 뜨고 있잖아요. 그래서 상품패키지도 에코-프렌들리에 초점을 맞춰서 제작하는 등 환경 쪽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 준비하는 제품 및 활동이 있는지요.

 이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어떤 제품을 제작하고 출시할 지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이번에 했던 친환경 패키징을 이어서 하게 된다면 그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꿈꾸는 세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후원 사업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와 대학생들이 실무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맞아 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생들이 이런 후원 활동이 필요할 시기마다 같은 방향성을 갖고 생겨나는 사업체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반대로 구호단체나 후원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세요’라고 캠페인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과 협업을 해서 후원 굿즈를 발매하는 등 이로운 방향으로 확장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업사 내부 컴포트타올 전시 ⓒ투데이신문
공업사 내부 컴포트타올 전시 ⓒ투데이신문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기획했던 내용들을 실행에 옮길 때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모두가 기획자인 팀이어서 실질적인 디자이너가 없었기 때문이죠. 이런 제품이나 디자인을 할 때 툴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배우면서 계속 진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처음에는 그 부분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직접 기획도 하고 디자인도 하다 보니 생각했던 부분이나 마음 속에 그렸던 내용들을 바로 옮길 수 있으니까 그것이 장점이더라고요. 그래서 힘들었지만 디자인을 완성하고 제품이 출시됐을 때는 정말 크게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컴포트타올을 제작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은 무엇인가요.

 마케팅적인 부분이 아쉬운 것 같아요. 제품 홍보는 SNS 인플루언서 협찬을 통해서도 많이 이뤄지고 대중들한테 노출이 많이 돼야 하는데 대중들한테 노출이 많이 되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후원이라는 목적을 갖고 사회적기업처럼 운영하고 있어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상태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판매 수익금을 마케팅이나 홍보 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제품이 많이 알려져야 구매가 이뤄지고 후원을 할 수 있는데 널리 알려지려면 마케팅 비용이 준비돼야 한다는 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전쟁을 보겠지만,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그치지 않고 용기있는 행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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