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훈풍에 코스피 3년 5개월만에 3000선 탈환…시총 역대 ‘최고치’
[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섰다.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등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다. 중동 긴장 완화로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5원 가까이 내리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유입됐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마감했다. 장중 3000선을 돌파한 뒤 상승폭을 키우며 강세를 이어갔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2472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지난 3일 대선 이후 연일 연고점을 경신 중이다. 6월 상승률(12.0%)은 G20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5514억원, 기관이 422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5849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6원 내린 1365.6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 1365.0원까지 하락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시가총액 상위주 전반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SK하이닉스(3.25%)와 LG에너지솔루션(3.78%)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0.84%), ▲셀트리온(1.87%), ▲삼성바이오로직스(1.80%)도 상승 흐름을 이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9.02포인트(1.15%) 오른 791.53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67억원, 50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020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상승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총 30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심의·의결됐다. 이 가운데 20조2000억원은 민생 지원 등 세출 확대에 10조3000억원은 세입 보전에 각각 투입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개선과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증시가 단기 박스권을 돌파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와 외국인 수급 개선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수요와 대외 변수에 따라 등락이 이어질 수 있지만, 정책 추진 속도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대규모 추경에 지역화폐, 소비쿠폰 등 정부 정책 기조가 증시에 반영 중”이라며 “잉여 유동성 증가 기대감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반등도 시작된다면 지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3000포인트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지난 17일을 정점으로 18조원에 육박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며 매수 강도 약화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상승세는 실적 기반이 아닌 투자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랠리라는 점에서 코스피는 3000선 저항 부근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