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vs김문수] 외연 확장이냐, 지지층 재결집이냐...승부처는 ‘중도층’

李, 사법 리스크 안고 외연 확장...과반 지지율 유지 金, 극우 논란 속 보수 결집...‘단일화’로 반등 노리나 ‘어대명’이라지만...단일화·중도층·사법리스크 3대 변수

2025-05-20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사진출처=뉴시스/투데이신문 편집]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6·3 조기대선을 열흘여 앞둔 정치권이 한층 뜨거운 대선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기호 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19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09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 응답률 8.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50.2%의 과반 지지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4.5%p 오른 35.6%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양측 모두 자당 지지층 내 결집력은 95%를 웃돌지만 중도층에서는 이 후보가 58.6%, 김 후보는 35.1%로 차이를 나타냈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조기대선 막바지 국면에서 이재명·김문수 두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심층 분석하며 대선 판세를 짚어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사진출처=뉴시스/투데이신문 편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강점 : 행정 능력, 정책 철학의 일관성·진화

단점 : 사법 리스크, ‘개딸’ 등 강성 지지층


이 후보의 강점은 단연 실무 중심의 검증된 행정 능력이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굵직한 성과를 남긴 그는 특히 코로나19 대응, 지역화폐 확대,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서 과감한 결단력을 보였다. 신천지 교단에 대한 강제 역학조사 지시, 경기도 내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등은 이재명 특유의 추진력과 밀어붙이는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또 다른 강점은 정책 철학의 일관성과 진화다. 성남시장 시절 시작된 청년수당은 이후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으로 확장되며 기본 시리즈라는 브랜드를 구축했고, 이를 ‘기본사회’라는 국가 운영 비전으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잘사는 삶을 지향하는 ‘잘사니즘’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자신의 정책 철학이 정체되지 않고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가장 큰 리스크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다.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사건 등 다섯 건의 재판이 존재한다. 재판은 대선 이후로 미뤄졌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일 뿐이다.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헌법 제84조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임기 중 재판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 무효 논란은 물론 국정 운영의 정통성과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

또 다른 위험 요소는 강성 지지층의 존재다. ‘개딸(개혁의딸)’로 대표되는 열성 지지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결집력을 발휘해왔지만, 동시에 중도층과의 괴리를 키우고 외연 확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지층의 결속력이 리더십의 자산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공격성은 오히려 정치적 고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사진출처=뉴시스/투데이신문 편집]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강점 : 노동운동·보수 정치 경험, 풍부한 행정력

단점 : 극우 성향 논란, 대중성과 괴리, 尹 리스크


김 후보의 강점은 독특한 정치 이력에 있다. 1980~1990년대 민주노조 운동의 주역이었으나 이후 보수 정당의 광역단체장으로 변신하며 이념적 전환을 이룬 그는 노동운동과 보수 정치라는 두 경력을 모두 갖춘 보기 드문 인물이다. 이 같은 이력은 노동 문제에 대한 현실적 감각과 정책적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두 차례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첨단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했다. 개발과 복지의 조화를 시도한 점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균형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김 후보는 보수 진영 내 강한 이념적 구심점으로 기능해왔다. 자유시장경제, 반공 이념, 기독교적 세계관 등을 중심으로 한 철학 정치를 강조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일관된 긍정 평가를 통해 전통 보수층과의 결속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김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극우 성향과 대중성과의 괴리다.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거나 “일제 때 국적은 일본”, ‘김구 중국 국적’ 등의 역사관을 보인 전력이 있어 국민 눈높이와의 괴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 유권자 사이에서는 비호감 정서를 키우고 있다.

또 김 후보는 여전히 ‘윤석열 리스크’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법적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김 후보는 탈당 권고에 대해 “도리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고,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당 대선 후보와 비대위원장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서 당내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와 출당·탈당 권고 반대라는 상반된 메시지는 정치적 진정성과 책임감에 의문을 자아내 중도층의 신뢰를 얻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윤석열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시기가 늦어 ‘절연’ 이미지를 제대로 굳히지 못했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사진출처=뉴시스]

중도층 향배와 보수층 결집이 승부 가를 듯... 단일화 여부도 변수로 남아


이 후보가 과반 지지율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조기 대선이라는 특성상 남은 기간 변수들이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보수층 결집에 성공하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더해진다면 막판 판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국민의힘은 내부 혼란을 수습하며 지지층 결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동훈 전 대표의 유세 참여 효과와 함께, 그동안 단일화를 거부해온 이준석 후보의 최근 미묘한 태도 변화가 주목할 만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결국 선거의 향방은 중도층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후보가 중도층 지지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도가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김 후보가 외연 확장에 성공하거나 단일화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접전 구도로 전환될 여지도 남아 있다.

투표일까지 2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보수 재결집·단일화 논의·무당층 표심 등 다양한 변수가 교차하면서 최종 결과는 끝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