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모빌리티 분리 매각으로 인수 부담 낮춰 눈길
몸집 키우기에 요긴해 지주사들 인수 매력 여전해
가격 조건이 관건될 듯...금융비용에도 급물살 가능성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금융시장이 고금리 현상 장기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을 위한 돈줄이 말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롯데카드 매각 추진의 물꼬를 다시 트는 게 완전히 불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카드]
[사진제공=롯데카드]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9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현재 매수자를 계속 물색하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에도 롯데카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 수면 아래 잠복했던 매각 이슈에 다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투자금융(IB)시장에선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다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부각되고 있다.

상황은 이렇다. 매각 액수 부담에 따른 몸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본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것. 지난해 입찰에 호주계 사모펀드(PEF) 맥쿼리가 단독 입찰한 바 있다. 이때만 해도 MBK파트너스에서는 유력 인수후보인 카카오페이를 끌어들이기 위해 물밑 접촉을 한다는 설이 나돌았다. 흥행을 위해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시간을 끌었다는 해석인 셈이다. 

이런 당시 상황은 로카모빌리티를 분리해 파는 대신 모회사 롯데카드와 통매각하는 방법에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지 않았겠냐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로카모빌리티를 떼어내 파는 절차를 매듭지으면서 이런 고민을 털어냈다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매물로 나왔지만 결국 새 주인 찾기를 매듭짓지 못했었다. 당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MBK파트너스 매각가격으로 3조원을 요구하며 협상은 좌초됐다.

가격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인 셈. 이런 가운데 현재 금리 상황 등도 좋지는 않다. 인수금융 이자는 기본적인 대출 이자보다 4~5%p 높게 형성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 시대에 이런 부담을 지면서 고액의 롯데카드에 베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형성되는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가격을 조정한다면 연내 매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조건도 된다.  우선 앞서 도전장을 냈던 하나금융이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근 삼성페이 유료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높다. 경쟁력 강화라는 기본적 요청도 높지만 그만큼 몸집 키우기 등 협상력 강화 및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노력에 대한 필요도 강해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우리카드와의 경쟁 구도에서 역전 카드로 롯데카드 인수를 활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이 만약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한다는 조건으로 양사 당기순이익을 단순합산하면,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 순위는 우리카드를 추월하게 된다. 

마찬가지 논리로 KB금융도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없지 않다. KB국민카드에 롯데카드를 합치게 되면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놓고 삼성카드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볼 수 있는 구도가 가능하다.

롯데카드가 가진 자체 경쟁력도 관심 대상이다.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해 업계를 크게 긴장시키고 있다. 롯데카드는 동기간 순이익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 감소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KB국민카드가 전년보다 31% 감소한 820억원,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46.3% 감소한 460억원대 순이익을 올린 바 있다. 하나카드는 20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기준 63% 감소한 바 있어, 롯데카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MBK파트너스가 타당한 가격을 얼마로 보느냐가 관건이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2조8901억원으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2019년 기준 20% 가깝게 증가했다. 잘 키운 것은 엄연한 사실. 하지만 당시 인수 납입금액이 1조380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기존에 거론되던 3조원 매각 추진에 대한 불만은 남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현재 MBK파트너스의 지분 가치를 2조700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고려할 때 절묘한 할인 황금비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 고비를 넘기기만 하면 연내 매각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매각 추진 측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