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열전⑨] ‘커리어블’, 마음을 사로잡는 스피치로 커리어를 높이다

[인터뷰] 커리어블 대표 강대엽 ‘취준생 정보 제공’ 커리어 과외부터 매력적인 스피치까지 사람 간 소통의 도구 ‘스피치’, 효용성과 발전 가능성 높아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1억5000만원 투자 유치 등 성과↑ “열정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기에 아이디어 검증 과정 필요”

2024-10-15     김효인 기자

세상은 넓고 스타트업은 많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스타트업은 300만개, 매출액은 1000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로는 카카오, 당근마켓, 야놀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스타트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찾아온 경제위기로 스타트업은 혹한기를 맞고 있어 이에 따른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에 발맞춰 투데이신문은 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와 함께 [K-스타트업 열전]을 선보인다. 해당 연재를 통해 용기와 도전으로 중무장한 스타트업의 남다른 비전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스타트업 성장 파트너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커리어블 강대엽 대표 [사진제공=커리어블]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긴 기린 그림이고 네가 그린 기린 그림은 안 긴 기린 그림이다”

아나운서 발음 연습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빠른 말 놀이’ 문장 중 하나다. 맑고 또렷한 음성은 전하고자 하는 정보의 전달력과 신뢰성을 배가시킨다. 이런 면에서 침착한 발성과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아나운서는 스피치 롤모델로 자주 등장한다.

따지고 보면 거창한 취업 면접과 발표가 아니더라도 원활한 말하기와 소통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은 그 자체보다 커뮤니케이션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만큼, 스피치는 곧 자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에 일상 스피치의 가치를 발견하고 ‘원하는 이에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말과 글을 기반으로 한 스피치 코칭과 클럽 개최, 커리어 과외 등 다양한 이들의 니즈를 해결해 주는 ‘커리어블’이다.

커리어블은 2023년부터 시작된 신생 기업이다. ‘온라인 커리어 과외’ 모델을 시작으로, 전현직 아나운서의 1:1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스피치 분야에도 진출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예비창업패키지 선정을 시작으로 엔젤투자자와 나눔엔젤스로부터 1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2023년 D-School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과 ICT기반 청년 창업자 코칭 프로그램 대상, 서울창업센터 관악 기술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우수상, Try Everything 결선 진출 등 여러 성과를 거쳐 청년창업사관학교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취업 정보의 비대칭성 개선이라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해 스피치 분야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한 커리어블 강대엽 대표를 만나 개인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커리어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커리어블 강대엽 대표가 투데이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커리어블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말과 글을 무기로 개인의 커리어를 신장시켜주는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무슨 공부를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언론사 취업준비생들과 현직자를 매칭해 시간과 비용을 아껴주는 온라인 취업 과외 플랫폼, 타인 앞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스피치 코칭, TV나 유튜브에서 보던 유명 연사와 함께 스피치하고 교류할 수 있는 스피치 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현황이 궁금한데.

먼저 커리어 과외에서는 아나운서, 기자, PD 취준생에게 1:1로 선배 아나운서, 기자, PD를 연결해 합격 노하우를 과외한다. 사이트 내에서 음성과 텍스트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발음, 발성 교정은 물론 작문, 논술, 자소서 첨삭 진행이 가능하다. 스피치 코칭의 경우 발표가 잦은 기업 대표자, 혹은 팀장에게 1:1로 아나운서, 스피치 전문가를 연결해 발음, 발성, 전달력을 교정해 준다. 스피치 클럽은 유영만 교수, 김주하 앵커 등 소셜 인플루언서인 유명 전문가 섭외로 3050 직장인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다. 

-대표님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어땠는지.

기본적으로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사랑한다.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입학해 4학년 교생 실습을 나가기 전까지는 사회 교사를 꿈꿨다. 그런데 교생 이후 학교보다는 좀 더 넓은 곳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꿈을 방송기자로 전향하게 됐고 MBN에서 4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언론 업계와 무관하지 않기에 이 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현직 언론인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회사 설립 계기를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

기자 생활 중 아나운서 학원에서 강의 요청이 와 1:1 과외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 것이 창업의 계기다. 하지만 바로 창업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IT회사에서 1년 동안 서비스 기획자로 일해보기로 했다. 에듀테크 기업 설탭에서 PO로 일하면서 개발자, 디자이너와의 업무 방식을 익혀 창업하게 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커리어 과외와 스피치 코칭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스피치의 경우는 교육을 넘어 모임에 대한 수요도 강하다는 것을 알게 돼 스피치 클럽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된 케이스다.

-브랜딩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언론사 입사 및 스피치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멘토들을 물색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때 국내 1위 언론사 입사 대표님께 무작정 연락을 드려봤다. 어떻게 보면 경쟁사지만 노력이 가상해 보였는지 운영 노하우 전수 등 선배기업으로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특히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해 주고 해당 학원의 전문 강사진들을 커리어블에 파견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커리어블]

-회사를 운영하며 겪었던 고충이나 시행착오가 있다면.

초기 창업자에게 가장 힘든 점은 아마도 인사가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초기 팀원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서로 합을 맞춰보는 과정이 있더라도 각자 경험이 다르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 결국 마음 급하게 영입했던 초기 멤버와는 함께 일하지 않게 됐는데, 그것마저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한번 같이 일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이 사람이 없으면 망한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필수 불가결한 인재만 영입해야 한다고 본다. 배가 가려면 무겁지도 않고 출력도 좋아야 하는 것처럼 손익분기점에서 더 멀어지지 않으려면 신중하게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커리어블이 달성한 성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커리어 과외의 경우 누적 1700회 이상의 온라인 과외를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자체 조사 결과 수업만족도 97%, 재수업률 92%의 수치를 내기도 했다. 스피치 코칭의 경우 동국대학교와 나눔엔젤스 등 주요 고객사를 만든 점이 주효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시점에서 재무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고 있는 분야는 스피치 코칭이다. 스피치 클럽은 소셜 인플루언서인 유명 연사들을 섭외해 함께 클럽을 개최하고 있어 앞으로의 성과가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구체적으로 스타트업으로서 제공 받은 투자나 수상, 정책사업이 있는지.

2023년 예비창업패키지 선정을 계기로 사업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당 프로그램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선발된 예비창업자에게는 최대 7000만원(평균 4700만원)의 사업화 자금과 창업 준비 및 실행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해 준다. 같은 해 D-School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대상, ICT기반 청년 창업자 코칭 프로그램 대상, 서울창업센터 관악 기술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우수상, Try Everything 결선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엔젤투자자와 나눔엔젤스로부터는 1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커리어블만의 철학과 사업 경쟁력이 있다면.

커리어블의 미션은 모든 사람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며, 경쟁력은 ‘말과 글’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멘토단 100여 명을 통해 커리어를 도와준다는 점이다. 이미 어떤 영역에서 커리어를 달성한 사람이 뒤따라 오는 사람에게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상생의 영역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히 말해 사람이 말하는 것, 즉 소통하는 행위는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영역이라고 본다. 이는 앞으로도 스피치 사업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이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커리어블]

-해외 진출 등 구체적인 사업 확장 계획이 있는지.

사실 챗GPT 등 AI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결국 아직까지 회사에서 의사 소통하는 행위는 사람이 해야 한다. 우리는 말과 글을 무기로 개인의 성장을 돕는 회사이기 때문에 AI 시대가 다가올수록 각광받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피치 클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당 분야 자체가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후에는 해외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와 함께 운영하는 노하우와 틀을 가지고 있기에 브랜딩 작업을 거쳐 어떤 나라에서든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예비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조언 부탁드린다.

열정만으로는 사업에 대한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에 개인의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통할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이 자세히 담긴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라는 책을 5번 넘게 정독했다. 또한 나보다 열 보 앞서있는 사람도 좋지만, 반 보 앞서있는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좋을 것 같다. 실제 항상 믿고 따를 수 있는 좋은 사업 멘토의 도움도 있었지만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만난 동기들에게도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고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된 이에게는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창업이라고 생각한다. 

Mentor Coaching(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임은정 협회장)

2024년 올해, AI시대 창업에 대한 주제로 두 차례 기고를 한 바 있다. 공통 메시지는 AI시대 속에서 기술이 발달할수록 중요한 가치는 자기다움과 공감, 소통이라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말과 글을 무기로 개인의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기업’이라는 커리어블의 인터뷰 내용이 눈에 띈다.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궁극적인 소통은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대표이기에, 향후 확장성을 어떻게 가지고 갈지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 AI시대의 궁극적인 본질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플랫폼은 사람을 모으고 다시 그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 재방문율을 높이기 까다로운 분야다. 그런 측면에서 재수업률 92%라는 수치 또한 유의미해 보인다. 이런 객관적인 수치가 나오기까지 그 이면에서 얼마나 많은 시행 착오가 있었을지 짐작이 된다. 개인적으로 커리어블의 아이덴티티와 핵심 키워드는 ‘소통’이라고 본다.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 사람을 어떻게 연결해 성장해 나갈지 기대되는 커리어블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