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동맹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
순방 설명...“빈 살만과 분위기 좋았다”
귀국 후 사우디·스페인등과 연이은 회담
지지율은 29%...전 주 대비 1%p 하락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전용기에 MBC 취재진 탑승을 불허한 이유에 대해 ‘악의적 가짜뉴스에 따른 책임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동남아 순방 결과에 대해서는 “무난히 진행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대통령전용기 배제 등의 조치가 선택적 언론관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자유롭게 비판하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MBC에 대한 전용기 배제는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악의적 행태를 보였기에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며 “만약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 판결하면 국민이 ‘사법부는 독립기관이니 거기에 문제 삼으면 안 될 것’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책임도 민주주의를 받드는 기둥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국민 안전과 관련했을 때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 소속 기자가 ‘MBC가 뭐가 악의적이라는 거냐’, ‘뭘 왜곡 했다는 것이냐’며 거듭해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이후 인근에 있던 대통령실 한 참모가 ‘가시는 분 등 뒤에 질문을 하면 어떡하냐’며 후속 질문 태도를 지적하자 기자는 ‘기자가 질문도 못하냐’며 언성이 높아져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1~16일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참석차 진행된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길에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출발 이틀 전 통보했다. 9월 뉴욕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보도 등을 배제 이유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전용기 내에 특정 언론사 기자 두 명을 부른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이 ‘(전용기는) 공적인 공간이었다’고 다시 질문하자 “(다른 질문) 또 없으신가요”라고 말했다.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시진핑 주석과 회담, 무난히 잘 진행 돼”

윤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4박6일간의 동남아 순방과 귀국 이후 이어지는 외교 일정에 대해 “국민 성원 덕분에 연속된 중요 외교 행사를 무난히 진행했다”며 순차적으로 정리, 설명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아세안 회의와 관련, “우리가 준비해온 인-태(인도태평양)전략을 발표했고,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발표했다”며 “이어 한미일 정상회담을 했고, 여기선 북핵과 안보 뿐 아니라 경제안보, 기후·보건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한미일 3국이 함께 한다는 선언으로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 회담도 제가 생각하기엔 무난히 잘 진행됐다”며 “앞으로 (한중) 고위당국자들이 자주 만나고 소통해서 상호 경제 안보 현안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잘 소통하고 협력을 증진하자 했고, 시 주석은 공직자 뿐 아니라 민간까지 자주 보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뤄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을 언급하며 “어제 관저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진행해 인프라, 방산, 원전, 수소 등 20여개가 넘는 MOU를 체결했고 (왕세자가) K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다”며 “포괄적 상호협력과 사우디의 투자 계획 발표가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남동 관저의 첫 손님으로 빈 살만 왕세자를 초청한 것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상대국 정상과 단독 회담한 얘기를 공개하기는 좀 그렇고, 용산 청사와 관저 두 군데를 두고 양쪽 협의가 있어 그에 따라 관저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저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했지만 외빈을 모시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름대로 국가 정상의 개인적 공간을 보여주는 게 별도의 의미가 있기에 어제 굉장히 기분 좋은 분위기서 이뤄졌고, 다음에 정상회담을 또 관저에서 할지는 상대측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네덜란드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오후에는 루터 총리가 방문해 회담하고 ASLM 회장과 우리 삼성,SK CEO와 화담했다”며 “네덜란드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건 반도체로, 양국이 상호 보완적 구조이기에 더 강력히 협력한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18일에도 정상회담을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1950년 양국 수교 이래 스페인 총리로서는 첫 양자 차원의 방한이어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양국은 지난 70여년간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환영인사하며 “양국 모두 과거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민주주의와 함께 경제 발전을 이룩한 국가로서 양국 간 무역투자와 인적·문화교류 등 대단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산체스 총리는 “지난 몇 년간 양자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해졌다. 다양한 고위급 방문이 이뤄졌고, 외교적으로도 양국 국민들 간에도 서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인사하며 이태원 참사에 대해 “스페인 국민들 마음에도 큰 슬픔을 주었다. 희생자 가족들 마음이 회복되길 바란다”며 애도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지율, 전 주 대비 1% 하락...부정평가 항목 중 ‘외교’ 가장 높아

한편, 이날 한국갤럽이 순방기간에 걸쳐 조사해 발표한 윤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은 한 주 만에 다시 2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항목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외교(9%)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갤럽은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긍정평가 29%, 부정평가 61%였다. 나머지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한 주 전 조사 때보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모두 각 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긍정평가는 국민의힘 지지층(69%), 70대 이상(52%) 등에서 높게 나왔다. 부정평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96%), 40대(82%) 등에서 두드러졌다.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 55%, 중도층 20%, 진보층 9%였다.

긍정평가한 응답자들은 이유로 외교(12%), 전반적으로 잘한다(10%), 열심히·최선을 다한다(9%), 국방·안보(9%), 공정·정의·원칙(5%), 주관·소신(5%) 등을 꼽았다.

부정평가자들은 외교(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9%), 경험·자질부족·무능(9%), 경제·민생(8%), 이태원 참사 대처 미흡(8%), 소통(6%), 인사(6%), 독단적(6%), 언론탄압(3%), MBC 전용기 배제(3%), 통합·협치 부족(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무선전화 RDD 무작위 추출(유선 RDD 10% 포함). 응답률 9.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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