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낭시에 카페] 빚쟁이 한 명이면 끝! 모임통장의 배신

2025-03-12     문영서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의 작은 과자 ‘휘낭시에’는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금괴처럼 생긴 디저트를 즐기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휘낭시에 카페’는 이처럼 경제와 금융을 맛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금융 개념을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일상 속 금융을 이해하는 작은 지식들이 쌓여 언젠가는 금괴 같은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보세요.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모임통장은 친구, 커플, 가족 또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모임회비를 모으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카카오뱅크가 2018년 12월 업계 최초로 모임통장을 선보인 이후로 모임통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도 모임통장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모임통장을 둘러싸고 몇 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모임주가 대출 연체하면 모임통장도 상계처리?

모임통장을 만들 때에는 필수적으로 모임주 역할을 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모임주는 모임주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모임회비의 지급과 해지 등을 관리하며, 모임회비는 모임주의 소유입니다. 때문에 은행은 대출 연체 등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할 경우 채무자 명의 예금을 대출 원리금과 상계할 수 있음을 상품설명서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상계란 채권자가 채무자가 서로 동종의 채권·채무를 가지는 경우에 당사자의 일방적 의사 표시에 의해 그 채권·채무를 대등액에서 소멸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모임주의 대출이자가 연체될 경우 모임통장에 모인 잔액이 이자를 변제하는 데에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모임주에게 압류 등의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모임통장 또한 압류 설정돼 출금이 제한되며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모임통장 서비스 이용도 중지되니 법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된 뒤 모임주가 이용정지 해제를 요청해야 다시 모임통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임통장 공동명의자를 설정할 경우 대출 상계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공동명의가 가능한 은행은 토스뱅크 뿐입니다.

단체통장 악용한 사기 주의

최근 전세사기와 중고 거래 사기에 모임이나 단체 통장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모임통장과 유사하게 동호회, 동창회,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활용되는 계좌로, 홈택스나 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기만 하면 쉽게 개설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신원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아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주인 이름이 ‘이지연’일 경우 ‘이 순간을 즐기는 지혜로운 사람들의 연합’으로 모임명을 만들어 전세금을 가로채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전세계약금을 보내기 전에는 계좌번호가 아닌 통장 사본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