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 지연에 새 시스템 도입하는 티몬·위메프... ‘자금 마련’ 급선무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위메프에 이어 ‘티몬’에서 정산금 지급 지연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티몬·위메프가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며 셀러 이탈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 해결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텐그룹 계열사 티몬과 위메프는 오는 8월 중 정산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할 수 있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한다.
티몬과 위메프는 “최근 일시적인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이탈·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산 대금을 안정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기존 정산 시스템이 고객 결제 후 결제 대금이 각 회사에 보관된 후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되는 형식이었다면, 새로운 시스템은 제3의 금융 기관에서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 구매 확정 이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기존 형식 대비 결제 대금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신규 정산 시스템은 8월 중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이후 셀러들에게 관련 이용 방법과 정산 방식 등이 안내될 예정이다.
정산 지연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 아닌 ‘입장 표명
업계에서는 티몬과 위메프가 본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티몬과 위메프 측의 발표문은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개선하겠다는 일종의 입장 표명에 가깝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정산 지연 오류를 바로잡고, 앞으로 정산 지연 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다수 기업들은 확보하고 있는 자금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융통한다. 이커머스 업체 같은 경우, 자금이 필요한 셀러에게 대출을 제공하거나, 투자처를 찾아 자금을 증식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
다만, 최소한의 예비 자금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 통상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몬, 위메프 측이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착오가 있었다던가, 충분한 예비 자금 마련이 어려웠던 상황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 측의 현금 유동성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 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 셀러 이탈을 막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한 발표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티몬이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 4월이 마감 기한인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감사보고서 제출이 미뤄지는 것은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정산 지연이나 누락 등은 시스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지만 문제 파악 이후에도 대금 지연 이슈가 여러번 반복된다는 점에서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