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예산 약 5%↓...본회의 통과되면 확정
학교운영비·혁신교육지구·전자칠판 등 감액
민주, 표결 불참...“피해 최소 방안 모색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12일 서울 중구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12일 서울 중구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지난달 15일 ‘TBS 교통방송’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국민의힘 서울시의회가 이번엔 내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지난 7일 회의에서 12조3227억원 규모의 내년도 시교육청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예산안보다 5688억원 줄어든 액수다.

예결위는 앞서 상임위원회(교육위원회)가 감액하기로 의결한 34개 세부 사업과 102개 사업 내역을 모두 수용했다. 감액분은 전액 내부 유보금으로 넘기기로 했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삭감된 사업 세부 내용을 보면, 공공요금과 물가 인상 등에 따라 조정되는 경비인 학교기본운영비 증액분 1829억원이 줄었다. 또 △공영형 유치원 운영지원 △우리가꿈꾸는교실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운영과 △혁신학교 지원 사업 등의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이밖에도 전자칠판 설치 확대를 위한 예산을 비롯해서 생태전환교육, 학생인권증진 등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사업들이 전액 삭감됐다. 생명존중(자살예방교육) 연수, 학교민주시민교육지원, 학생인권증진 관련 사업들도 줄줄이 감액됐다.

시교육청 예산안은 오는 16일 열리는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무차별적인 예산삭감”이라고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으나 다수 의석을 차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삭감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결위원 33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22명이고, 민주당은 11명이다.

시의회 민주당은 “학교기본운영비가 감액돼 당장 일선 학교의 냉·난방비 부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불법촬영 예방 예산과 석면 제거 관련 예산도 줄어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할 권리의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번 삭감에 대해 “진보교육감 죽이기를 위해 미래세대 교육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며 “일선 학교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15일 열린 31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TBS 교통방송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재석 의원 73명 가운데 찬성 72명, 기권 1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1월 1일부터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인 TBS에 대한 시 예산지원은 중단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TBS 교통방송에 대해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TBS에 대한 소신’을 묻자 오 시장은 “(TBS에서는) 특정 정당, 특정 계파를 지지하는 사람이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정치적 중립 위반’ 등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반복적으로 법정제재를 받은 TBS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일컬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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