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밀 타격하는 ADC, 국내 바이오기업 R&D 경쟁 가속화

2025-02-27     강현민 기자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은 2015년 10억달러에서 2023년 100억달러로 급성장, 2028년에는 2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항체약물 접합체(이하 ADC)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항암제보다 강력한 치료 효과를 자랑하는 ADC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 또한 관련 연구개발(R&D)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인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암세포 사멸 기능을 가진 ‘페이로드(약물)’를 ‘링커’로 연결하여 암세포를 정밀 타격한다. 기존 항암제의 세포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 방식과 달리, ADC는 특정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ADC는 ‘암 잡는 유도탄’으로 불리며, 암 치료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ADC 시장은 2015년 10억달러에서 2023년 100억달러로 급성장, 2028년에는 2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약 150여개의 ADC 파이프라인이 개발 단계에 있어,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ADC 기술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ADC 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차별화된 링커 및 접합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콘쥬올(ConjuALL) 플랫폼 기술은 항체와 약물을 안정적으로 결합해 암세포에 약물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2023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LCB84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약 2조2000억원 규모)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9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도 ADC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ADC 항암신약 'CT-P70'의 글로벌 임상 1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으며, 올해 중반 첫 환자 투여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에만 ADC 신약 3건의 임상시험계획서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완공한 ADC 전용 생산시설을 올해 1분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4층 규모의 해당 시설은 500리터 접합 반응기 2개, 정제라인 1개 등을 갖추고 있어, CDO(위탁개발), 접합 CMO(위탁생산), 품질 분석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해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에이비엘바이오는 시스톤 파마슈티컬스와 공동 개발한 ROR1 ADC(CS5001)의 글로벌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자체 ROR1 항체와 리가켐바이오의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적용해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보이며, 림프종과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