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결혼·출산 의향 증가세…‘저출생 대책’ 효과 보나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저출생 현상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20~30대의 결혼, 출산 의향이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는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지난 3월 인식조사와 동일하게 구성한 뒤 진행됐다. 여기에 지난 6월 19일 공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저출생 대책 추가 보완을 위해 국민의 요구를 살펴보기 위한 질문 등을 추가했다.
그 결과, 결혼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지난 3월 70.9%에서 지난 9월 71.5%로 소폭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만 25~29세 남성의 인식이 7.1%p로 크게 늘었다. 같은 연령대 여성의 경우 1.8%p 하락했다.
미혼 남녀의 결혼 의향은 61%에서 65.4%로 4.4%p 증가했다. 특히 만 30~39세 여성은 지난 3월 대비 결혼 의향이 11.6%p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에 대한 인식도 변화를 보였다.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68.2%로 지난 3월(61.1%) 대비 7.1%p 높아졌다. 지난 조사에서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가장 낮았던 만 25~29세 여성의 경우 34.4%에서 48.1%로 13.7%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가 없는 남녀의 출산 의향도 32.6%에서 37.7%로 불어났다. 다만 자녀가 있는 남녀의 출산 의향은 지난 3월 조사와 비교해 0.8%p 감소했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평균 1.8명이었다.
일·가정 양립 제도를 통한 부모의 육아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파악됐다. 응답자 가운데 31.3%는 자녀 출산 후 13~24개월간 가정 내 돌봄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25~36개월간 가정 내 돌봄을 원한다고 답변한 사람도 29.5%였다. 10명 중 6명은 자녀 출산 후 최소 1년 이상 가정 내에서 육아하기를 바라는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 대책에 대해 국민 64.6%는 들어본 적 있거나 내용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인지도(68%)가 비교적 높았으며, 만 40~49세 여성의 인지도가 71.3%로 가장 높았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응답자들이 꼽은 분야별 중요도는 일·가정 양립 지원(85.7%), 양육 지원(85.6%), 주거 등 결혼·출산 지원(84.1%) 등으로 모든 핵심분야에 대해 높게 나타났다.
주요 과제별 중요도로 국민들은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육아지원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88.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성별로 나눠 살펴보면 남성은 소득 걱정 없이 휴가·휴직 사용(86.2%), 여성은 육아지원 제도 사용여건 조성(90.9%) 과제의 중요도가 가장 높았다.
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민들은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 과제가 강화·확대돼야 한다고 여겼다. 이외에도 ‘소아의료서비스 이용 편의성 제고’, ‘주말·야간 등 긴급 돌봄 서비스 확대’, ‘임산부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저출산위 주형환 부위원장은 “올해 3월 조사 대비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결혼의향이 높아졌다”며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 발표 등 범국가적인 노력들이 국민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자녀출산 의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다행”이라며 “이러한 인식 개선이 지속될 수 있도록 ‘아이를 키우는 일상의 즐거움’ 등을 담은 다양한 홍보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