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청년] 도전하는 청년 박소연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대륙 향할 것”
흥미→배움→인연으로...새로운 일에 호기심 많아 중국어 첫 걸음에서 글로벌 무대까지...‘근성’이 장점 최애 책은 ‘사막에 숲이 있다’...새로운 울림 주는 책 10년 뒤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성숙한 어른일 것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불확실한 미래에도 확고한 꿈을 가진 이 시대 청년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획연재 코너 ‘이달의 청년’의 스물한 번째 인물, 청년 박소연의 얘기를 들어봤다.
하나를 배워 열에 도전하는 청년이 있다. 설령 첫 배움의 계기가 창대하지 않을지라도, 하나가 열이 되기까지 부단히 노력하고 배우는 과정이 놓여 있더라도, 그저 ‘하면 된다’는 의지가 그를 대륙으로 이끌었다. 청년 박소연은 광활한 타지를 앞두고도 “남들이 아닌, 나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인물이다.
그는 흥미를 배움으로, 배움을 인연으로 치환하는 힘으로 나아간다. 작은 돌과 먼지를 금으로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연금술사처럼 그의 전진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비록 도전이 작은 성취에 그치더라도 그 실험 정신은 더 나은 미래로 발돋움하기 위한 훌륭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가톨릭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과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에 재학 중인 4학년 박소연이다. 올해 만 21세, 졸업을 앞둔 4학년이다.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과 끝까지 해내려는 근성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며, 그 과정이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킨다고 믿는다.
Q.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본다면.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배운 중국어가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 교과 시간에 들은 발음이 재미있게 느껴지면서 처음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이사를 한 그해 겨울, 집 앞에 중국어 학원이 있다는 말을 엄마에게 무심코 흘렸는데 다음 날 바로 함께 학원에 방문하게 됐다.
수업은 HSK(한어수평고시) 자격증 중심의 1:1 수업이었다. 흥미는 금세 사라졌고, 학원을 그만두게 해주지 않는 엄마에 대한 반항심으로 6개월 동안 숙제를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시간이 지나자 기초가 자연스럽게 쌓였고, 결국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 경험이 중국어에 대한 애정을 싹트게 한 시작점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방학마다 혼자 중국어를 공부하며 그 시간을 힐링으로 삼았다. ‘니하오차이나’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교류했고, 국제 정치와 경제에도 관심을 넓혔다. 다른 학교의 수업까지 찾아 들으며 학문적 경험을 쌓은 과정은 전공 선택의 큰 밑거름이 됐다.
중국 시안에서 열린 한중일 서예 대회 참가, 대만 타오위안 홈스테이 교류, 주한중국대사관 에세이 공모전 수상 등도 모두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작은 흥미에서 시작된 배움이 인연으로 이어지고, 그 인연이 다시 배움으로 이어지며 지금의 박소연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Q. 삶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대학교 재학 중 2년간 국제리더십학생협회(AIESEC)에서 활동하며 마케팅 부서와 국내 프로젝트 부서에서 팀리더를 맡았다. ‘UN 협력, 세계 평화와 인간 잠재력의 실현’이라는 비전에 끌려 지원했고 면접 후 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홍보 포스터와 카드뉴스 제작을 담당했다. 처음에는 툴이 낯설었지만 디자인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며 실력이 늘었고 제작 과정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교내 오픈 부스를 운영하며 활동을 알린 경험도 소중한 배움이었다. 이는 복수전공을 선택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 프로젝트 부서에서는 방학마다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멘토링과 컨퍼런스를 기획했다. 특히 송내고등학교와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수차례 거절을 견디며 끝내 성사시켰을 때의 성취감은 잊을 수 없다.
매주 이어진 회의와 프로젝트 준비는 쉽지 않았지만 좋은 동료들과 협업하며 완수한 경험은 값졌다. 돌아보면 값진 경험을 해낸 것 같아 대견하고 동시에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Q.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졸업을 앞두고 가장 큰 고민은 대학원 진학과 취업 중 어떤 길을 선택할지다. 처음에는 대학원에 뜻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중국 절강대학교에서 한 학기를 보내며 생각이 달라졌다. 항저우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있는 환경을 직접 경험하며 단순한 언어 능력뿐 아니라 전문 지식과 깊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절강대학교에서 학기를 마치며 현장학습 우수자로 선정되어 장학금을 받았고, 이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또한 선배들이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나 알리바바(중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Alibaba)에서 인턴십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모습을 보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 어떤 길이든 멈추지 않고 배움을 이어가며 가능성을 넓혀가고자 한다.
Q. 앞으로 이것은 꼭 해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 1순위는.
버킷리스트 1순위는 제주에서 한 달간 요가 수련을 하는 것이다. 발레, 벨리댄스, 필라테스 등 유연성을 요하는 운동을 좋아했지만 그중에서도 요가가 가장 잘 맞았다. 학업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서 몸이 굳었기에 마지막 학기에는 유연성을 회복하고 싶다. 자연 속에서 요가에 몰입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고 싶다.
Q.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지닌 부담이나 고민이 있다면.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기술과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지가 늘 고민이다. 최근 캡스톤 디자인 수업에서 투데이신문과 협업해 제7회 청년플러스포럼 홍보영상을 제작하며 다양한 AI 툴을 활용했다. 그 과정에서 여전히 인간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AI를 단순히 두려워하기보다, 어떤 능력을 키워야 AI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Q. 최근 읽은 책을 소개하자면.
최근에는 자격증 준비로 책을 깊이 읽지 못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책인 ‘사막에 숲이 있다(2006)’를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은 몇 번을 읽어도 새로운 울림을 주며 인간의 의지가 어디까지 이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 인위쩐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리던 사막에서 20년 넘게 나무를 심어 결국 숲을 만들어냈다. 나라의 지원 없이도 끝까지 해낸 그녀의 삶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떠올리게 한다. 나 역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일 때마다 이 책을 떠올리며 용기를 얻는다. 앞으로도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배움과 도전을 우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10년 후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자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33살에는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성숙한 어른이고 싶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새로운 것을 배우며 꾸준히 성장하는 삶을 살 것이다.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재료를 사 와서 레시피를 참고하며 건강하게 조리하고, 운동을 생활화하며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아는 일상도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삶의 중심을 ‘나 자신’에 두고 균형을 지킨다면 원하는 직장과 커리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자신을 발전시키고 사랑할 줄 아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Q. 함께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스스로 진정으로 좋아하고 마음이 끌리는 일을 선택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단순히 학점을 잘 받고 싶어서 ‘꿀강의’라 불리는 수업을 몇 번 들었다. 하지만 흥미가 없다 보니 오히려 집중이 되지 않았고 성적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과제가 많고 시간 투자가 필요한 강의라도 관심 있어 선택한 수업은 공부 자체가 즐거워서 더 깊이 찾아보게 됐고 오래 기억에 남았다.
물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끝까지 해내야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그 또한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다. 긴 호흡으로 걸어가야 하는 길이라면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가길 바란다. 지금은 남들이 하니까, 취업이 잘 된다니까 따라가는 것으로는 부족한 시대다. 오히려 한 가지를 꾸준히 탐구하다 보면 자신만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청년들이 끝까지 자신을 믿고 걸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