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음주 늘고 식생활 나빠져...“건강행태 개선 정책 필요”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국내 청소년의 흡연·음주·식생활 등 건강행태와 건강습관 형성 관련 주변 환경이 최근 5년 사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5차 통계에 대한 개요를 30일 발표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19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을 건강 패널로 구축, 10년 간 추적조사해 흡연, 음주, 식생활, 신체활동 등의 건강행태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선행요인을 파악하는 조사다. 해당 조사에는 전국의 5051명의 초등학생과 보호자가 참여했다.
패널조사 결과 학년이 높아질수록 직접흡연을 경험한 청소년이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청소년 중 0.35%만이 담배 제품을 사용해 본 적 있다고 응답한 한편, 이들이 지난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는 흡연 경험이 6.83%까지 증가했다.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사이 학생들의 액상형 및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증가 폭이 가장 크게 조사됐다. 유형별로 액상형 전자담배 경험률은 1.49%에서 2.60%로 높아졌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0.60%에서 1.56%로, 일반 담배는 2.32%에서 2.87%로 상승했다.
담배 제품 중복 사용률은 궐련형 및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중복 사용률은 98.5%에 달했으며, 이들 중 63.5%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까지 3종을 사용했다.
또 맛과 향을 좋게 만들어 흡연 진입장벽을 낮추는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가 70%에 가깝게 집계됐다. 담배 제품 사용 시작 시 가향담배 사용 경험은 액상형 전자담배 84.8%, 궐련형 전자담배 71.5%, 일반담배 62.9% 순으로 많았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담배 제품 중복 사용 경험자 중 액상형 전자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작한 학생의 60% 이상이 궐련형 일반담배로 정착한다”며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의 관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청소년 식습관은 주 5일 이상 아침밥을 챙기지 않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2019년에 비교했을 때 17.9%에서 지난해 29.0%로 증가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3회 이상 식사로 패스트푸드를 먹은 청소년은 2019년 20.9%에서 31.1%로 늘었다. 1일 1회 이상 과일 섭취율은 35.4%에서 17.2%로 감소했고, 1일 3회 이상 채소 섭취율 역시 18.0%에서 8.0%로 월등히 줄었다.
질병청은 “고학년으로 진급한 청소년의 흡연 예방 교육, 부모와 함께하는 식사, 체육활동 참여 등의 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반면 미디어 속 흡연과 음주 장면을 시청한 경험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건강 행태 개선을 위한 교육 홍보와 관련 정책 강화를 위한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청은 ‘제5차(2023년) 청소년 건강 패널조사 통계’를 청소년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의 주요 근거자료로 활용하고, 올해 연말까지 개인·가족·친구 등 건강행태 변화와 관련된 사회환경적 선행요인을 추가적으로 분석해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