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치우친 ESG 경영, 전환점 맞아
점점 높아지는 S 활동, 핵심 가치는 ‘소통’
청년들 대부분 ‘S’ 요소 중요성은 알지만
구체적인 이해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
경청과 수용으로 소통 늘려 선순환 이뤄야

지난 4월 6일 투데이신문과 청년플러스포럼은 ‘ESG 관점의 MZ세대 뉴노멀 소통’을 주제로 제3회 청년플러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공존 가능한 세대적 소통과 다양성 수용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러한 논의의 장의 연장선에서 제1기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대학생 기자단 21명이 직접 발로 뛰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기획기사 [청플 Report]를 소개한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권신영 김현지 박예은 이동재 정채영 한지은 기자】 이제 기업의 ESG 경영은 필수가 됐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다. 그런데 ESG 경영은 온통 친환경에만 쏠려 있다. 나머지 사회, 지배구조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하다.

그 중 사회적 가치인 ‘S’ 요소는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소셜 택소노미(Social Taxonomy)’ 초안을 2021년 발간했으며, 미국에서는 코로나19와 흑인 사망사건 이후 DE&I(다양성, 포용성, 형평성의 약자)를 중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SG 중 ‘S’는 사회 전반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권 공급망 권리 보장,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 다양한 제품 체계 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S의 핵심 가치는 바로 ‘소통’이다.

그 무엇보다도 소통이 중요한 시대에 살아가면서도 소통불능, 천방지축 MZ 타이틀을 단 청년 기자단이 ‘S’ 속 소통의 가치에 집중해보려 한다. 그 누구도 명쾌히 기준을 세워주지 않은 ‘S’. 청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로 MZ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보았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소통의 ‘S’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거치면서 소통 불능으로 인한 갈등 문제가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협력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특성상, 소통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ESG 중 ‘S’ 요소와 관련한 가치가 다시 평가돼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고 외환위기를 경험한 기성세대의 핵심가치는 ‘경제’라고 봤다면, 새롭게 등장한 MZ세대는 기후위기나 생태위기, 사회불평등의 문제를 직접 경험하면서 경제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이슈로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세대 간 관점의 차이가 사회 갈등으로 촉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다른 세대의 관점에 무지하면 이해가 불가해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소통과 관련한 ‘S’ 활동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S’와 관련한 평가 지표가 상대적으로 객관적이지 못한 까닭에, ‘S’ 활동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방법도 요원하다. 결국 기업들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주요 대기업의 ESG 컨설팅을 맡고 있는 삼정KPMG 전략컨설팅 그룹 문상원 상무는 “사실 ‘S’ 요소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정성적인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다수 기업들의 ESG 보고서를 확인해 보면 ‘S’와 관련한 활동은 미비한 수준이며, 청년의 눈높이와 관점에 맞춘 활동이라고도 보기 어려웠다. 

MZ가 기업에 바라는 ‘S’ 활동은

이에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제 ESG경영의 ‘S’는 무엇인지, 그리고 소통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20대 남녀 대학생 170명을 대상으로 3월 15일부터 3월 30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업이 하고 있는 ‘S’ 활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 27.6%, ‘조금 모른다’ 34.1%고 답했다. ‘조금 안다’는 27.1%, ‘매우 잘 안다’는 11.2%에 그쳤다. 

응답자 중 58.8%이 기업의 ESG경영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S’ 활동에는 대부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가장 대표적인 ‘S’ 활동으로는 ‘사회공헌’을 꼽았다. 또한, ESG의 ‘S’에 대해서는 ‘Social’, ‘재분배’, ‘소통’, ‘수평관계’, ‘사회적 기여’, ‘상생’ 등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와 관련된 모든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게 기대하는 ‘S’ 활동으로는(복수응답) ‘사회공헌’이 응답률 39.4%로 가장 높았고, ‘사내복지’가 31.2%, ‘고용창출’이 27.6%로 뒤를 이었다.

각 항목을 선택한 구체적인 이유로는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맞추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고객을 위해’ 등 사회적인 측면의 이유들과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경영의 지속성을 위해’ 등 기업 경쟁력을 위한 이유들도 언급됐다.

‘ESG의 ‘S’ 영역에 소통이 포함된다고 생각하냐’고 묻는 질문에는 무려 93.5%가 ‘예’라고 응답했으며 ‘얼마나 소통을 중시하냐’는 질문에도 ‘중요하다’는 응답은 91%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소통과 관련된 기업 활동으로는 ‘워크숍’, ‘회식’, ‘사내 커뮤니케이션’ 등 기업 내 구성원들과 관련된 활동부터 ‘활발한 SNS 운영’,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 등 기업 외부인과 관련된 활동이 골고루 언급됐다. 이처럼 청년들은 기업의 외적, 내적 활동 모두를 소통과 연관지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ESG 성과가 청년세대의 기업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나’라는 질문에는 80.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 ’ESG는 기업의 필수적인 의무인 것 같아서’ 등을 꼽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br>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미래지향적 선순환을 위한 제언

이렇듯 MZ세대는 ESG 경영에 대한 관심도는 높았지만, 그 중 ‘S’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기업의 ‘S’ 활동에 대한 인식 또한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S’ 활동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인지하고 있어, ‘E’ 요소만 중시하고 있는 현재 기업들의 ESG 경영에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설문에 참석한 대학생 A(23)씨는 “사회적 기반이 있어야 E와 G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S의 기반이 약하면 E와 G의 기반도 약해지고, 그 결과로 지속 가능 경영이 힘들어질 것이다”라며 “결과적으로 ESG 경영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S’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B(23)씨는 “앞으로 기업은 MZ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변화하는 등 ‘S’ 활동에 힘을 쓰면 MZ는 기업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건국대학교 송지호 교수는 “봉사나 기부같은 단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사내 교육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S’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기업 내 소통을 위해 기업이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활동이다. 다시 말해, 기업은 근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다양한 노동자를 존중하는 소통 중시의 ‘S’ 활동을 확대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지금의 MZ들이 지향하는 ‘경청’과 ‘수용’의 ‘S’가 자리잡게 된다면, 이 MZ세대가 시간이 흘러 다음 세대를 만나게 되었을 때에도 긍정적인 선순환의 중심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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