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기국회 마지막...난항 예상
순방길에 이 장관 ‘어깨 툭툭’ 신망
관저로 불러 만찬까지...‘안 내칠 것’
김광동 “제주 4·3은 공산세력 폭동”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주장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로부터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축구공과 유니폼을 선물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주장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로부터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축구공과 유니폼을 선물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벤투 감독과 손흥민 조규성 등 축구대표팀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던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될 경우 거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그러나 여야 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이 교착상태에 이르러 끝내 합의가 불발된 상태에서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예산정국 대치상황은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국회의장 권한에 따라 본회의에 해임 건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 있어 국회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까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은 전날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보고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소속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해임건의안은 오는 11일까지 표결을 거쳐야 한다.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거쳐야 하고 표결되지 않은 경우 폐기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만약 김진표 국회의장이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어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안건으로 상정, 표결에 부친다면 민주당은 이를 강행 처리할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은 총 169명으로 가결 기준인 재적 의원 과반(151명)을 넘어 단독으로 해임 건의안을 처리할 수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계장관회의 및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계장관회의 및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尹대통령, 해임건의안 거부 가능성 ↑

그러나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된다 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경 자신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 장관 등을 관저로 불러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태원 참사 책임론으로 계속된 야당의 경질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이 장관을 직접 관저로 불러 만찬을 가졌다는 건 ‘이 장관을 내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여당은 물론 야당에게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 장관 책임론에 대해 “(책임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었다.

또 동남아 순방을 떠나기 전 배웅 나온 이 장관 어깨를 다독이듯 툭툭 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었다. 윤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을 땐 이 장관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불거졌을 때도 거부의사를 밝혔었다. 당시 도어스태핑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갖췄고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하고 있다”며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 국민이 분명히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이를 다시 의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해 국민의힘 의원만으로도 저지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될 경우 관련 입장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이) 처리되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 처리되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밝혔다.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장에서 조규성 선수가 김건희 여사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장에서 조규성 선수가 김건희 여사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축구대표팀과 청와대 영빈관서 만찬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전날 예고됐던 대로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축구 국가대표팀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환영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 앞서 대통령 부부는 영빈관 2층 리셉션장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 및 국가대표팀 선수단·코칭스태프 등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손흥민 선수는 착용했던 주장 완장을 대통령에게 직접 채워주며 초청에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완장을 차고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경기를 잘 해낸 것처럼 저도 대통령으로서 국가가 어려운 일에 처할 때마다 책임을 갖고 여러분이 보였던 투혼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또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의 젊음과 열정이 안팎으로 어렵고 힘든 우리 국민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고, 어떤 어려움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그런 점에서 여러분은 월드컵 우승팀”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축구는 세계 인류의 공통 언어인 동시에 노래이자 춤”이라면서 “여러분은 운동선수를 넘어 평화의 전도사고 모든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분들이다. 더욱 확고한 자신감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 선수도 만찬 초청은 물론 전 국민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 이강인 선수는 선수단을 대표해 대통령 부부에게 선수들이 직접 사인한 축구공과 유니폼을 선물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답례로 친필 서명을 담은 대표팀 유니폼을 손흥민 선수에게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유니폼에 ‘Again Korea 카타르 16강 진출 국민과 함께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다.

만찬에는 윤 대통령 내외와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21명의 태극전사, 파울루 벤투 감독 등 코치진, 지원 인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도 함께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에 김광동 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에 김광동 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진실화해위원장에 제주 4·3사건 발언 논란 인물 임명

한편, 윤 대통령은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신임 위원장에 보수 성향의 김광동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대통령실은 9일 오후 “김 위원장은 정치학박사 출신으로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해 온 정치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이며, 2021년 2월부터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으로 재임하면서 각종 과거사에 대한 진실 규명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알렸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은 과거사 진실 규명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여 진실화해위 현안 업무 추진의 연속성은 물론 대한민국이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8년 뉴라이트 계열의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집필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2009년에는 한 국가 안보 세미나에서 제주 4·3사건을 ‘남조선로동당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가 국가폭력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돕는 진실화해위의 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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