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가구 월평균 생활비 213만원…5.2%는 고립·은둔 상태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19~34세가 세대주인 ‘청년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가 213만원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우울증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생각한 경험의 비율도 2년 전 대비 상승했으며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도 약 2배 높아졌다.
국무조정실은 12일 ‘청년기본법’에 따라 실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국가승인통계로 매 2년마다 작성·공표되고 있으며 2022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실태조사는 국무조정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됐으며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를 기반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이 있는 약 1만5000 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해 8개 분야에 걸쳐 청년의 삶 전반을 살펴봤다.
그 결과, 청년이 가구주인 청년 가구에 살고 있는 청년은 51.3%에 달했으며 부모 등이 가구주인 청년 가구인 경우는 48.7%였다.
혼인상태별로 미혼은 81.0%, 기혼(이혼·별거·사별 포함)은 19.0%였다. 1인 가구 청년은 23.8%로 파악됐다.
청년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213만원이었다. 구체적 소비 항목은 식료품비가 8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교통비(22만원), 오락·문화비(18만원) 순이었다.
청년 개인의 평균 소득은 2625만원, 평균 부채는 1637만원, 평균 재산은 5012만원으로 나타났다.
취업자의 비율은 67.7%였으며 세금 공제 전 월소득은 266만원이다. 취업자 중 전일제(주 36시간 이상)는 80.4%, 시간제는 19.6%였는데, 이 중 복수 일자리를 갖고 있는 비율은 5.5%로 집계됐다. 임금근로자 중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은 비율(정년제 포함)은 76.2%이며 직장에서 평균 근속기간은 35개월이었다.
구직활동과 관련해 미취업자 중 지난 4주 내 구직경험이 있었다는 청년은 14.0%이며, 평균 구직활동 기간은 6.5개월로 조사됐다. 비구직자 중 직장을 원하지 않은 청년의 지난 주 활동상태는 정규교육 기관 통학이 34.8%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쉬었음’이 27.5%였으며, 그 외 취업준비(13.3%), 육아(8.7%), 가사(4.6%) 등의 순이었다.
고졸 이하 청년은 17.4%였다. 대학에 미진학 한 이유로는 ‘빨리 취업해 돈을 벌고 싶어서’가 40.4%로 가장 많았다.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은 54.4%, 독립생활하는 청년은 45.6%였다. 부모와 동거 중인 청년 중 38.0%가 구체적 독립계획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독립생활을 하고 싶어서’가 47.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독립생활하는 청년의 주거 선택 기준은 통학·통근(39.2%), 주거비(29.7%), 내부환경(8.3%) 등이었다.
청년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거정책은 주택구입자금 대출(31.3%), 전세자금 대출(25.0%), 월세 등 주거비 지원(20.7%), 공공임대 공급(14.9%) 순이었다.
건강에 대한 실태조사도 이어졌다. 평소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청년은 61.1%이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실천(주 3회 이상)하는 청년은 33.4%로 산출됐다.
정신건강과 관련해 우울증상 유병률은 8.8%였으며 최근 1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2.9%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각각 2.7%p, 0.5%p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최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청년은 6.3%였다. 청년들은 그 이유로 비용부담(38.6%)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최근 1년 동안 번아웃(소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32.2%를 기록했다. 그 이유는 진로불안이 39.1%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업무과중(18.4%), 일에 대한 회의감(15.6%), 일과 삶의 불균형(11.6%) 순이었다.
거의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5.2%였다. 이들 중 32.8%는 취업이 어려워서고립·은둔 생활을 택했다. 이외에도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중단(9.7%) 등의 이유도 있었다. 2년 전 조사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이 2.8% 수준이었다.
현재의 삶에 대한 평가(0~10점)에 대해 살펴보면 청년 삶의 만족도는 6.7점으로 국민 전체의 평균(6.2점)에 비해 약간 높았다. 다른 항목에서 응답자들은 행복감 6.8점, 자유로운 선택 6.9점, 사회에 대한 신뢰 5.3점 등으로 매겼다.
청년의 갈등 인식은 소득 갈등 75.7%, 세대 갈등 72.1%, 성별 갈등 66.6%, 지역 갈등 62.4% 등이었다.
청년이 바라는 삶의 요소는 원하는 일자리가 95.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좋은 인간관계(94.7%), 높은 소득과 많은 자산(93%), 연애(78.3%), 결혼(74.4%), 사회기여(71.8%), 출산양육(69.0%) 순이었다.
미혼청년 중 향후 결혼계획은 63.1%(남 67.8%, 여 57.5%)가 가지고 있었으며 자녀 출산 의향은 59.3%(남 65.1%, 여 52.8%)가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