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청년이 왔다⑦] “시대정신은 실용주의…청년 문제 실질적 해결 위해 노력”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 (서울 서대문갑) 응원봉을 든 광장의 청년, ‘빛의 혁명’ 이끈 주역 이재명 후보, 기회와 희망 있는 나라 비전 제시해 젠더 갈등, 갈라치기 아닌 문제해결이 정치권 역할 출산 및 일과 가정의 양립에 관한 정책 만들고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청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응원봉과 남태령은 변화의 상징이 됐다. 반대편에서도 청년 보수가 부상하고 있다. 청년은 미래의 주역이 아닌 현재를 이끄는 중심이다. 이 흐름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일시적인 반짝 이벤트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386세대 이후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 오고 있는 미래가 아닌 시작점에 도착한 미래라는 뜻으로 이 기획의 제목을 ‘청년이 왔다’로 삼은 이유다. 수면에 던진 돌이 넓은 원 모양의 파동을 일으키듯 지금의 기록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빛날 것이라 기대한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오는 6월 3일이면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한다. 각 정당은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뒤로하고 치열한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라는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를 구성해 각종 선거 공약을 내놓고 있다. 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본부장 윤호중) 산하에는 청년본부가 구성돼 있으며 모경종 의원, 김동아 의원, 전은수 전 최고위원이 본부장에 임명돼 활동 중이다.
투데이신문은 이들 중 김동아 의원을 만나 이재명 후보의 청년 정책과 민주당 내에서의 청년 정치에 대해 알아봤다. 올해로 38살인 김 의원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인권운동단체와 교류하고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 가입해 소상공인과 중소 자영업자를 위한 활동을 해오다 제도권 정치에 뜻을 갖게 됐다”라며 “앞으로 거창한 비전보다는 제도가 미흡한 점과 국민이 어렵고 불편해하는 점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많은 2030세대 청년들이 나와 광장을 이끌고 있는데 어떤 생각을 했는가.
청년들은 이미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된 상황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자신의 삶과 생활에서 민주주의는 공기 같은 존재였는데 이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경험을 한 것이다. 우리가 평소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처럼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교과서에서 배우고 받아들이고 있다가 근본적인 뿌리가 흔들린 것을 처음 경험했기에 그 놀라움과 두려움이 이들을 거리에 나오게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청년들이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했다. 대부분 힘든 청년 시절을 보내는 가운데, 파편화된 개인의 목소리를 담을 공간이 부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서로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만 청년의 진솔한 목소리를 고루 담기에는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전부터 윤석열정권의 폭정을 비판하며 장외투쟁을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청년들은 기성정치에서 상상하지 못한 응원봉을 들고 나와서 시위 문화를 바꿔내 인상 깊었다. 청년들이 계엄 사태를 계기로 광장이 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위 문화를 만든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청년들이 반년 가까이 광장을 이끄는 핵심으로 많은 사안에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 12월 남태령의 경우 정치권이 청년들에게 참여를 요구한 게 아니라 2030 청년들이 주도해 농민들과 연대했다. 오히려 정치권은 이런 연대에 힘을 보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이번 탄핵 국면에서의 청년들은 ‘빛의 혁명’을 이끈 주역이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가진 집단 지성의 힘이 대단하다는 점을 느꼈다. 또, 이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서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구나라는 반성도 했다.
Q.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어떤 청년 공약을 준비하고 있는가. 가장 대표 공약을 꼽는다면.
청년이 항상 경쟁에 몰려 있는 원인을 보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없고 나눌 수 있는 파이가 과거 세대들보다 작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그래서 청년들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공약으로는 가칭 ‘청년미래적금’(청년내일채움공제 시즌2)을 도입해 자산 형성을 돕고 자발적인 이직 청년에게 생애 1회 구직 급여를 지급해 일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려고 한다. 또, 주거 안정과 결혼 및 출산 과정에서 겪는 본질적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을 준비 중인 상태다.
기성세대는 경제성장 시기에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산을 형성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크지 않는 상황에서 자산 형성의 기회가 기성세대보다 많이 줄어들어 있다. 그래서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려고 한다.
Q. 기존 정책의 확대 정도에서 크게 다른 공약은 없는 것 아닌가.
사실은 그렇다. 지난 수년간 많은 선거가 있었고 비슷비슷한 공약이 나왔다. 이재명 후보와 우리 캠프는 거창한 공약으로 국민과 청년을 현혹하는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공약을 더 확실하게 실현해서 정책의 효능감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관점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공약 내용의 화려함과 꾸밈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그런 허울만 좋은 공약은 실현할 수 있을까. 진실한 내용으로 만들어 공약을 실현하고 더불어서 추가로 청년을 보듬을 수 있는 정책과 국정 운영을 보여주겠다. 그렇게 만들도록 함께 노력할 생각이다.
지금 필요한 시대정신은 실용주의라고 본다. 거창한 정책과 실현 불가능한 비전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겠다. 청년의 자산 형성과 주거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가며 청년의 삶을 꼼꼼하게 챙겨 나가고자 한다. 결국, 그렇게 하나씩 공약을 실현해 가는 것이 청년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Q.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도 반사이익만 거두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는데.
만약 3년 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면 민주정부가 10년 동안 이어지면서 큰 사회적 변화를 이뤄내지 않았을까. 그러나 윤석열이 집권해 사회가 뒤로 후퇴했다고 본다.
이는 이재명 후보 한 사람의 문제도 아니고 민주당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 우선할 점은 제2의 윤석열이 안 나오게 막아야 하고 한편으로는 사회의 여러 사안에서 개혁과 개선을 이뤄야 한다. 실용주의자인 이재명 후보가 충분히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후보의 실용주의적인 면은 경기도지사 시절 수십 년간 상인들이 독점해온 계속을 시민들에게 돌려줬을 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동안 영향력이 커서 접근하지 못한 신천지에도 공정하게 방역 절차를 진행한 경험도 있다. 이런 행정 경험과 실용주의적인 면모를 본다면 사회를 분열시키지 않으면서도 차근차근 개혁해나갈 것이다.
Q. 2030세대에서 쟁점이 되는 사안 중 하나가 젠더에 관한 사안인데 정치권이 갈등을 부추긴 면도 있는 것 아닐까.
이를 정치권 전체가 젠더 갈등을 부추겼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 국민의힘에서 극우적 세력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청년세대를 남녀로 갈라치기를 했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의 새로운 정치에서는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 경청하고 공감해 가면서 해결하고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갈라치기를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 남성으로서 겪는 차별을 다 경청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해결을 위한 비전 제시가 없이 서로 갈라치기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극우세력과 이준석 후보의 노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그런 갈라치기가 성공해 윤석열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유럽 등을 보면 세계적인 추세적인 면도 있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없는 경제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하는 고민이 있다. 본질적으로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동시에 시대에 걸맞은 젠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사회 통합과 화합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에서 여러 목소리를 듣고 있다. 남성 편을 들거나 여성 편을 든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청년 전체의 기회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만들겠다.
Q.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공통된 문제의식 속에 준비 중인 계획이 있는가.
민주당 내부에서 치열하게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청년과 다른 세대를 갈라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은 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활동하고자 하고 있다.
특히 청년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한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때 청년 정치가 더 성공하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청년들이 정책 수혜의 대상으로 가둘 게 아니라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정치를 이끌어가는 비전을 제시할 때 청년 정치가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정치인들이 청년을 대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청년 문제만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청년 정치가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청년 정치를 할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다 두각을 나타내지 않을까 싶다.
Q. 지난 2월에 민주당 내에서 청년미래연석회의가 발족하고 의장으로 활동하게 됐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인가.
장기과제를 추진하려 하는데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청년미래연석회의는 청년의 문제를 민주당 핵심 지도부와 청년이 함께 논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책기구다.
현재 5기인 청년미래연석회의는 주거, 일자리, 노동, 안전, 복지, 교육, 문화예술, 연대참여 등 의제를 갖고 청년 정책을 취합하고 관련해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식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미래연석회의는 단순 정책 취합을 넘어서 민주당정부가 출범하면 행정부의 청년정책 실행에 이러한 정책이 더 반영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Q. 22대 국회 임기 동안 주력할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출산정책과 일과 가정의 양립에 관한 정책을 만들고 싶다. 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있기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실행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 여성 소상공인에 대한 출산 휴가나 육아 지원을 위한 법안도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재생에너지의 공공성 강화에도 노력하려 하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보다 희망을 품고 살려면 주거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본질은 공급이라고 생각하는데 공급이 풍부하다면 전세금도 줄어들고 공공임대 확대도 보다 쉬울 것으로 본다. 5대 권역별 메가시티가 조성되면 권역별 거점 도시를 제대로 만들어 주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