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특검, 박진·이종섭·김계환·이노공 줄줄이 소환…尹 겨누나
순직해병 사건 은폐 및 이 전 장관 도피 의혹 조사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조사하는 특검이 윤석열정부 시기 고위 당국자들을 줄줄이 소환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도 점차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초점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이명현 특별검사팀(이하 순직해병 특검팀)이 23일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들을 불러 순직해병 사건 은폐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는 이 전 국방부 장관이 첫 번째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으며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 전 국방부 장관이 순직해병 사건 수사에 격노한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나서 김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 등을 지시하고 사건 수사결과를 수정하려는 등 외압을 가했다고 보고 있다. 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순직해병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도적으로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국외로 도피시킨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순직해병 특검팀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23일부터 순직해병 수사 외압 관련 직권남용 등의 사건에 대한 피의자로 이 전 국방부 장관, 김 전 해병대 사령관을 조사하고 호주 대사 임명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외교부 장관, 이 전 법무부 차관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특검팀은 이 전 장관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이 먼저 대사나 특사를 제안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점차 윤 전 대통령으로 수사망이 점차 좁혀지는 분위기다.
박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월 장관직에서 물러났지만 특검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돼 피의자 신분이었던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에 내정된 시기를 2023년 12월 즈음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다음날인 오는 24일에는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된 지난해 3월 당시 외교부장관이었던 조태열 전 장관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첫 피의자 조사를 받는 이 전 차관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이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인사 검증을 하던 시기에 법무부 차관이었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 대한 호주 대사 적격 결정에 이 전 차관이 연루됐는지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