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라던 향동 지산...찾아가 보니
입주율 최대 82%...입주 3년 차 빠른 회복 입주 초 무분별 보도에 인근 상권 몸살 ‘드라이브인형 제조시설’ 제조사, ‘인기’ 전국 거래량·거래금액은 지속적 감소 중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한때 ‘공실 폭탄’의 오명을 썼던 고양시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센터) 향동지구가 입주 3년 차에 접어들며 입주율 최대 85%를 기록하는 등 약진하고 있다.
22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고양시 지산센터 향동지구의 현대테라타워 DMC의 입주율은 동에 따라 최저 60%에서 최대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L메트로시티 향동은 합계 입주율이 82%를 넘어섰다.
‘공실 폭탄’ 우려했지만, 실상은 ‘회복 중’
지난 2023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향동지구는 입주 초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며 지산센터 시장의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22일 찾아간 현장은 이러한 우려와 달리 기업들의 입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반께 현대테라타워DMC 1층 식당 상가는 지산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곳에서 7개월간 한식뷔페를 운영한 A씨는 “이곳에 입점하고 나서 지금까지 손님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매우 붐비는 편”이라고 말했다.
GL메트로시티의 건물관리인 B씨는 “최근 입주하는 기업들이 많아져서 덩달아 관리할 일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GL메트로시티는 ‘오피스’, ‘드라이브인’,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로 용도와 호실을 구분한다. 그간 공실 문제가 주로 제기된 상가의 경우 ‘근린생활시설’로서 이달 초 기준 입주율 55.2%를 보였다.
반면 ‘오피스’와 ‘제조드라이브’는 각각 81.7%와 85.9%를 기록하는 등 높은 입주율을 나타냈다. 합계 입주율은 83.6%로 입주 3년 차에 돌입한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극적 ‘공실’ 보도에 인근 상권 몸살
인근 상인들과 공인중개사들은 1년 전 ‘근린생활시설’인 상가와 다른 호실을 구분하지 않고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낸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에 대해 성토하기도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유튜버들이 상가 공실을 지산센터 공실인 양 촬영하고 자극적인 내용의 보도를 이어갔다”며 “그때의 여파로 아직까지 ‘향동’하면 ‘공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모 유명 부동산 정보 유튜버는 지난 2023년 11월 향동지구를 찾아 1층 상가 공실 현장을 위주로 촬영한 후, 지식산업센터 전체가 공실의 ‘늪’에 빠진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이제 향동은 상암의 배후지로서 방송, 작가, 스튜디오 업종의 업체는 물론, IT업계, 제조업 등 다양한 업체들이 속속들이 입주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공실’센터로 불리는 것이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회복 비결은 ‘드라이브인’
공급 과잉 우려에도 지산센터를 성공으로 이끈 것은 지산센터만의 특징인 ‘드라이브인형 제조시설’이었다.
운송 차량의 지식산업센터 진입 동선을 최적화하고 상하차 이동 거리를 극단적으로 줄인 ‘드라인브인형 제조시설’은 국내 중소규모 제조업체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이번 달 초 기준 GL메트로시티의 드라이브인형 제조시설 입주물량 531호 중 456호(85.9%)가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는 “지금도 드라이브인 매물 관련해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거래량은 감소...“시장 상황 점검 필요”
다만, 전국적인 지식산업센터 시장 전망에 대해선 당분간 시장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에서 발생한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총 552건으로 직전 분기 971건과 비교해 43.2%, 전년 동기 1010건 대비 45.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금액 또한 전분기 3959억원에서 44.8% 축소됐고, 전년 동기 4392억원 대비 50.3% 줄어들며 급락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치로 종전 최저치인 2022년 4분기의 거래량 706건, 거래금액 2873억원을 크게 밑돈다.
1분기 수도권에서 이뤄진 거래는 499건, 거래금액은 2040억원으로 각각 직전 분기 대비 42.1%, 43.6% 감소해 2021년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올해 1분기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자금조달 부담, 누적된 공급 물량,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의 수요 위축 등 복합적인 악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며 “당분간 시장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 부족한 만큼 정책 방향과 수급 변화를 중심으로 보다 신중하게 시장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