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의 아름다운 한국어] 단위말의 어원
2025-08-04 김우영 문학박사
‘표준’이란 말은 국가적 사회적 권위에 빌붙어 제법 웃어른 행세를 하곤 한다. 그 한 예로 표준말, 규격표준, 국가표준, 국제표준 들이다. 이를 벗어나면 무식하거나 표준을 못지키는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보통 땅과 건축 넓이, 무게를 말 할 때 ‘평이나 근, 또는 리’ 대신에 제곱미터나 그램 등 미터법 사용하고 있다.
그램과 미터법은 대한제국 때 미터법을 들여왔으나 아직도 우리는 땅이나 집터와 아파트 등을 말 할 때 ‘몇 평’으로 해야 그 윤곽이 떠 오른다. 평방미터니 제곱미터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물량의 기초 단위인 되나 홉은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나 쌀 등을 표현 할 때 이제는 ‘그램’으로 사용하는 만큼 일상화되었다. 서양에서는 배럴이나 갤런, 피트, 인치 등의 영국과 미국식 단위가 사용된다.
우리 단위말에서 바뀐 ‘표준’에 밀려 잘 사용하지 않는 말 들도 있다. 예전에는 논밭의 넓이를 일컫는 말로 목(結), 동, 짐(負, 卜), 뭇(束), 줌(把), 뛔기, 자(尺) 등이 있었다. 또는 하루갈이와 보름갈이 등 넓이를 나타내던 말이 있었다.
그리고 섬지기(石落只), 마지기(斗落), 되지기(升落)도 있었는데, 이 가운데 ‘마지기’ 와 단보(段步)는 지금도 잘 사용하는 단위이다. 목과 짐, 뭇, 줌 등은 사람의 노동력과 손과 발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서 평이나 보는 가로세로 사람의 세 걸음(여섯자)을 기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