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CAR-T, 국산화 기대감↑

2025-02-10     강현민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차세대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로 주목받는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 이하 카티) 치료제 개발에 국내 기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카티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한 뒤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 사멸 기능을 강화한 후 다시 몸속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주로 혈액암 치료에서 높은 효과를 보인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카티 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10억8100만달러(약 1조4500억원)에서 연평균 45.7%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6년 약 103억2200만달러(약 13조8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출시된 카티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 BMS의 브레얀지·아베크마, 얀센의 카빅티 등 총 6개로, 모두 혈액암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카티 치료제가 혈액암 치료에 집중되는 이유는 특정 항원을 기반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암의 경우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항원이 존재하지만, 고형암에서는 정상세포에도 유사한 항원이 발현될 가능성이 있어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 이에 따라 현재 카티 치료제는 주로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향후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대가 업계의 숙제로 남아있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큐로셀, 앱클론, 박셀바이오 등 여러 바이오 기업이 카티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큐로셀은 최근 카티 치료제 림카토(안발셀)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제급여평가 신청을 완료했다.

림카토는 혈액암의 일종인 재발성 및 불응성 거대B세포림프종(LBCL) 치료를 목표로 개발된 카티 치료제다. 임상 2상에서 67.1%의 완전관해율을 보이며 국내에서 유일한 카티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40%)보다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완전관해율이란 암이 완전히 소실되는 비율을 뜻한다. 카티 치료제는 기존 항암약과 달리 단회 투여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때문에 완전관해율이 치료제 효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림카토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업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까지 300일 이상 소요되던 절차의 단축을 목표하고 있다. 림카토가 해당 사업에 포함되면서 기존보다 빠른 출시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큐로셀 외에도 여러 기업이 카티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셀렙메드와 협력하여 교모세포종 대상 카티 치료제 CLM-103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앱클론은 HER2 양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스위처블 카티 치료제 AT501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개발 붐으로 카티 치료제의 높은 가격에 대한 환자 부담도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유일의 카티 치료제 킴리아의 1회 투여 비용은 3억 6000만원으로, 요양급여 적용 시 598만원이다. 현재 약제급여평가 절차에 들어간 큐로셀 림카토의 경우 킴리아와 유사하거나 소폭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림카토가 급여 등재되면,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경제적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