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후보 사퇴하는 것 보셨냐”며 불식
친윤계 ‘찍어내기’에도 완주 의지 확고
김기현, “자문 구할 것”...羅에 몸 낮춰
군소후보군 ‘차별화 공약’...당심 호소

안철수·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른바, ‘윤-안 연대’ 발언 등에 대한 대통령실 경고 이후 공개일정을 취소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7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당대표 후보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견제가 심화되고, 나 전 의원과의 ‘수도권 연대’ 추진 계획까지 물거품이 되면서 ‘중도 사퇴’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를 불식시키며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개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예비경선 진출 당대표·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자 대상 비전 발표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우려에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보셨냐”고 답했다.

그동안 잇따른 지지도 조사에서 우위를 점하며 국민의힘 당권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안 후보는 친윤(석열)계의 노골적인 ‘찍어내기’ 공세가 계속될 수 있음에도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비전 발표회에서도 안 후보는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궤멸하고 반드시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며 2021년 4월7일 서울시장 선거와 지난 대선 득표 차(0.7%), 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170) 등의 숫자를 상징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모든 것을 던져 승리하며 정권교체 기반을 만들었고, 윤 대통령과 함께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최근 대통령실과 당 주류가 비판했던 ‘윤안연대’ 표현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발언 시간 대부분을 수도권 승리 전략에 할애했다.

안 후보는 “총선을 거칠수록 의석수가 줄어 지난번 총선에는 121석 수도권 의석 중 17석만 살아남았다”며 “저는 수도권 경쟁력이 확실히 있다. 세 번에 걸쳐 서울, 경기에서 선거를 치러 모두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선 공천을 강조한 안 후보는 “청년 지지율, 중도 지지율, 수도권 지지율에서 제 경쟁자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안철수를 총선 압승의 도구로 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경원과의 ‘연대’ 과시한 김기현, “자문 구하겠다” 자세 낮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 밀리며 양강구도에 균열이 생기는 듯했던 김기현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모 음식점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극적으로 회동하며 반전을 꾀했다.

당초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흔들기 전까지 당심 1위였던 나 전 의원이 김 후보의 ‘삼고초려’ 끝에 이날 만남을 통해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평가되며 전당대회 판이 다시 김 후보 쪽으로 쏠릴지 관심이다.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나 전 의원에 이어 안 후보까지 흔들면서 일각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 표심이 나 전 의원과 ‘연대’한 김 후보에게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안 후보가 상당히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의 이날 오찬 회동은 김 후보의 나 전 의원 자택 방문과 강릉 가족여행 방문에 이은 세 번째로, 캠프·측근들도 모르게 비밀리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의 모습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균열 전당대회가 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다”면서도 “오늘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 당에 대한 애당심, 충심에 대해 충분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도 “20년 세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보수 우파 정당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보수 우파 가치를 더 잘 실현해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 더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나 전 (원내)대표님과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이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이 김 후보 캠프에 직접 합류하지는 않더라도 “많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혀 김 후보와 뜻을 함께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나 전 의원을 향했던 30%대의 당심 중 절반가량은 대통령실과 친윤계와의 갈등 상황에서 김기현 후보 측으로, 나머지는 불출마 선언 이후에 안철수 후보 측으로 각각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김 후보는 전당대회 예비경선 비전 발표회를 통해 “반드시 총선 압승의 염원을 이루어내고 정권 재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내년도 총선은 당연히 당원들이 후보를 뽑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7일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상향식 공천·비례대표 폐지·공천자격고사 등 공약

이날 비전 발표회에서 군소 당 대표 후보들은 본경선 진출을 위한 당내 여론조사를 앞두고 각기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한 목소리로 공천을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했다.

조경태 후보는 정치·국토·국가 개혁을 제시하며 △비례대표 감축·폐지 통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 △국회의원 면책특권·불체포특권 폐지 △정당국고보조금 폐지 등을 약속했다.

윤상현 후보는 “수도권에서 저처럼 처절하게 싸워본 정치인이 어디있나. 수도권 싸움에 능한 최고의 전략가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대약진’을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거론하며 “보수의 가치가 분명한 정통 자유민주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겠다. 앞으로도 당 대표는 100% 당원이 선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는 “당헌 8조를 개정해 대통령의 공천 불개입 조항을 추가하겠다”며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 등을 주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