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실 참모진 재산 첫공개…윤석열 때보다 평균재산 줄었다

2025-09-26     성기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고위급 인사들의 재산이 공개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을 정기적으로 매년 3월 말에 공개한다. 이는 1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된 재산등록사항을 심사한 뒤 관보를 통해 공표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취임, 승진, 퇴임 등 신분 변동이 있어 변동일 기준으로 2개월 이내에 추가 공개를 한 것이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는 3월의 정기 공개와 변동 시 수시 공개가 병행되는 구조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번에 공개한 내역은 6월 2일부터 7월 1일 사이 임명된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대통령실에서는 31명이 포함됐다. 이는 비서관급 이상 전체 참모진(55명)의 약 5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임명된 고위급 인사 가운데 김상호 대통령실 보도지원비서관의 재산이 60억 7천837만 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비서관은 이번 공개 대상 전체 공직자 중에서도 재산이 가장 많았다.

김 비서관은 강남구 대치동 다세대주택 6채(총 가액 40억원)와 35억원 상당의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으로 소유했다. 김 비서관의 현금 재산은 5천200만원이었다. 배우자 및 장·차남, 장녀가 보유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은 1억6천300만원이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 콘도 회원권(1천만원), 배우자 소유의 마이다스이천골프클럽 회원권(2천100만원) 등도 등록했다. 대치동 다세대 주택 6채에 대한 건물 임대채무로 본인(9억2천200만원) 및 배우자(8억9천400만원) 명의로 총 18억1천600만원을 신고하는 등 채무액은 22억9천600만원이었다.

김상호 비서관 다음으로 재산이 많은 공직자는 문진영 사회수석(55억3천100만원)이었다. 이태형 민정비서관(55억3천만원), 최성아 해외언론비서관(47억7천800만원), 봉욱 민정수석(43억6천2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문진영 사회수석은 강남구 역삼동 주상복합건물(1억200만원),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18억8천만원) 등 건물 재산이 약 48억원이었다. 예금은 8억2천300만원, 증권은 1억9천400만원을 보유했고 현금은 100만원을 신고했다.

이태형 민정비서관은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23억5천200만원)를 배우자와 공동 소유했으며, 장·차남 공동 명의의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22억9천만원) 등도 신고했다. 장·차남은 해당 아파트를 보증금 11억8천만원에 전세를 준 상태다. 이 비서관의 장남은 예금 3억9천100만원, 차남은 예금 3억8천100만원과 3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했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대통령실 참모들이 이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황인권 대통령 경호처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최희덕 국가안보실 외교정책비서관,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김용범 정책실장(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뉴시스

봉욱 민정수석은 서초구 반포동 다세대주택(8억3천만원)과 성동구 옥수하이츠 아파트 일부(7억원) 등 총 43억6천200만원을 신고했다.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본인 2만4천610주, 배우자 4만9천100주, 장녀 2천409주를 보유 중이다.

장관급인 김용범 정책실장은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 아파트(15억6천700만원)를 포함해 42억2천4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김 실장은 기획재정부 제1차관일 시절인 지난 2021년 3월 공개된 재산(22억3천900만원)과 비교하면 2배로 늘어났다. 특히 이 기간 본인 명의 예금재산이 1억700만원에서 10억4천900만원으로 9억원가량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권혁기 의전비서관은 재산 16억700만원을 보유한 서초동 롯데캐슬클래식아파트(26억5천만원)를 부부 공동 명의로 새로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권 비서관은 주택 매입을 위한 본인 명의 사인 간 채무 2억원, 배우자 명의의 금융채무 12억7천100만원을 함께 신고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배우자와 공동 보유한 강남구 개포동 근린생활시설(20억8천만원) 등 총 21억원을 신고했다. 이정도 관리비서관도 부부 공동 소유의 서초구 우면동 서초호반서밋 아파트(14억1천800만원) 등 27억3천500만원을 신고했다.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은 부부 공동 명의 세종시 아파트(7억8천900만원) 외에 배우자 명의의 대치동 다가구주택 일부(4억7천200만원), 도곡동 역삼럭키아파트 일부(1억9천100만원) 등을 보유했다.

이번에 공개된 대통령실 고위공직자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김현지 총무비서관도 포함됐다. 김 비서관은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놓고도 여야 간 줄다리기가 팽팽한 상태로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 김 비서관은 11억8천3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구체적으로 김 비서관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더샵 판교포레스트아파트(7억5천만원 상당)를 배우자와 공동 보유했다. 김 비서관은 대장동 아파트를 주택 청약을 통해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김 비서관은 배우자 명의의 성남시 분당구 사무실(3억1천만원 상당)과 모친이 거주하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아파트(1억4천만원 상당)도 등록했다.

김 비서관의 채무는 총 9억8천900만원이었다. 이 중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대장동 아파트 임대 채무가 6억3천만원, 배우자 명의의 금융 채무 가 2억3천만원 등이었다. 또한 김 비서관은 배우자가 세무법인 ‘택스탑’에 지분 비율 20%로 4천만원을 출자했다고도 신고했다.

대통령실 참모 중 재산이 가장 적은 참모는 2억9천200만원을 신고한 전성환 경청통합수석이었다. 아산YMCA 사무총장 출신인 전 수석은 오랜 기간 시민운동에 몸담아온 인사다. 김남준 부속실장(4억1천300만원), 김용채 인사비서관(5억2천만원),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7억3천100만원),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7억5천100만원) 등도 재산 하위 5인에 포함됐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 참모 31명의 평균 재산은 약 22억2,84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 첫 참모 평균 재산인 34억3,000만 원보다 12억 원가량 낮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 평균(20억 원)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의 참모진은 직전 윤석열 정부에 비해 평균 재산이 낮아졌고 이는 참모진 구성 성격이 변화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번에 공개된 대통령실 참모들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보면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보유한 참모가 31명 중 11명으로 약 35%에 달한다. 윤석열 정부 첫 재산공개에서는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기준 41명 중 12명(29%)이 강남 3구에 집을 보유했다. 

한편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3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국회의원 재산 공개 때 이미 재산 정보가 공고된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강유정 대변인은 이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