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미래에도 아이는 낳고파”…청년 세대 연애·결혼 보고서

연애와 결혼 의향 유무에 따른 청년 8명 심층 인터뷰 비용·기회·취미·미디어…청년 비연애·비혼 이유 복합적 전문가들 “관계 맺기 두려움 반영…시간 부족에서 비롯” 획일적 정책 대신 청년에게 가능성 있는 미래 제시 필요

2025-09-23     김지인·한채연 기자
<투데이신문>이 실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청년 30명의 ‘비연애 이유’ 응답을 기반으로 한 텍스트 시각화. 청년들은 ‘경제적 어려움’ 외에도 연애하지 않는 다양한 이유를 들려줬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지인·한채연 기자】“청년들이 결혼뿐만 아니라 연애조차 하지 않습니다”

미디어는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을 기피한다고 하지만 그 이유를 면밀히 살펴본 사례는 드물다. 대체로 경제불황과 취업난이 청년들의 연애와 결혼 감소를 이끈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며 경제혁신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가 진정 그뿐일까.

저출산 위기를 다룬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연애할 기회비용으로 다른 것을 선택한다면 금전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연애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영상에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청년 연애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청년은 한 명도 없다”는 댓글들이 2000개 이상의 좋아요 수를 받았다. 출산 감소, 결혼 감소에 이어 연애 감소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청년을 모르고 청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만난 청년들은 다양한 비연애 이유를 들려줬다. 청년층의 연애 기피 현상은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사회는 청년들의 비연애와 비혼을 경제와 연관지으며 문제점으로 지적할 뿐 정작 청년들의 목소리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투데이신문>은 연애와 결혼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지닌 청년 남녀 8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변화하는 청년세대의 가치관을 조명했다. 취재 결과 현재 청년세대에게 연애와 결혼은 더 이상 필연적 상관관계나 인생의 필수 과정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경제적 여건, 사회적 환경,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다층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기사는 취재원의 요청에 따라 가명을 사용했으며 출생연도와 성별은 실제 정보를 반영했다.


“(연애와 결혼을 위해 필요한 나와 상대의 조건은) 직업이 1순위다. 얼굴이 못생겨도 직업이 괜찮으면 좋겠다. 직업 괜찮고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기면 바로 결혼하고 싶다. 결혼하면 지금보다 돈을 더 잘 모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 노후 준비 차원에서 결혼하려 것도 있다. 배우자가 있으면 여행, 공부, 취미 등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결혼 정책에 관해) 혼인신고만 하면 주택을 구할 수 있는 정책에 혹한다.”

박선화씨는 연애와 결혼 모두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자산 축적과 노후 준비 차원에서 가능한 빨리 결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런 청년 여성의 결혼 의향에 대해 성인지통계센터 조선미 연구위원은 “청년 여성은 이전 세대보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경제적 성취를 통해 삶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결혼·임신·출산·돌봄과 같은 가족구성을 실천할 때 여성들에게 삶의 기회 실현을 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해 부모로서 일과 가족을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여건들에 대한 기대가 낮다면 청년 여성들이 가족구성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노후준비와 결혼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결혼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차이가 꽤 클 것 같다.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결혼 상대와 함께 계획하고 싶다. (연애와 결혼이) 일생의 과업 또는 단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주변 친구들도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편이다.”

김태호씨는 연애와 결혼을 일생에서 마땅히 달성해야 하는 과업으로 바라봤다. 앞서 청년 여성이 안정감을 위해 연애와 결혼을 선택했다면 해당 청년 남성은 이를 사회적 의무로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 연구위원은 “청년 남성이 가족구성을 중요시하면서도 자녀계획에 따른 부채 부담을 겪는 점을 종합하면 자녀출산 지원금과 같은 경제적 지원과 함께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결혼하게 되면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독립을 하게 되며 주거 비용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혼과 육아에는 훨씬 더 큰 비용과 책임감이 요구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인 여유가 받쳐줘야만 결혼이 가능할 것 같은데 그 기간이 길어질 것 같아 비혼 결정을 했다. ··· (결혼 관련 정책에 대해) 신혼부부의 청약 당첨률이 높다는 점과 아이 출산 지원금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정책들을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비용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었다. 지원 범위를 넓히거나 지원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지우씨는 결혼 생각이 있었으나 최근 결혼에 따른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혼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청년의 비혼 결정이 청년세대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문제가 작용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경상대학교 심리학과 양난미 교수는 “경제적 위기와 같은 총체적인 불안정 상태 속에서 청년에게 연애와 결혼은 일종의 모험이자 도박이다”라며 “청년들이 연애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상황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자존감과 같은 심리적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요즘 청년세대는 SNS 등 보여지는 것으로부터 자존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보니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연애와 결혼을 시작조차 어려워하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엄밀히 말하면 한국에서 결혼이라는 제도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 결혼식이라는 세리머니를 해야하고 가족과 가족의 결합이 잘 돼야만 하는 문화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의 연애 감소는) 경제적인 부분도 크겠지만 사회가 청년에게 원하는 점들이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직장, 주거 등이 번듯해야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인데 사실 이걸 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연애나 결혼 이외의 과업들을 달성하기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가 크다. 기성세대는 당장 인구절벽 이야기가 나오니 이에 급히 대처하고자 청년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멋대로 진단하고 있다. 청년세대의 고민과 포기에는 연애·결혼·취업 이런 전통적인 부분만 있지 않다. ‘n포’가 다가 아니다.”

신용택씨는 한국의 결혼제도와 문화가 전통적인 사고에 머물러있고 사회가 청년세대에게 요구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준이 높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원 한우리 교수는 “청년들의 연애 및 결혼을 저출생 등 사회 문제와 연관지어 이야기하는 것은 현상을 협소화하고 극단화하는 것이다. 논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 세대를 단순히 ‘출산이 가능한 세대’와 같이 어떤 역할을 맡은 세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과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청년세대가 소속감이나 안정감을 느끼고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의향과 관련해 청년 여성이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금은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연애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연애를 하지 않을 뿐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연애할 생각이 있다. 결혼은 30대 중반 전까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중년의 모습을 떠올리면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는데, 우리 부모님을 보면 확실히 가정이 있어야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아이가 결혼하려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서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면) 30대 중반 넘어서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굳이 결혼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결혼은 집안과 집안끼리 관계를 맺는 것인데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그런 부담을 감내할 정도로 결혼이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실제 이정솔씨처럼 자녀의 필요성을 느끼는 청년이 늘었다는 결과도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3월 31일∼4월 10일 전국 만25∼49세 국민 2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에 대한 인식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70.9%가 ‘자녀는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3월 61.1%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이런 청년의 가치관에 대해 논문 ‘20-30대 남녀의 결혼제도 인식과 결혼의향’의 저자 계명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홍성희 명예교수는 “결혼 의향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의식 때문이 아니라 자녀가 있으면 부부관계가 더 행복해지고 노후에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식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 당장은 취미생활에 시간을 쓰고 싶고 여행도 다니고 싶어서 연애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래서 미팅이 들어와도 거절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아예 연애하지 않을 것은 아니라서 언젠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지 않을까 싶다. 결혼은 어렸을 때부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 상대에 대한 기준은 결혼을 계획할 당시 나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상대가 어떤 상태든 상관없다. 내가 더 부담하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면 상대도 어느 정도 경제적 부담을 함께 질 수 있는 사람이면 좋지 않을까. 결혼은 경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라기보다 평생 동반자를 찾는 것이라 본다.”

나민찬씨는 지금 당장 연애할 상황이 아니라고 느낄 뿐 연애를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결혼에 대해서는 상대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언제든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즉 현재적 삶과 자아실현이 더욱 중요하지만 결혼 역시 중요한 개념으로 보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결혼을 경제적·제도적 결합으로 보는 반면, 나민찬씨는 결혼을 정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관계 지향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것보다 모든 시간을 나한테 맞추고 싶다.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같이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으로 충분히 즐겁고 바쁘다. 취미생활하며 지내는 지금이 만족스러워서 연애에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또 요즘 좋지 않은 기사나 이혼 프로그램이 많이 보이지 않나.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결혼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나도 그럴 것 같다는 두려움이 더 크니까, 그럴 바에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유재은씨는 연애와 결혼 인식에 미디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연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관한 기사나 부부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연애와 결혼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톨릭관동대학교 콘텐츠제작전공 임훈 교수는 “미디어가 쏟아내는 연애와 결혼 관련 정보는 때로 왜곡되거나 과장돼 청년들에게 ‘선택의 피로감’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JTBC <이혼숙려캠프>처럼 결혼의 갈등과 해체 과정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결혼을 ‘위험 부담이 큰 제도’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현실적 부담뿐만 아니라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관계 맺는 것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청년 여성이 연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숙명여대 ICT융합연구소 김지은 연구교수는 “청년 여성의 경우 연애를 신체적·심리적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한다”며 “불법촬영·안전이별 등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연애를 하고 싶어도 성인지감수성을 갖춘 상대, 평등한 관계를 추구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게 쉽지 않다보니 연애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연애를 하면서 주체적이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다고 하는 여성들이 꽤 있었다”고 진단했다.


“연애할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자아실현이나 취미생활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또 연애나 결혼에 관한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다 보니 그런 걸 보면 하고 싶다가도 꺼리게 되더라.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아무래도 연애하면 데이트 비용이라든지 돈이 드니까. 가난을 대물림 하고 싶지 않아서 아이 생각도 없다. 기성세대와 달리 지금 청년세대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경제적 계층 이동이 쉽지 않다보니 지금 상황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낳는다고 생각하면 많이 막막하다. 그리고 기후위기가 심각한데 내가 낳은 아이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살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데이팅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

서민채씨는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의 사회불안 인식과 사회보장의 과제’ 자료에 따르면 청년의 사회적 불안이 다른 세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느끼는 사회불안 인식 요인 중 가장 높은 것은 ‘경쟁’·‘불평등’ 불안이었고 ‘공정성 불안’·‘정부 신뢰 불안’·‘안전 불안’이 그 뒤를 이었다. 이렇듯 청년들은 서민채씨와 같이 높은 사회적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에 ‘연애의 첫 단추’ 교양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원 한우리 교수는 “지금 청년들은 내 앞가림을 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생각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 청년들의 연애는 SNS 보여주기식·소비활동에 집중돼 있다. 연애하면 호텔뷔페도 가야 하고, 오마카세도 먹어야 할 것 같으니 더 주눅 들게 된다”며 “OTT와 덕질 등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도 활성화돼 있다 보니 밖에 나가 관계를 맺고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데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청년 8명의 심층 인터뷰 결과 비용 부담, 기회 부족, 취미생활 및 자아실현, 미디어의 영향이 이들의 연애와 결혼 의향 유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와 결혼 모두 하고 싶다고 답한 청년은 연애와 결혼을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 ‘생의 단계’라고 인식한 데 반해 연애와 결혼 모두 하고 싶지 않다고 답한 유형은 ‘필요하지 않다면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지금 사회에서 불가능한 것’으로 바라봤다.

연애는 하고 싶지만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답한 유형의 경우 ‘결혼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거나 ‘결혼 제도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반대로 연애는 하고 싶지 않지만 결혼은 하고 싶은 유형은 자신의 비연애 상태를 ‘일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며 확고한 결혼 계획과 의지를 보여줬다.

청년들의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개인의 가치관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청년들이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게 연애와 결혼에 있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는 시간과도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의 답변을 종합해봤을 때 청년들에게 관계맺기가 부담이 된 데에는 지금의 사회가 비단 연애할 시간뿐만 아니라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 미래를 충분히 고민할 시간 등 ‘시간’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시간은 관계를 맺을 물리적·심리적 여유를 뜻한다.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김승길 대표는 연애와 결혼을 바라보는 청년 세대의 정서에 대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잘 상상되지 않는 부담”이라며 “현 청년 세대가 겪는 불안은 얼마나 오래 경제 활동이 가능하며 얼마가 있어야 살아갈 집을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처럼 생존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위 ‘정상집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청년 스스로를 패배자로 낙인 찍고 관계 맺음을 차단하게 되는 것”이라며 “사회는 이러한 청년들에게 가능성 있는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