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내 불합리 세상에 공개
IT 성과급에 적극적 불만 표출

조국 사태에 불공정 외치는 그들
이기주의로 공동체 무너질 수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MZ세대(밀레니엄+Z세대)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에서도 MZ세대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 MZ세대는 기존 X세대와 Y세대와는 다른 세대라는 의미로 MZ세대라고 부른다. 나이로는 2030세대이다. 그들은 기성세대와는 또 다른 세대이다. 그리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사회적 변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기성세대의 눈에는 그들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체나 정치권의 소위 꼰대라고 불리는 40대 이상의 사람들을 만나면 공통적으로 “2030대가 무섭다”고 말한다. 자신과 관련된 민감한 이슈를 당당하게 말하는 그들이 무섭다는 것이다. MZ세대는 자신에게 닥치거나 닥칠 불이익을 보이면 과감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과거에는 집회나 시위 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면 MZ세대는 SNS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자신의 뜻을 남들에게 이야기한다. 합리적 보상과 공정, 특히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한다. 앞서 1편에서 기성세대는 ‘결과에 대한 평등’을 주요 가치로 내세웠다면 MZ세대는 ‘과정에서의 공정’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라는 무기를 갖고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조직 내 문제점에 대해 세상과 과감하게 소통을 한다. 기성세대 역시 조직 내 문제점을 인지하더라도 세상과의 소통보다는 조직 내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이유는 기성세대의 경우 그 조직은 자신이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조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Z세대는 한 조직에서 평생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약하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조직에 대한 문제점을 과감하게 세상에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 향해 외치는 그들

최근 SNS에서는 군 내부 불합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부실급식, 훈련소에서의 비인간적인 대우, 축구 경기와 관사 내에서의 간부 폭행, 군 병원 오진 의혹 등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군 장병들이 기성세대와 달리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불이익에 대해 참지 못하고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사실 MZ세대가 문제제기한 병영문화는 기성세대도 갖고 있었던 부조리였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내하고 기성세대는 군생활을 영위했다면 MZ세대는 자신에게 당장 닥친 불이익에 대해서 참지 못하고 세상을 향해 표현을 한 것이다. 복종과 강요를 요구하는 군 문화가 변화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성세대는 군 생활에서 부조리가 발생하더라도 ‘나’와 ‘이웃’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 다소 참는 경향이 강했다. 세상에 외치고 싶어도 그 수단이 사실상 없었다. 오프라인에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했지만 군부대의 특수성 때문에 집회와 시위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MZ세대에는 ‘휴대폰’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군 생활 부조리에 대해 세상에 알리고 있다.

이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곳곳에서는 ‘사무직 노조’가 결성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종조합’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설립신고서를 최근 제출했다. 사무직 노조가 출현하게 된 것은 ‘성과급 문제’ 때문이다. 합리적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다. 기존 노조가 ‘생산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생산직은 성과에 대한 가시적인 수치가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사무직’은 성과에 대한 가시적인 수치가 없다. 그러다보니 공정한 성과를 받을 수 없었다. 이에 자신의 능력에 따른 공정한 성과를 받기 위해 사무직 노조가 탄생한 것이다. 이런 사무직 노조는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SK하이닉스는 물론, 금호타이어도 사무직 노조가 설립됐고, 현대중공업과 넥센타이어 사무직도 올해 안에 노조를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IT 기업의 성과급 논란이 불거진 것 역시 MZ세대의 목소리 때문이다.

ⓒ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과정의 공정 외쳐

사회적으로도 MZ세대는 결과에 대한 평등을 추구하기 보다는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외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놓고 MZ세대는 불공정하다고 판단했다.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기성세대는 ‘남북한 평화 구축’을 위해서 필요하다면서 찬성의 뜻을 보였지만 MZ세대 시각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데 아무런 노력도 없이 단일팀이 꾸려졌다는 것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과정에 대한 ‘공정’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성세대와 달리 월급만으로 평생 집을 한 채 살 수 없는 사회적 구조가 됐으며, 아무리 노력을 해도 취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벼락부자를 꿈꾸고 있다. MZ세대 입장에서 기성세대의 ‘결과에 대한 평등’이 자신들의 시각에서는 ‘불공정’으로 비쳐지는 이유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현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경쟁만이라도 공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깔렸다. 배를 젓는 것을 비유한다면 기성세대는 순류를 타기 때문에 노를 젓지 않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결과에 대한 평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A라는 배와 B라는 배가 결승점에 함께 들어오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A라는 배에 모터가 달려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결승점에 함께 들어오느냐 아니냐를 갖고 ‘공정’을 따졌다. 하지만 MZ세대는 역류를 타기 때문에 무조건 노를 열심히 저어야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제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를 ‘열심히’ 저어야 한다. 그런데 A라는 배는 모터를 달고, B라는 배는 모터 없이 노만 젓는다면 B라는 배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경쟁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A라는 배에 모터를 없애거나 B라는 배에 모터를 달아야 ‘공정’한 것으로 판단한다. 즉,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 MZ세대가 바라보는 ‘공정’이 다른 것이다.

조국 사태 때 MZ세대가 분노한 이유는 바로 과정에서의 불공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동일한 출발선에서 동일하게 출발을 해야 하고, 어떤 특혜도 받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과를 정당하게 보상받아야 하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는 동일한 출발선에서 동일하게 출발을 하지 않았고, 특혜를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를 정당하게 보상받지 않았다고 MZ세대는 판단했기 때문에 분노를 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공정’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으며, 시대정신으로 관통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공정’을 화두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 당시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공정’의 화신으로 취급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윤 전 총장이 ‘어떤 공정’을 제시할 것이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핍박받은 이미지만으로 윤 전 총장이 내년 대선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즉, 자신만의 ‘공정’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그 공정이 MZ세대가 말하는 공정인지, 기성세대가 말하는 공정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유권자들의 표심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대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대권 주자들에게는 MZ세대와 기성세대의 공정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권자들이 요구하고 있다. MZ세대는 앞으로 더욱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이고, 그것에 따라 대권 주자들은 어떤 공정을 내세울 것인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뉴시스
ⓒ게티이미지뱅크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로

다만 MZ세대의 공정이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자칫하면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조직을 위해서 개인의 희생은 감내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지만 MZ세대는 ‘나 자신에게 닥치는 불이익’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의사를 피력한다. 이것이 지역사회 공동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관철될 수 있는 MZ세대의 공정이 과연 옳은 공정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사회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성세대의 공정과 MZ세대의 공정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세대 갈등도 불가피하다. 기성세대는 MZ세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MZ세대는 그런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칭한다. 그리고 이런 세대 갈등은 내년 대선에서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