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 [사진 제공=KT]
KT 구현모 대표 [사진 제공=KT]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KT 구현모 대표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23일 KT는 구 대표가 사퇴 의사를 전함에 따라 이사회도 이 같은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사회는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속행한다는 방침으로, 구 대표를 제외한 총 33명의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구 대표는 앞서 두 차례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연임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때문에 그의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배구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 따라 사퇴를 결심했다고 전해졌으나,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압박과 사법 리스크 등을 거론하고 있다. 

KT 대표이사직은 정권 교체 시기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이는 등 정치권의 입김에 크게 좌우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공모 과정에서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압박과 정부·여당의 반발이 있었다. 또한 구 대표는 국회의원에 대한 쪼개기 후원 등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KT새노조 측은 3번에 걸친 연임 심사 결과 회사에 상처만 남기고 허망하게 마무리됐다고 비판하며 구 대표에 대한 문책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사회가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구 대표의 연임 욕심으로 초래된 경영공백 피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며 “애초 연임보다는 퇴임 후 안전을 담보받기 위한 정치권과의 거래용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있었던 만큼, 퇴임에 관계없이 횡령 건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문책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구 대표가 버티기 끝 사퇴라는 최악의 수를 선택함으로써, 정치권 낙하산 등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 대표 사퇴를 계기로 이사회가 자정의지와 함께 정치권 낙하산에 결연히 맞설 용기를 가져줄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