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싱 회동 발언에 격앙
“쌍으로 대한민국 공개 비난”
이 대표에 “짝꿍·백댄서 자처”
외교부, 싱 하이밍 대사 초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한국 정부를 비난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향해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싱 대사를 초치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제7차 전국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싱 대사는 전날 공개회동에서 쌍으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전날 싱 대사와 회동한 이 대표를 향해서는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 짝짜꿍하며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싱 대사는 한중간의 관계악화 책임을 우리 대한민국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싱 대사가 준비한 원고를 꺼내 들어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 싱 대사의 무례한 발언을 제지하고 항의하기는커녕, 도리어 교지를 받들 듯 15분 동안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 참모들은 싱 대사의 도를 넘는 오만한 발언을 받아 적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정당인지 중국의 꼭두각시인지 의심케 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송두리째 흔들리는 민주당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고 좁아지는 이 대표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시키고 5000만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권리가 이 대표에게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식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식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 당시 대(對)중국 굴종 외교를 일관했던 모습을 다시 재방송한 것 같아 참으로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는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싱 대사는 전날 주한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하며 “현재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며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한중수교 이후에 양국의 국민들 간에 신뢰와 존중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가 최근에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근 한중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이 됐는데, 최근에 국제 정세나 경제 상황들이 한중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한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이 되면서 경제가 곤란에 봉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 수출기업 그리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호소하고 있다”며 “싱하이밍 대사와 중국 정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싱 대사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 객관적인 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 전략을 시기 적절히 조정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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