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제 모습 찾은 광화문…황금색으로 물든 현판 공개
도로 아래 묻혀 있던 월대 복원 광화문(光化門) 현판 교체 거쳐 오는 18일까지 ‘궁중문화축전’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일제에 의해 훼손됐던 광화문 월대가 100년 만에 제 모습을 드러냈다. 광화문 현판 또한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16일 정부 발표 등에 따르면 전날 문화재청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광화문 앞 광장에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로써 일제강점기 철거와 훼손의 수난을 거친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가 100여년 만에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찾게 됐다.
월대는 궁궐 정전과 같이 중요 건물에 넓게 설치한 대(臺)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장소로 쓰였다. 궁궐 정문에 난간석을 두르고 기단을 쌓은 경우는 광화문 월대가 유일하다.
지난 1920년대 일제강점기 전차 철로 설치 등으로 훼손된 뒤 그간 도로 아래 묻혀 있었다.
기존에 광화문 옆에 위치했던 해태(해치)상도 복원된 월대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공개된 새 현판은 ‘왕의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뜻으로, 고종 때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 임태영이 한자로 쓴 글씨를 검은색 바탕에 금빛 글자로 새긴 현판이다.
앞서 현판은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됐다가 흥선대원군 때 다시 지어졌다가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훼손됐다.
지난 2010년 광화문을 현재 자리로 옮기며 현판을 새로 만들었지만 복원 석 달 만에 갈라져 부실 복원 논란을 빚었다.
이번 제작 과정에서는 글씨 색을 둔 논란이 있었다. 당초 문화재청은 기존처럼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현판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이 소장한 당시 사진 자료, 경복궁 중건 당시 기록인 ‘영건일기’ 등에서 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였다는 근거가 나오면서 이와 같이 수정됐다.
행사는 지난 2006년 ‘광화문 제 모습 찾기’를 시작으로 그간 추진된 월대와 현판의 복원이 마무리됐음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한편 광화문에서는 오는 18일까지 ‘궁중문화축전’ 기간이 이어진다. 문화재청은 “향후 관람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월대로 인한 교통과 인파 혼잡, 안전사고 방지 등을 위해 서울시 등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조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