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내 공장 없는 의약품에 100% 관세”…제약업계 촉각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미국 내 제조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10월 1일부터 미국 내 제약 공장을 건설 중인 기업을 제외한 모든 브랜드·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알렸다. 이어 “여기서 ‘건설 중’은 착공 또는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며 “공사가 시작됐다면 해당 제품에는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정책 시행 여부와 세부 지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4600억원에 인수해 2027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현재 미국 내 2년치 재고를 확보해 단기적 리스크는 없고, 이후부터는 현지 생산 물량으로 공급이 가능해 관세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미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툴리눔톡신을 수출하는 대웅제약도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정책 세부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와 관련해 현지 FDA 승인 공장 및 재고 확보 전략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되, 그룹 차원의 인프라를 고려할 때 부담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실제로 집행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재고와 기존 생산 시설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 기지를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