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브록’역의 톰 하디 ⓒ소니 픽쳐스

【투데이신문 김다미 기자】 2018년 마블 최초의 빌런 히어로 ‘베놈’이 공개되고 오는 13일 3년 만에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로 돌아온다. 지난 2018년 개봉한 <베놈>은 강렬한 비주얼과 유머러스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골룸’과 ‘시저’ 역할을 맡았던 모션 캡처 연기 장인 ‘앤디 서키스’가 메가폰을 잡고 ‘톰 하디’가 연기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사형 집행을 앞둔 연쇄 살인마 ‘클리터스’가 형 집행 전 ‘에디’와 만난 후 심비오트 ‘카니지’의 숙주가 돼 ‘베놈’과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전편보다 훨씬 화려해졌다.

우디 해럴슨이 연기한 카니지는 수많은 촉수를 가지고 클리터스와 결합해 몸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사상 최악의 빌런임을 보여준다. 무너지는 감옥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카니지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수많은 촉수를 사용한 감옥 탈출 액션은 1편에서 팬들이 아쉬워했던 심비오트의 잔인함을 잠깐 엿볼 수 있다.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카니지’ ⓒ소니 픽쳐스

전작보다 개연성이 좋아졌지만, 97분의 러닝타임 중 상당 부분 베놈과 에디가 싸우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베놈은 여전히 에디와 티키타카 하며 유머 코드를 보여주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끝을 모르는 그들의 싸움을 보고 있자니 점점 웃음기도 사라지고 <베놈>을 재상영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러닝타임이 짧은 탓에 액션 씬은 그야말로 휘몰아친다. 감옥부터 클리터스의 연인 ‘슈리크(나오미 해리스)’가 갇혀있던 실험실과 교회까지 카니지는 쉬지 않고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클리터스와 슈리크가 감옥을 부수고 나오는 장면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슈리크는 위험한 목소리를 가진 탓에 감옥에 갇혀 살아온 인물로 카니지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목소리로 카니지의 심기를 건드린다. 서로가 존재 이유였던 클리터스와 슈리크의 사이는 카니지와 베놈이 교회에서 맞붙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액션 씬에서 큰 활약을 할 것처럼 보여줬던 슈리크는 이렇다 할 역할도 없이 허무하게 다뤄진다.

교회에서 벌어지는 베놈과 카니지의 싸움은 킬링타임 영화의 미덕을 보여줬다. 웅장했던 교회가 부서지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엄청난 스케일의 블록버스터 액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엉성한 부분이 영화 곳곳에 산재해 있다. ‘베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때쯤 나온 쿠키 영상이 앞으로의 무궁무진한 베놈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마블과 소니 픽쳐스가 협업한 만큼 베놈과 스파이더맨이 만날 날이 기대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