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에 한은 10월 금리인하 할까...주담대 둔화폭에 초점
금통위까지 주담대 둔화 확인되면 0.25%p 인하 가능 “가계부채 수준 높지만, 연체율 낮아...경기부양 시급”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다. 이는 4년 반만의 통화정책 변화로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까지 추가 0.5%포인트 인하도 예상된다. 이에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 우려를 고려하면 10월 금리인하가 유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4.74~5%를 결정했다. 특히 연준은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전망했으며 2026년까지 금리인하 기조를 지속, 정책금리 2.75~3% 수렴을 예고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고용시장에 방점이 찍혔다. 이날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 하방 압력이 커졌고 예상보다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 더 빠른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며 “0.5%포인트 인하는 선제적 대응이며, 연준은 견고한 고용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연준의 빅컷으로 다음 달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당초 목표치인 2%까지 떨어졌다는 점과 한-미 금리 역전차가 1.5%포인트로 좁혀져 시장에서는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최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중심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가 변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15조3000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예금은행의 주담대는 한 달 새 8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이달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가계대출은 주택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9월부터 시행된 정책 효과 등이 가시화되면서 상승 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주담대 증가세 둔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은 “9월 5대 시중은행 주담대는 첫째 주 9000억원, 둘째 주 1조3000억원으로 증가 속도가 재차 상승했지만 긴 연휴 전 주담대 수요일 가능성과 8월 8조9000억원 증가 대비 월간 주담대 증가세 둔화도 감지된다”면서 “10월 금통위까지 남은 3주 동안 1조원 이하로 줄어들 경우 0.25% 포인트 인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수 부진 타개 등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10월 금리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종대 경영학과 김대종 교수는 “미국이 빅 컷을 단행하는 등 전 세계가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의 경우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들의 연체율이 높지 않고 내수 부진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10월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