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국표 의원 “서울시 맨홀 86%, 여전히 위험…안전확보 절실”

2025-07-07     박효령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홍국표 의원(도봉2, 국민의힘). [사진제공=서울특별시의회]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서울시의 전체 맨홀 대비 설치율이 저조함에 따라 안전 로드맵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특별시의회 홍국표 의원(도봉2, 국민의힘)은 7일 서울시 전체 맨홀 대비 설치율이 13.7%로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이 제시한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시는 2022년과 2023년 추락방지시설 설치 계획을 100%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체 맨홀 28만8000여개 중 5만3000여개(18.4%)만 우선 대상으로 선정한 뒤의 달성률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계획 달성률이 높은 것은 다행이지만 정작 집중호우 시즌이 시작된 올해 7월 현재, 올해 계획 달성률은 41%에 그쳐 시민 안전이 ‘아직도 공사 중’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맨홀 추락사고는 인명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큰 상황이다. 공식 통계(2021년 6건, 2022년 7건, 2023년 4건)에 포함되지 않은 사고까지 합하면 실제 위험은 더 클 것으로 홍 의원은 예상했다. 실제로 2022년 8월 서울 서초구에서 맨홀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폭우로 불어난 물에 잠긴 도로에서 열려있던 맨홀 속으로 남매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참사 이후 2022년 12월 환경부는 하수도 설계기준을 개정해 신설 및 정비 시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해당 조치는 기존에 설치된 수많은 맨홀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안전조치가 전적으로 지자체의 예산과 의지에 맡겨진 ‘재량사항’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4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5만3233개소에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추진했지만 올해 설치 목표인 2만3325개소 중 지난 6월 말 기준 41%만 완료돼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홍 의원은 “계획이 수립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서울시는 우선설치 대상 달성이라는 통계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우선설치 대상을 넘어 전체 맨홀 대비 설치율을 높이는 2단계 계획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 자치구별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지역의 ‘우선설치 대상’ 지정 비율 자체가 낮았다. 맨홀이 1만6399개소로 가장 많은 강남구는 전체 맨홀의 20.2%인 3305개소만 우선 설치 대상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설령 목표를 100% 달성하더라도 1만3000개가 넘는 맨홀은 여전히 안전장치 없이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현재 우선대상 설치율도 68.8%에 그치면서 2022년에는 실제 맨홀 사고까지 일어났다. 2023년 맨홀 사고가 있었던 종로구 역시 전체 맨홀의 30.2%만 우선 대상으로 지정됐는데, 이마저도 설치율은 55.7%에 그쳤다.

특히 중랑구는 우선설치 대상 대비 설치율이 47.8%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 수준을 보였다. 우선설치 대상 지정 비율 자체도 20.1%에 불과했다. 중랑구외에도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9개 자치구는 우선설치 대상 설치율조차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시 평균(74.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 의원은 “서울시가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 계획 달성률이 높은 것처럼 홍보하지만 이는 소수의 ‘우선 설치 대상’에 한정된 ‘통계의 착시’일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즉시 전체 맨홀에 대한 안전 로드맵을 다시 수립하고 특히 평균 이하의 설치율을 보이는 19개 자치구에 대한 특별 점검과 조속한 사업 추진을 통해 실질적인 시민 안전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